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을 죽이고 창병이 든 진소
당 문덕 연간 강릉사람 진소(陳昭)는 매일 금강경을 독송하였다.
그런데 그때마다 큰 뱀이 집 안 모퉁이에 나타나 경(經) 읽은 소리를 들었다.
이렇게 몇 년을 하자 이웃에 사는 역창(力瘡)이 왔다가 보고,
「뱀은 요물이라 혹 둔갑을 할런지도 모르니 죽여 버려야 한다.」
하고 죽여 버렸다. 이에 뱀이 명부에 가서 소호하니 뱀의 혼신이 역창에게 옮겨져 역창의 온몸이 뱀이 물은 것 같이 되었다.
그런데 하루는 역창의 처가 꿈을 꾸니,
「내가 경 백번 읽는 소리를 듣고 천상에 나기를 구하였는데 그대 남편이 나를 죽여 7편이 모자라니 너의 남편이 그 과보로 고통을 받는다.
만약 그 고통을 면하고자 하면 스님들을 청하여 금강경 7권을 쓰게 하고 지난날의 잘못을 참회하여 나를 위해 천도재를 지내 다오.」하
였다.
그러나 가정이 워낙 어려워 그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섯 살 난 아이를 잡혀 경 7권을 쓰고 참회한 후 천도재를 지내니 그 날 밤 꿈에 다시 나타나,
「그대의 공덕으로 천상락을 받아간다. 머지않아 아들도 집으로 돌아오게 될 터이니 걱정마라.」
하더니 과연 그렇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