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나무 이야기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에 제바다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어떤 묘지림(墓地林)의 목신으로 있었다. 그 때에 바라나시에서는 축제가 열리어 사람들은 야차에게 공양하노라고, 광장과 거리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 생선과 고기 등을 흩고 술통에 많은 술을 넣어 두었다.
그 때에 승냥이 한 마리가 한밤중에 하수구를 통해 성안으로 들어가, 생선과 고기들 먹고 술을 마시고는 푼나가 덤불 속에 들어가 밤이 새도록 잠이 들었다.
그는 잠이 깨여 햇빛을 보고
「이제는 도망갈 수 없다.」
고 생각하고는 길 가에 나아가 사람에게 보이지 않도록 숨어 아무 말도 없이 있다가, 마침 세수하러 나오는 바라문 한 사람을 보고 생각하였다.
「바라문들은 돈에는 눈이 어둡다. 저이를 돈으로 꾀어 나를 그 품 안에 넣고 옷으로 덮어 성 밖에서 데려다 주도록 한 번 속여보자.」
그리하여 그는 사람의 말로
「바라문님.」
하고 불렀다.
「누가 나를 부르느냐.」
「바라문님, 나입니다.」
「무슨 일이 있느냐.」
「바라문님, 내게는 2백금(金)의 돈이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나를 품에 품고 옷으로 덮어, 아무도 보이지 않게 성밖까지 데려다 주시면, 나는 그 2백금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그 바라문은 돈에 탐을 내어 그러자 승낙하고 그가 시키는 대로 성 밖까지 데리고 나갔다.
조금 가다가 승냥이는 그에게 물었다.
「바라문님, 여기는 어디입니까.」
「여기는 이러이러한 곳이다.」
「조금만 더 가십시다.」
이렇게 되풀이하여 묘지림에 이르렀을 때 승냥이는
「바라문님, 여기서 내려 주십시오.」하고 거기서 내렸다.
그리고
「바라문님, 당신 웃옷을 여기 펴시오.」
하고 승냥이는 말하였다.
바라문은 돈이 탐나 웃옷을 폈다.
그리고 승냥이는 그 바라문에게 나무 밑을 파라하여 거기에 열중하게 한 뒤에, 그 옷에 앉아 사방 네 귀와 한복판의 다섯 곳에 똥·오줌을 싸 더럽힌 뒤에 묘지림으로 들어가 버렸다.
보살(목신)은 나무 그늘에 서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술을 마시는 저 승냥이를
바라문이여, 너는 믿었구나.
조개껍질 백 개도 그에게 없는데
하물며 2백금이 어디 있겠는가.」
보살은 이 게송을 읊고
「바라문이여, 더는 가서 웃옷을 빨고 목욕한 뒤에 네 할 일이나 하여라.」
하고 이내 사라졌다.
바라문은 보살의 시키는 그대로 한 뒤에
「나는 참으로 속았다.」
하고 힘없이 떠났다.』
부처님은 이 설법을 마치시고
「그 때의 그 승냥이는 지금의 저 제바달다요 그 목신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