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제07장 15. 한꺼번에 짜려던 우유

제2편 초기경전

제7장 어리석음의 비유

  1. 한꺼번에 짜려던 우유

한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잔칫날을 앞두고 그날 손님들에게 대접할 우유를 짜 모으다가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날마다 우유를 짜 모으면 저장할 곳도 마땅치 않고 맛도 덜할 것이다. 그러니 아예 소 뱃속에 우유가 고이도록 놓아두었다가 한꺼번에 짜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그는 새끼소마저 따로 떼어 매두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 잔칫날이 돌아왔다. 그는 소를 끌고 와 젖을 짜려 했다. 그러나 젖은 계속해서 짜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짜도 나오지 않았다. 잔치에 온 손님들은 그 사정을 듣고 모두 그를 비웃었다.

어리석은 사람도 그와 같다. 그는 보시를 하려다 말고 ‘재산이 많이 모이면 그때 한꺼번에 보시하리라’ 고 생각한다. 그러나 재산은 많이 모이기도 전에 수재, 화재, 혹은 관청이나 도둑의 약탈로 인해 잃어버릴 염려가 있다. 또는 갑자기 목숨을 잃어 알맞는 시기에 보시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것은 앞의 비유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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