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제11장 15. 수행의 목적

제2편 초기경전

제11장 동서의 대화

  1. 수행의 목적

밀린다왕은 나가세나에게 물었다.

“스님들은 과거의 괴로움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괴로움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괴로움을 끊기 위해 노력하십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만일 스님들이 과거의 괴로움이나 미래의 괴로움이나 또 현재의 괴로움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그처럼 애를 쓰십니까?”

“우리들은 ‘이 괴로움은 사라지고 저 괴로움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소원 때문에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괴로움이 있습니까?”

“존재하지 않습니다.”

“스님들은 지금 있지도 않는 괴로움을 버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니 지나치게 현명합니다.”

“대왕은 일찍이 적이나 원수와 대항하여 맞선 일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대왕은 그때를 당해서 비로소 말 타는 기병과 활 쏘는 병사들을 훈련시켰습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미리 익혀 두게 하였습니다.” “어떤 목적 때문에 그렇게 하였습니까?”

“미래의 위험을 막기 위해서 였습니다.”

“미래의 위험이 지금 존재합니까?”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왕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그런 일을 하였습니다. 지나치게 현명하십니다.”

“또한 가지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목이 말랐을 때 물을 마시고 싶다고 하여 비로소 우물을 파고 저수지를 만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일은 모두 미리 준비하여 둡니다.”

“장차 목마름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목마름은 지금 존재합니까?”

“지금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왕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목마름에 대비한다니 지나치게 현명합니다.”

“다시 한번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배가 고팠을 때 비로소 무엇인가 먹고 싶어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일은 미리부터 준비합니다.”

“무엇 때문에 미리 준비합니까?”

“미래의 배고픔을 막기 위해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배고픔은 지금 존재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은 지금 존재하지도 않는 미래의 배고픔을 위해 씨를 뿌린다니 지나치게 현명합니다.”

“스님, 잘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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