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부처님이 사위국의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대중들을 위해 설법을 하실 때였다.
그 당시 한 바라문의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을 남달이라 하였다.
그는 큰 부자로 이루 다 셀 수 없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바라문의 법에 따라 큰 시주가 되어 이름을 드날려야겠다.’
그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하고 자기 집 재산을 아끼지 않고 무차대회를 열어 5천 명의 바라문을 공양했다.
즉 5년동안 의복과 평상, 의약과 값진 보물들과 제사를 아끼지 않고 공급하였다. 이런 것을 시주 받은 다른 바라문들은 남달 장자를 위해 여러 신과 사산` 오악과 별`물`불 등에게 제사지내며 ‘언제든지 남달 장자에게 복을 내리소서’ 하는 축원을 올렸다
어느덧 5년이 지나 무차대회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남달 장자는 매우 성대한 법회를 열었다.
코끼리`말`수레와 남녀의 종들과 온갖 세간살이와 칠보로 된 옷과 비단 일산과 가죽신과 사슴가죽으로 만든 옷, 지팡이, 걸상, 물통, 물주전자, 평상, 요, 자리 등 필요한 물건은 모두 보시하였다.
물건의 가짓수로는 무려 8만 4천여 종 이나 되었다.
이날 마지막 모임에는 국왕은 물론 대신, 바라문, 장자들이 다 모여서 한바탕 부산하게 떠들어대며 즐거워했다.
부처님은 이런 광경을 보시고 탄식하면서 말씀하셨다.
“저 장자 바라문은 왜 저리도 어리석은가. 보시는 저처럼 많으나 그에 대한 복은 적구나. 마치 불속에 씨앗을 심는 것 같으니 이렇게 좋은 과보를 받겠는가. 만일 내가 교화하지 않으면 그는 영원히 진리와는 멀어질 것이다.”
이리하여 부처님은 곧 일어나 옷을 장엄하시고, 신통으로 땅속에서 솟아나 큰 광명ㅇ을 놓아 그 대회를 두루 비추었다. 대중들은 이를 보고는 전에 없던 일이라 장자 남달을 비롯한 모든 대중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부처님께 예배를 드렸다.
부처님을 그래도 그들에게 공경심이 있음을 보시고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한 달에 천번씩 제사를 드려
죽을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해도
잠깐 동안이나마 한마음으로
바른 법 생각하는 것만 못하느니
한 생각 사이 짓는 그 복은
죽을 때까지 제사지내는 것보다 나으리.
비록 백년 동안
불신을 받들어 섬기더라도
잠깐 동안이나마 부처님과 법과
스님을 공양하는 것만 못하나니
한번 공양으로 짓는 그 복은
백년 동안 불신을 받드는 것보다 나으리.
이 게송이 끝나자 부처님은 남달에게 말씀하셨다.
“보시에는 네 종류가 있다.
첫째 보시하는 것은 많은데 복의 과보가 적은 것,
둘째 보시하는 것은 적은데 복의 과보가 많은 것,
셋째 보시하는 것도 많고 복의 과보도 많은 것,
넷째 보시하는 것도 적고 복의 과보도 적은 것이 있다.
보시하는 것은 많은데 그 복의 과보가 적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그것은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들의 보시이다.
생물을 죽여 제사지내며 술을 마시고 노래하며 춤추는 그런 보시이다.
이는 재물만 허비할 뿐 복된 지혜의 보시가 아니다.
보시하는 것도 적고 그 복의 과보도 적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이는 인색하고 이기적인 욕심으로 평범한 도사에게 보시하는 것이다.
이는 둘 다 어리석기 때문이다.
보시하는 것은 적은데 복의 과보가 많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이는 인자한 마음으로 도인을 받들고, 그 도인도 그 보시를 받아 부지런히 공부한다면 비록 보시는 적으나 복을 받는 과보는 더욱 많게 된다.
보시하는 것도 많고 복을 받는 과보도 많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만일 어떤 현명한 사람이 세상이 덧없음을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재물을 보시하여 탑과 절과 과수원을 만들거나 부처님께 옷과 신과 평상과 그 복의 흐름도 세세생생 끊어지지 않나니, 이것이 이른바 보시도 많고 그 복도 많다는 것이다.
보시는 비유하자면 마치 농사짓는 땅이 기름지거나 메마른 것에 따라 수확이 같지 않음과 같으니라.”
이 말씀이 끝나자 남달 장자와 자리에 모인 대중들은 부처님의 신통을 보았는 데다가 설법까지 듣고는 모두 기뻐하며 부처님의 제자가 되거나 신도가 되어 깨달음을 얻었다.
(법구비유경)
무엇이 참된 보시인가를 잘 나타낸 설화이다.
참된 보시는 베푸는 물량이나 종류에 기준을 두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자의 마음과 정성이 깃든 것이다.
참된 보시의 전법으로 불자들의 입에 회자되는 빈자일동의 일화가 있다.
한 여인이 항상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려는 마음이 지극했으나 가난하여 못 해오다가 국왕이 보시 공덕을 짓는 것을 보고 감격하여 구걸을 하여 얻은 돈으로 소량의 기름을 사서 등불 하나를 켰다.
국왕과 다른 사람이 밝힌 등은 이튿날 새벽에 다 꺼졌으나 이 여인이 밝힌 등불만은 꺼지지 않았다.
날이 밝아 그 등불을 끄려했으나 도저히 끌 수가 없었다.
이때 부처님께서 보시고는 “너의 힘으로는 그 등불을 끌 수가 없다.
이 여인은 30 겁 후에 부처가 되어 수미등광여래 라고 하리라” 하고 수기 하셨다.
보시를 하되 공덕을 바라거나 생색을 내거나 하면 태산과 같은 보배를 보시한다 해도 청정한 마음으로 등불 하나 켜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