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초기경전
제6장 전생에 쌓은 수행
- 말 많은 임금님
보살은 재상의 집에 태어나 장성한 뒤에는 왕의 스승이 되었다. 그 왕은 말하기를 몹시 좋아하였다. 그래서 왕이 말하고 있을 때에는 다른 사람은 전혀 말을 붙일 수가 없었다.
보살은 어떻게 하면 왕의 이와 같은 버릇을 고쳐 줄까 하고 궁리를 했다. 마침 그때 히말라야산 밑에 있는 어떤 호수에 거북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거기에 백조 두 마리가 먹이를 찾아와 거북과 친해졌다. 하루는 백조가 거북에게 말했다.
“우리가 살던 히말라야 중턱에는 눈부신 황금 굴이 있는데 우리와 함께 가보지 않겠소?”
“내가 거기까지 어떻게 갈 수 있겠소.”
“우리가 당신을 데려다 드리지요. 당신이 만약 입을 다물고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는다면.”
“입을 다물겠소. 어떻게든지 나를 그곳에 데려다 주시오.”
백조는 나뭇가지 하나를 거북의 입에 물린 후 자기들은 그 양쪽 끝을 물고 하늘을 날았다. 백조가 거북을 데리고 가는 모양을 보고 동네 아이들은 “야, 거북이 백조에게 물려간다.” 하고 떠들어댔다. 거북은 아이들에게 욕을 해주고 싶어졌다.
“친구가 나를 데리고 가는데 너희가 무슨 상관이냐. 이 고얀 놈들!”
거북은 말을 하고 싶어 물었던 나뭇가지를 생각 없이 놓아 버리자 그만 땅에 떨어져 두 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때 백조는 빠른 속력으로 궁전 상공을 지나가던 참이었다. 왕은 궁전 뜰에 떨어져 조각난 거북을 보고 보살에게 물었다.
“스승님, 어떻게 해서 거북이 떨어져 죽었습니까?”
“거북과 백조는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였을 것입니다. 백조가 거북에게 히말라야로 데려다 주겠다고 나뭇가지를 물리고 하늘을 날았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거북이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어 무엇을 지껄이려 하다가 나뭇가지를 놓아 버린 것입니다. 너무 지나치게 말이 많은 사람은 언젠가는 이와 같이 불행을 당하는 법입니다.”
그 후부터 왕은 말을 삼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