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부처님의 생애
제3장 교화에서 열반까지
- 데바닷타의 반역
데바닷타는 부처님의 가까운 친척이었다. 그는 야쇼다라의 동생이고 아난다의 형이었다. 그는 아난다와 우팔 리가 출가할 때 출가하여 부처님 교단에서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데바닷타는 남달리 큰 야심을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부처님의 교단을 이어 받으려는 뜻을 품고 있었다. 마가다의 태자 아자타삿투의 후원을 얻게 되자 그의 야심은 더욱 커갔다. 아자타삿투 태자와 데바닷타의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여러 가지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때 부처님은 라자가하의 죽림정사에 계셨다. 오랜만에 부처님을 가운데 모시고 둘러앉은 제자들은 데바닷타의 소문을 부처님께 알려 드렸다.
“부처님, 아자타삿투 태자는 아침 저녁으로 오백 대의 수레에 음식을 실어다가 데바닷타와 그 무리들에게 공양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들은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데바닷타가 누리고 있는 명성과 이익을 부러워해서는 안 된다. 그와 같은 호화로운 사치는 데바닷타에게 아무런 이익을 주지 못하고 도리어 파멸을 가져다 줄 것이다. 마치 파초가 열매를 맺으면 시들어 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며칠이 지나 부처님이 다시 제자들과 한자리에 앉아 설법을 시작하려고 할 때였다. 데바닷타와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부처님을 찾아왔다. 그는 부처님께 중대한 제의를 하였다.
“부처님은 이제 너무 연세도 많으신데다 건강도 좋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교단을 제게 맡겨 주십시오.”
교단의 내용과 데바닷타를 잘 알고 있는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데바닷타여, 잘 들어라 내 아직 아무에게도 교단을 맡기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맡긴다고 하더라도 여기 목갈라나와 같은 제자들이 있지 않느냐. 어찌 네가 교단을 맡을 수 있겠느냐.”
부처님께 이와 같이 거절당한 데바닷타는 무서운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빔비사라왕을 옥에 가두고 왕위를 빼앗은 아자타삿투의 힘을 빌어 부처님을 죽이려 했다.
한번은 칼 잘 쓰는 자객을 보내어 부처님의 목숨을 뺏으려 했다. 그러나 부처님의 곁에까지 간 그 자객은 어찌된 영문인지 몸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본 부처님이 어찌하여 그렇게 떨고만 이느냐고 물으셨을 때, 자객은 그 자리에 엎드려 부처님께 용서를 빌었다. 부처님의 목숨을 해치려던 자객은 그 후 도리어 부처님의 충실한 제자가 되었다.
한번은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내려오시는 길이었다. 데바닷타의 무리들은 벼랑위에 숨어 있다가 부처님이 그 아래를 지나가는 순간 큰 바위를 내려뜨렸다. 그들은 바위가 부처님 머리 위에 떨어지도록 했으나 바위는 굴러 내려오다가 좁은 골짜기에서 멎고 말았다. 제자들은 걱정이 되어 부처님의 둘레에 모였다.
그러나 부처님은 “여래는 폭력에 의해 목숨을 잃는 법이 없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태연히 길을 걸어가셨다.
데바닷타는 두 번이나 음모에 실패했으면서도 뜻을 돌리려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라자가하의 거리를 지나가는 부처님을 향해 아주 성질이 사나운 코끼리를 풀어 놓았다. 멀리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부처님의 신변을 매우 걱정했다. 그러나 부처님을 향해 달려가던 코끼리는 부처님 앞에 이르더니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추었다. 그리고는 코를 아래로 드리운 다음 꿇어앉았다.
데바닷타의 음모는 세 번 다 실패로 돌아갔다. 어떠한 폭력도 여래의 법 앞에서는 무력했다. 그러나 데바닷타의 사건은 부처님의 일생에서 가장 큰 아픔이었다. 데바닷타로 인해 교단이 분열되는 일까지 일어났다. 교단을 분열시킨 데바닷타가 부처님의 가까운 친척이었다는 것이 부처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