제3편 대승경전
제10장 열반의 기쁨
- 네 가지에 의지하라
카사파가 부처님께 말했다.
“부처님, 옳은 말씀입니다. 부처님 말씀이 진실하여 헛됨이 없으니 제기 금강석처럼 굳게 지키겠습니다. 언젠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비구들은 네 가지 법에 의지해야 합니다. 즉, 법에 의지하고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며,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말며, 지혜에 의지하고 지식에 의지하지 말며, 요의경에 의지하고 불요의경에 의지하지 말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다, 카사파. 법에 의지한다는 것은 곧 여래의 열반에 의지함이다. 모든 여래의 가르침이 곧 법의 성품이며, 법의 성품이 곧 여래다.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존재하며 변하지 않는 것인데, 여래를 무상하다고 말한다면 그는 법의 성품을 알지 못하고 보지도 못한 것이다. 법의 성품을 알지 못한 사람에게는 의지하지 말아라. 아라한과 같은 이는 세상에 나와 법을 지키는 사람이니 그런 줄 알고 의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여래의 은밀하고 깊은 법을 잘 알아 여래가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줄을 알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파계한 몸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여래는 무상하고 변한다고 말하면 그런 사람에는 의지하지 마라.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마라. 뜻은 깨달음이고 깨달았다는 뜻은 만족함이다. 만족하다는 뜻은 여래의 영원함이고, 교법이 영원하다는 것은 승가가 영원하다는 뜻이다. 이것이 뜻에 의지함이다. 말에 의지하지 마라는 것은, 꾸며내는 언론과 번지르르한 문장에 팔리지 말라는 뜻이며, 교활하고 아첨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하는 말에 의지하지 말라는 뜻이다. 지혜에 의지하고 지식에 의지하지 마라. 지혜란 곧 여래다. 여래의 공덕을 잘 알지 못하는 성문들의 분별은 지식이니 거기에는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여래가 곧 법신인 줄 알면 그것은 지혜이니 의지해야 한다. 여래의 방편으로 이루어진 몸을 보고 그것이 오온에 속하고 음식물로 기르는 것이라 한다면 그것은 지식이니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요의경에 의지하고 불요의경에 의지하지 마라. 소승은 불요의이고, 영원해서 변하지 않는다 하면 요의이다. 만약 여래가 음식물로 산다고 하면 불요의이고, 영원해서 변하지 않는다 하면 요의이다. 여래의 열반이 불이 꺼짐과 같다고 하면 불요의이고, 여래가 법의 성품에 든다면 요의이다. 성문승은 밭갈이가 서툴러 열매를 거두지 못함과 같으니 의지하지 말 것이고, 대승의 진리는 여래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방편으로 말한 것이므로 의지해야 한다. 너희들은 이와 같은 네 가지를 의지하고 의지하지 말 곳을 잘 알아야 할 것 이다. 나는 육안밖에 갖지 못한 중생들을 위해 이 네 가지 의지할 곳을 말한 것이지, 지혜의 눈을 가진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네 가지 의지할 곳을 거듭 말하겠다. 법이라 함은 곧 법의 성품이고, 뜻이라 함은 영원해서 변치 않음이며, 지혜라 함은 중생들이 모두 부처의 성품을 지녔다는 것이고, 요의라 함은 모든 대승의 법문을 통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