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궤에서 나온 김알지
영평(永平) 3년 경신(60)―혹은 중원(中元) 6년이라고 하나, 잘못이다.
중원(中元)은 모두 2년뿐이었다.
8월 4일에 호공(弧公)이 밤에 월성(月城) 서리(西里)를 가다가 큰 광명이 시림(始林)속에서 나타남을 보았다.
자주색 구름이 하늘에서 땅에 뻗쳤는데 구름 속에 황금 궤가 있어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그 빛은 궤에서 나왔다.
또 흰 닭이 나무 밑에서 울고 있었다.
이 모양을 왕께 아뢰자 왕이 그 숲에서 궤를 열어 보니, 그 사내아이가 있어, 누웠다가 곧 일어났다.
마치 혁거세의 고사와 같으므로, 혁거세가 알지라고 한 말로 인하여 알지(閼智)라고 이름 했다.
알지(閼智)는 곧 우리말의 아기를 이름이다.
사내아이를 안고 돌아보니, 새와 짐승들이 서로 뛰놀고 춤추었다.
왕은 길일(吉日)을 가려 태자로 책봉했으나 알지는 뒤에 파사왕(婆裟王)에게 사양하고 왕위에 오르지 않았다.
금궤에서 나왔으므로 성을 김(金)씨라 했다.
알지는 열한(熱漢)을 낳고 열한은 아도(訶都)를 낳고 아도는 수류(首留)를 낳고 수류는 욱부(郁部)를 낳고 욱부는 구도(俱道)를 낳고 구도는 미추를 낳았는데, 미추가 왕위에 올랐으니 신라의 김씨는 알지에서 시작 되였다.
<三國遣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