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쵸와 코우토리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을 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곳의 큰 연못에 많은 물새가 살고 있었다. 그대에 마음이 착한 코우토리는 많은 물새에 어떤 야망을 품고서 시치미를 뗀 채 연못에 내려왔다.
이 새의 걸음걸이가 조용한 것, 우는 소리가 부드러운 것, 태도가 얌전한 점들은 많은 물새들의 환심을 살만 했다. 이리하여 새로 들어온 코우토리는 연못의 새들 속에서 인기가 높아졌다.
그때에, 한 마리의 흰 가쵸가 혼자말 같이 입으로 외었다.
『발을 들고 조용히 걷고, 부드러운 소리로 세상을 속인다. 누구하나 그의 나쁜 꾀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태생이 나쁜 지혜(知惠)에 뛰어난 코우토리는 천연덕스럽게 가쵸를 향해 사이좋게 합시다. 라고 말했으므로 가쵸는,
『나는 네 잔꾀를 알고 있으니 반갑지 않다.』
라고 하며 돌아보지도 않았다.
이 이야기에 있는 가쵸는 현재의 석존, 코우토리는 데바닷다이다.
(雜寶藏經第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