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으로 변해 나타난 다섯 성중
신효거사(信孝居士)는 신라 사람이다.
늙은 어머니 한 분을 모시고 공주에서 살았는데 어머니는 한 때도 고기가 없으면 진지를 잡숫지 않았다.
하루는 어머니를 위하여 고기를 구하려고 활을 메고 사냥을 나가 산과 들을 헤매다가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오다가 학 다섯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활을 쏘았더니 학은 그대로 날아가고 날개하나가 땅으로 떨어졌다 거사는 그것을 주어서 눈에 대고 사람을 보았더니 모두 짐승으로 보였다.
그래서 거사는 다시는 사냥하지 않기로 하고 자기 넙적 다리를 베어서 어머니에게 호도를 하였다.
얼마 있다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자기 집을 헐어서 절을 짓고 그 이름을 효가원(孝家院)이라 하였다.
하루는 우연히 길에서 한 노부를 만나서 물었다.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서령을 지나 불향산 마을이 가히 갈만하다. 」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래서 거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줄 알고 성오(省烏)를 지나서 그 전에 자장율사가 계시던 초암에 가서 사는데 하루는 다섯 분의 스님이 찾아와서,
「전에 가져간 가사 한폭을 달라.」
하였다.
거사는 알아듣지 못하고
「무엇 입니까?」
하고 물으니,
「날개 만원경 말이오.」
하였다 .
거사가 그것을 스님 한 분께 드리자 그것을 받아 떨어진 가사 폭에 맞추니 곧 붉은 가사로 변하였다.
<三順遺參券五>
※(註)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 절은 뒤에 범일국사의 제자 신의(信義)가 중창하여 대본산으로 변하였는데 그것이 현재 강원도 오대산에 있는 월정사(月精寺)라 하고 그 때의 다섯 스님은 오류성인(五類聖人)이고 신효거사는 유동보살(儒童菩薩)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