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된 어머니를 천도한 성천스님
명나라(明) 성천(性天)스님의 호는 낭연(朗然)이었다.
오성 사람으로, 일찍이 보타사(普陀寺)에 들어가 출가하여 대법(大法, 불법)을 배워서 익혔는데, 돌아간 어머니가 좋은 곳에 가지 못하고 축생 보를 받았을 것 같아, 태창(泰晶) 경신년(庚申年)에 남해로 가서 훌륭한 법사를 청해다가 법화경을 독송하니, 우연히 부근에 있던 힘이 센 큰 소가 갑자기 죽었다.
그날 밤 스님의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서,
「나는 옛날 업이 무거워 아무개네 집 소가 되어 있었는데, 오늘 네가 법화경을 독송해 준 공덕으로 소의 몸을 면했다.」
하고, 스님에게 절을 하면서 참회하였다.
성천 스님이 몹시 측은하여 다시 부처님 앞에 나아가 어머니의 인도(人道)환생을 기도드리니, 그날 밤 꿈에 어머니가 또 나타나서,
「나는 네가 경 읽고 예참한 힘을 입어 동쪽 마을 아무개네 집에 태어나게 되었으니 그리 알아라.」
하였다.
스님이 이 말을 명심했다가 이듬해 그 집을 찾아가 보니, 과연 정씨 집에서 아들을 낳았는데,
서로 보고 놀라는 표정을 할 뿐이었다.
스님은 절로 돌아가 곧 도량을 깨끗이 치우고 몸에서 피를 내어 법화경 일곱 권을 다 써 마치고, 진흙으로 연잎을 만들어 벽에 붙이니, 모든 상이 보타(普陀)에 절을 하는 모습을 했다.
보는 사람마다 환희심을 일으켜 발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총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