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자의 전생이야기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위선자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도마뱀으로 태어났다.
그 때에 국경의 어떤 마을 살림 지방에 다섯 가지 신통을 얻은 선인이 격렬하게 고행하면서 초막에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다 그를 존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선인이 오가는 길 가에 하나의 개미집(조그만 언덕)이 있었는데 보살(도마뱀)은 그 언덕 위에 살고 있었다.
거기서 살면서 하루 두 세번은 그 선인에게 가서, 교훈이 풍부하고 뜻이 심원한 이야기를 듣고는 그에게 인사하고 돌아오는 것이 예사였다.
그 뒤에 그 선인은 마을 사람들에게 하직하고 거기서 떠났다.
그 유덕한 선인이 떠난 뒤에 어떤 다른 위선자의 선인이 와서 그 초막에 살게 되었다.
보살은 이번에 온 선인도 유덕한 사람이리라 생각하고 그에게 다녔다.
그런데 더운 여름철의 어느 날, 때 아닌 사나운 바람이 불어 개미집에서 개미가 기어 나왔다.
그 개미를 잡아먹으려고 도마뱀은 돌아다녔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가 도마뱀을 잡아, 지방질 음식을 요리하기에 적절한 식초·사탕 등으로 맛들인 도마뱀고기를 그 선인에게 보냈다.
선인은 그것을 먹고 너무 맛나므로 미각(味覺)의 욕심이 생겨
「이 고기는 참으로 맛나다. 대체 이것은 무슨 고기일까.」
고 물어보아 그것이 도마뱀 고기임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내게는 언제나 큰 도마뱀 찾아온다. 그것을 잡아 그 고기를 먹자.」
고 생각하였다.
그는 남비와 타락기름과 소금 등을 가져다 한편에 두고 소매 안에 막대기를 숨겨 쥐고는 초막어구에 앉아 보살(도마뱀)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겉으로 아주 냉정한 듯 꾸미고 있었다.
저녁이 되어 보살은 선인을 찾아가려고 집을 나와 선인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갔다.
거기서 어딘가 그 선인이 흥분한 듯한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이 선인은 평소에 앉아 있는 때처럼 침착하지 않다.
나를 바라보는 눈길이 이상하게도 험악하다. 잘 살펴보자.」
고 생각하였다.
그 때에 그는 선인의 아래쪽에 있었으므로 도마뱀 고기 냄새가 풍겨왔다.
그래서 보살은
「이 거짓 선인은 틀림없이 지금 도마뱀고기를 먹었다. 그것이 너무 맛나기 때문에 미각의 욕심을 일으켜 나를 막대로 때려잡아 그 고기를 요리해 먹으려는 것이다.」
생각하였다.
그 때문에 그는 그에게 가까이 오지 않는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저 도마뱀은 틀림없이 내게 살의(殺意)가 있음을 안다.
그 때문에 가까이 오지 않고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대로 놓아 두지 않으리라.」
그리하여 그를 향해 막대기를 던졌다. 막대기는 그 보리 끝에 맞았다.
보살은 재 빨리 개미집으로 달려 들어가 다른 구멍으로 머리를 내밀고
「이 거짓 선인아, 내가 네게 다닌 것은 네가 유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네가 위선자임을 알았다. 너와 같은 도둑놈으로는 그런 선인의 옷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고 그를 꾸짖어 보살은 이렇게 거짓 선인을 꾸짖고는 개미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거짓 선인도 그 장소를 떠났다.
부처님은 이 설법을 마치시고
「그 때의 그 거짓 선인은 지금의 저 위선자요, 그 유덕한 선인은 사리불이며 그 도마뱀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