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참깨를 볶아 심다

한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날 깨만을 먹다가 우연히 볶은 깨를 먹게 되었다. 퍽 고소하고 맛이 좋았다.
그래서 그는 ‘깨를 아예 볶아서 심으면 뒷날 맛있는 깨를 거둘 수 있겠구나. ‘하고 깨를 볶아 밭에
뿌렸다. 그러나 볶은 깨에서 움이 틀 리가 없었다.
수행하는 사람들도 그러하다. 오랜 세월 부처의 경지에 이르려고 괴로운 수행을 하다가 그것이
고통스러우면 ‘차라리 소승의 길을 닦는 것이 더 쉽겠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처음의 큰 바람은 그 결실을 원만하게 이루지 못하고 만다.
그것은 마치 볶은 깨에서 움이 트지 않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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