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업의 힘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 계시며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실 때의 일이다.
보시의 수행을 하면 천계의 훌륭한 과보를 얻고, 후세에는 인간 중에도 이름 있는 왕족으로 태어나며 형태는 온건하며 재보(財寶)는 무량할 것이오, 비록 악연을 만나도 그 악연 때문에 파탄되는 일이 없는 것이다.
이때, 어느 곳에 한 왕녀가 있었다. 그 일족들과 어울려 궁중을 나와 어느 아름다운 공원으로 가서 잠시 쉬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그때 자신의 몸에 지니고 있던 훌륭한 보석과 패물들을 수건에 싸서 하녀에게 맡기고 석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설법을 들었다. 그 동안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그녀가 석존의 설법을 듣고 궁중으로 돌아가 보니, 이게 웬일일까 하녀에게 신신 부탁하며 맡겨 두었던 보물과 패물을 몽땅 잃어버리고 온 궁중이 발칵 뒤집혀 큰 소동이 일어났던 것이다.
왕녀는 이 말을 듣자 마음이 언짢았다. 곧 부왕에게 그 전말을 보고했다. 그러자 왕비가 부왕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비록 이것을 보는 자가 있다손 치더라도 이것을 자기가 취하지는 못 할 것입니다. 저는 과거의 세상에서 오늘날까지 물건에 대해서 조금도 탐욕하는 마음을 일으킨 적이 없습니다.
만약 탐욕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일체 중생의 재물을 취하려들게 될 터인데 여러 부처님을 배알한다든가 일체 중생들에게 뜻대로 과보를 얻게 할 수 없습니다.』
한편, 석존이 계시는 곳에서는 아난존자(阿難尊者)가 이 보석을 발견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이 궁중으로 가지고 가서 왕에게 바쳤다.
왕은 이것을 보고 기뻐하며 웃으면서 말했다.
『호오, 이 보석을 아난존자가 발견하였으니까 망정이지, 만약 딴 사람이 발견 했더라면 벌써 없어졌을 것이다.』
라고 하자, 왕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대왕께서는 어이 그리 불신자(不信者)이십니까?
제가 이 패물을 아무리 번화한 네거리에 던져두고 복력을 시험하기로서니 누가 감히 이것을 취하는 자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함부로 버려둔다 할지라도 지나가고 지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이것에 대한 견해가 각각 틀리는 것입니다. 어떤 자는 부정하다고 보고, 또 어떤 자는 독사로 보며, 누구나 모두 지나쳐 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왕비가 말해도 왕은 아직도 그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왕은 그것을 진실인가 시험해보고 싶었다. 왕비가 깊이 잠든 틈을 타서 그 반지를 들고 강물 속에 던져 버렸다.
왕비는 잠에서 깨어나자 곧 왕에게 말했다.
『누가 제 반지를 가져갔군요.』
『그대의 복력이 지켜줄 것이 아닌가. 누가 감히 그것을 취하겠소?』
『아아, 그렇습니다. 하오니 반드시 이다음에 나올 것입니다.』
하면서 무엇인가를 그녀는 굳게 믿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다음날 시장에 사람을 보내어 생선을 한 마리 사오게 했다. 그리하여 그 생선을 스스로 몸소 요리를 하려고 칼로 배를 갈랐다.
그러자 칼끝에 짤랑하고 날카로운 금속성을 내며 닿는게 있었다. 그것을 꺼내 보았더니 과연 그것은 어제 왕이 강물에 던진 자신의 반지였다.
이것을 본 일동은 모두 그 신기함에 놀라 감탄했다.
왕은 이것을 보자 찬탄해 말했다.
『좋도다. 나의 비여. 말함이 모두 다 바르고 맞구나. 마치 사자후(獅子吼=악마 등이 무서워서 굴복했다 는 부처님의 설법을 말함)로다. 』
그 뒤에 아난존자가 또 왕에게로 왔으므로 그는 점점 신심을 일으켜 이렇게 읊었다.
『복력의 진실함이어, 이와 같구나. 이 몸도 반드시 닦으리라, 큰 복업을.』
<福蓋正行所集經第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