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에 대해서 폭력을 쓰지 말고, 어느 것이나 괴롭히지도 말며,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가까이 사귄 사람끼리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연정(戀情)에서 근심이 생기는 것임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를 동정한 나머지 마음이 얽매이면 손해를 본다. 가까이 사귀면 이런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애착은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죽순이 다른 것에 달라붙지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벗들과 함께 있으면, 머물거나 가거나 또는 나그네 길에 있어서까지 항상 간섭을 받게 된다. 어리석은 벗들이 좋아하지 않는 홀로 있는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벗들과 어울리면 유희와 환락이 따른다. 또 자녀들에 대한 애정은 헤아릴 수 없이 두텁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게 싫다면, 애초부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남을 해치려는 생각 갖지 않고 무엇이나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이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총명하고 예의 바르고 어진 동반자로 벗을 삼는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그러한 동반자를 벗으로 사귈 수 없다면, 마치 정복한 나라를 버리고 가는 왕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참된 벗 얻기를 바란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동등한 친구와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에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욕은 그 빛이 곱고 감미로우며 즐겁게 한다. 또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산산이 흐트러 놓는다. 관능적인 애욕에는 이와 같은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이 내게는 질병이고 종기이며 재난이고 화살이며 공포다. 관능적인 애욕에는 이러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거나 남의 덕을 헐지도 말라.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롭지 못한 것을 생각하고 그릇된 일에 사로잡힌 나쁜 벗을 멀리하라. 탐욕에 빠져 있거나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널리 배워 진리를 알고 고결하고 총명한 이를 벗으로 사귀라. 그리하여 온갖 이로운 일을 배우고 의혹을 떠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놀이와 환락을 즐기거나 구하지 말고 사치하지 말라. 허식을 버리고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홀로 앉아 선정(禪定)을 게을리하지 말고, 모든 일에 늘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라. 모든 생존에는 걱정 근심이 따르는 것임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