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반자애 왕자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자신이 성을 넘어 출가한 일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라만성에 삽바다타라는 왕이 있었다.
오늘의 이 바라나시 서울은 우다야 왕자 전생 이야기에서는 수룬다나성이라 하였고, 작은 수타소마왕의 전생 이야기에서는 수닷사나성이라 하였으며, 소나난다의 전생이야기에서는 부라후마다타성이라 하였고, 칸다하라 사제관의 전생 이야기에서는 푸파바티성이라 하였다.
그리고 이 유반쟈야 왕자의 전생 이야기에서는 라만성이라 한 것이다.
이와 같이 그 수도의 이름은 때때로 변한 것이다. 그 수도에서 삽바다타왕은 천명의 왕자를 두고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아침 일찍 훌륭한 수레를 타고 비상한 위엄으로 동산에 놀러갔다.
그러하여 나뭇가지 끝이나 풀잎 끝이나 거미집에서 진주 그물처럼 달려 있는 이슬방울을 보고 물었다. 「어자(御者)여, 이것은 무엇인가.」
「부왕님, 고것은 추울 때에 내리는 이슬방울입니다.」
그는 하루 동안 동산에서 놀다가 저녁때가 되어 돌아 올 때에는 그 이슬방울들이 보이지 않으므로 물었다.
「어자여, 그 이슬방울들은 어디 갔는가.」
「부왕님, 그 이슬은 해가 오르면 모두 녹아 땅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그는 두려워 떨면서
「이 중생들의 수명의 상태도 저 이슬방울과 같은 것이다.
내게 노·병·사(老·病·死)가 닥치기 전에 부모에게 청하여 나는 출가하는 것이 좋다.」
하고 이슬방울을 관념의 대상으로 하여 세계를 불붙는 집처럼 보았다.
그리하여 자기처소로 가지 않고 장엄을 갖춘 법정에 앉아있는 아버지에게로 가서 예배하고 한쪽에서서 출가하기를 청하였다.
「벗과 대신들의 호위를 받는
수레의 주인에게 나는 경례하나니
대왕님, 나는 출가하려네
대왕은 내게 그것을 허락하라.」
그때에 왕은 다음 게송으로 그를 만류 하였다.
「만일 네게 애욕으로 부족한 것 있으면
나는 네게 그것을 만족시키리
너를 누가 해치면 나는 너를 보호하리
유반쟈여, 너는 출가하지 말고저.」
이 말을 듣고 유반쟈는 다시 다음 게송을 읊었다.
「내게는 아무 애욕의 부족도 없고
또 내게는 나를 해치는 자도 없네
저 늙음도 그것을 부술 수 없는
그런 국토를 나는 만들고 싶네.」
이 말을 듣자 왕은 답할 말이 없었다.
어머니는 또 그가 아버지의 승낙을 맡았다는 말을 듣고, 그것이 무슨 말이냐 하고는 헐떡거리면서 황금의 수레를 타고 바삐 법정으로 달려가 그 아들에게 애원하였으나 아들은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풀잎 끝의 횐 이슬이
해가 뜨면 떨어지는 것
사람의 생명은 덧없는 것이어니
사랑하는 어머니, 나를 말리지 말라.」
비로소 왕은 그에게 출가를 승낙하자 그의 동생 유디티도 출가를 희망하였다.
그들 형제는 아버지께 절하고는 애욕을 버리고 많은 사람에 둘러싸이어 법정을 떠났다.
왕비는 보살을 바라보고
「만일 내 아들이 출가하면 이 란마성은 텅비게 될 것이다.」
하며 비탄에 잠기어 다음 게송을 읊었다.
「빨리 가라, 그리고 현자 되라 알려라
이 란마성은 팅 비게 되리
저 유반쟈야 왕자는
삽비다타왕의 승낙 얻었다.
천 아들 형제의 맏형으로서
황금에도 비길 수 없는 저 청년
그처럼도 힘이 세던 저 동자는.」
보살도 과연 당장에는 출가하지 않았다.
그는 부모를 하직하고는 끝의 아우 유디티라 동자를 데리고 성을 나갔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그들은 설산에 들어가 기분 좋은 곳에 암자를 짓고 선인생활에 들어갔다. 거기서 선정과 신통을 얻고 나무 열매와 나무뿌리로 일생을 보내다가 죽어서는 범천세계에 났다.
부처님은 최후로 그 뜻을 다음 게송으로 설명하였다.
「유반쟈야와 유디티라
그 두 동자는 출가하였네
그들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버리고
죽음의 결박을 끊어 없애며」』
부처님은 이 법회를 마치고
『비구들이여, 내가 왕위를 버리고 출가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요, 전생에도 그러했다.
그 때의 그 부모는 지금의 저 대왕 내외요, 그 유디티라 동자는 저 아난다요,
그 유반쟈야는 곧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