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쇼오형제의 귀불

카쇼오형제의 귀불

석존께서 녹야원(鹿野苑)에서 왕사성으로 가는 도중 나인쟈나 강가에 있는 웃필라라는 촌락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 촌락에 웃필라카쇼오라고 하는 바라문의 수행자가 살고 있었다.

오오카 마갈타 양쪽 나라 사람들은 모두가 그를 아라한 이라고 칭하며 존경하고 있었다.

석존은 이러한 웃필라카쇼오가 있는 곳으로 갔다.

『여기서 하룻밤 묵겠으니 석실을 빌려 주십시오.』

이렇게 말했더니 그는,

『좋습니다. 중님, 이 석실에는 무서운 독룡이 살고 있기 때문에 당신을 해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좋다면 묵도록 하십시오.』

이렇게 말했다.

석존은,

『아니 괜찮습니다. 저는 다만 방을 빌릴 따름이지 용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그렇다면 어서 묵어가시도록 하십시오. 보시다시피 이 방은 꾀나 넓으므로 자유롭게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석존을 석실 안으로 맞아들였다.

그래서 석존은 방으로 들어가 좌구를 깔고 몸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올바르게 하고는 발을 포개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석존이 이처럼 조용히 방가운데 앉아 있노라니 독룡이 나와서 연기를 뿜어댔다. 석존 역시 이에 응해서 연기를 발산했다. 독룡은 다시 불을 발산했다. 그래서 석존도 다시 이에 응해서 불을 뿜어 댔다.

이렇게 해서 석실 안에서 연기와 불꽃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캬쇼오는 멀리서 이 광경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생각을 했다.

「구돈은 훌륭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나 지금쯤, 독룡 때문에 죽음을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분한 일이다.」

한편, 석존은 석실 안에서 다음과 같이 생각을 했다.

「이 독룡의 몸을 상처 입히지 않고 항복시켜 주어야겠다.」

용이 발산하는 연기와 불꽃은 차차로 식어져서 석존의 몸으로부터는 무수한 빛깔로 채색된 광명이 발산되었다. 독룡은 불쌍하게도 석존의 바리때 안으로 작은 몸체로 화해서 담아지고 말았다.

그 이튿날 아침, 석존은 캬쇼오가 있는 곳으로 가서 바릿대 속의 작은 몸체로 변화된 용을 가리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독룡이라고 하는 것은 이 작은 뱀을 말하는 것입니까? 저는 보시다시피 그를 항복시키고 말았습니다.』

캬쇼오는 이것을 보고 깜짝 놀랐으나 다음과 같이 생각을 했다.

「스님은 구돈은 드디어 이 독룡을 항복시키고야 말았다. 실제로 그는 크나 큰 신통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은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는 석존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룻밤만 더 주무시고 가십시오. 제가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석존은 캬쇼오가 시키는 대로 다시 하룻밤을 묵고 가기로 하고 식사 대접을 받고는 다시 석실로 돌아 왔다.

그 날 밤은 화광三매(火光三昧)에 들어갔다. 화광은 석실을 비추어서 불꽃처럼 빛났다. 캬쇼오는 밤중에 일어나 이 광경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구돈은 훌륭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저 석실 안에서 지금은 타 죽었을 것이다.」

그는 제자들을 데리고 그 석실을 둘러쌌다. 밤이 지나고 조용한 아침이 되었다.

그런데 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석존이 조용히 석실 문을 열고는 나타났다. 카쇼오는 깜짝 놀라서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지만 간신히 마음을 가다듬고는,

『아침 식사를 하시러 가십시요.』

이렇게 말하면서 다시 다음과 같이 물었다.

『어젯밤은 어찌하여 큰 불 빛이 석실에서 일어난 것입니까.』

『어제밤, 나는 화광三매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이 석실이 불꽃처럼 빛난 것입니다.』

캬쇼오는 다시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구돈은 화광三매에 들어가서 이 석실을 불과 같이 만들었다. 실제로는 큰 신통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아침 식사가 끝나고 석존은 캬쇼오와 작별을 하고 가까운 수풀로 가서 거기서 숙박을 했다.

이튿날 아침, 캬쇼오는 재차 석존을 방문해서,

『아침 식사를 하러 갑시다.』

이렇게 말하면서 권유를 하는 것이었다.

그랬더니 석존은,

『먼저 가 주십시오. 저는 한 발자국 늦게 가겠습니다.』

이같이 대답을 했다.

석존은 캬쇼오가 가 버리고 난 다음에 염부제로 가서 염부나부의 열매를 따서는 그 보다고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캬쇼오가 집으로 돌아와보니 벌써 석존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놀라면서,

『나보다도 뒤에 떠났으면서도 어찌하여 먼저 여기에 오시게 되었습니까.』

이같이 물었다.

『카쇼오야, 나는 당신이 가고 난 다음 염부제에 가서 염부나무의 열매를 따가지고 여기에 온 것입니다. 이 열매는 빛깔도 향기도 좋습니다. 어서 먹어 보십시오.』

그렇게 말하면서 석존은 염부 나무열매를 앞에다 내 놓았더니 캬쇼오는,

『저는 괜찮습니다. 어서 혼자 드십시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구돈은 크나 큰 신통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은 얻고 있지 않다.」

식사가 끝나고 석존은 수풀로 돌아갔다.

이튿날 아침 다시 캬쇼오는 석존을 방문해서는,

『아침 식사를 하러 가 주십시오.』

이렇게 권유를 하는 것이었다.

석존은 다시,

『먼저 가십시오. 저는 한 발자국 늦게 가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캬쇼오가 사라지니까 다시 염부제에 가서 칼리로쿠 나무의 열매를 따서 캬쇼오보다 먼저 가서 자리에 앉았다. 캬쇼오는 나중에 와서는 석존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놀라면서,

『나보다도 늦게 떠났으면서도 어찌하여 먼저 오시게 되었습니까.』

라고 물으니,

『저는 당신이 떠나고 난 다음 염부제로 가서 칼리로쿠의 나무열매를 따가지고 여기에 온 것입니다. 이 나무의 열매는 색도 좋고 향기도 좋습니다. 어서 먹어 보십시오.』

석존은 이렇게 말하면서 열매를 내 놓았다.

그랬더니 카쇼오는,

『나는 많이 먹었습니다. 어서 혼자 드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구돈은 크나 큰 신통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깨달음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석존은 식사가 끝나고 다시 수풀로 돌아갔다.

이튿날 아침, 다시 카쇼오는 석존을 방문하고,

『어서 아침 식사를 하러 가십시다.』

이렇게 권유를 했다.

그랬더니 석존은,

『먼저 가십시오. 저는 한발 늦게 떠나겠습니다.』

다시 이렇게 말하면서 캬쇼오가 사라지자 마자 북쪽에 있는 웃탄오츠라고 하는 곳으로 가서 자연적으로 나있는 우르치 쌀을 채취해서 카쇼오보다 먼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캬쇼오는 늦게 와서는,

『저보다도 늦게 떠나셨는데 어찌하여 먼저 여기에 오시게 된 것입니까.』

이같이 물었더니 석존께서는,

『저는 당신이 가시고 난 다음 북쪽의 웃탄오츠에가서 자연적으로 나있는 우르치를 채취해서 여기에 온 것입니다. 이 쌀은 색깔이나 향기가 좋습니다. 어서 먹어 보십시오.』

이렇게 말하면서 쌀을 앞으로 내 놓았다.

그랬더니 캬쇼오는,

『저는 많이 먹었습니다. 어서 드십시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다시 다음과 같이 생각을 했다.

「구돈은 대신통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은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식사가 끝나고 석존은 다시 수풀로 돌아갔다.

그 이튿날 아침, 다시 카쇼오는 석존을 방문하고는,

『아무쪼록 아침 식사를 하러 가십시다.』

이렇게 권유하므로 석존은 역시,

『먼저 가십시오. 저는 한발 늦게 떠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카쇼오가 사라지자마자 도리천( 利天)으로 올라가서 연꽃을 따서는 카쇼오보다 먼저 가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석존이 자기보다도 먼저 와 있는 것을 보고는,

『저보다도 늦게 떠나셨으면서도 어찌하여 먼저 여기에 오시게 된 것입니까?』

이렇게 물었더니 석존은,

『저는 당신이 가시고 난 다음, 도리천에 올라가서 연꽃을 따가지고 왔습니다. 이 꽃은 빛깔도 좋고 향기도 향기롭습니다. 어서 이 꽃을 받아 주십시오.』

이같이 말하면서 꽃을 앞으로 내놓으니, 카쇼오는,

『저는 많습니다. 어서 혼자서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구돈은 대신통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식사가 끝나고 석존은 다시 수풀로 돌아갔다.

그날 밤 사천왕(四天王)은 설법을 듣기 위해서 석존을 방문했다. 천인(天人)들이 발산하는 빛이 수풀 전체에 비쳐서 큰 불이 한데 뭉친 것 같았다.

카쇼오는 밤중에 일어나 이런 광경을 보고, 이튿날 아침, 식사에 초대하기 위해서 석존을 방문했다.

『어젯밤에는 이 수풀에 불꽃이 뭉친 것처럼 빛났었는데, 어찌된 일입니까?』

『어젯밤에는 사천왕이 법을 듣기 위해서 왔는데, 그 빛이 수풀에 반사되어 불처럼 보인 것입니다.』

석존의 이 같은 말을 듣고, 카쇼오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구돈은 대신통력을 가지고 있으며, 깨달음을 열고 있다. 그러나 나 같은 깨달음을 얻고 있지 않을 것이다.」

식사가 끝나고 석존은 다시 수풀로 돌아갔다. 그날 밤, 제석천왕이 법을 듣기 위해서 석존이 있는 곳으로 왔다.

그 몸에서 발산하는 빛은 큰 불덩어리가 모인 것처럼 보였다. 더구나 전날 밤의 빛 보다 더욱더 깨끗하고 큰 빛이었다.

캬쇼오는 밤중에 일어나 이 빛을 보고 이튿날 아침 석존을 방문하여 식사에 초대하면서 전처럼 물으면서 하는 말이,

『어젯 밤에는 전날 밤에 있었던 것보다도 더 크고 깨끗한 빛이 보였는데 그것은 어찌된 일입니까.』

『그것은 제석천왕이 법을 듣기 위해서 오셨는데 그 빛입니다.』

석존의 이 같은 말을 듣고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구돈은 대신통력을 가지고 있으며, 깨달음을 얻고 있다. 그러나 나 같은 깨달음을 얻고 있지 않을 것이다.」

식사가 끝나고 석존은 다시 수풀로 돌아갔다. 범천왕(梵天王)이 법을 듣기 위하여 석존을 찾아 왔다.

그 몸에서 발산하는 빛은 수풀을 밝게 비추어서 전날 밤 보다도 더욱 깨끗하고 큰 불의 집단처럼 보였다.

카쇼오는 밤중에 일어나 이 빛을 보고는, 다음 날 아침 석존을 방문하여 아침 식사에 초대하면서 다음과 같이 다시 물었다.

『어젯밤에는 전날 밤 보다 더한 크고 깨끗한 빛이 보였는데 그것은 어찌된 일입니까.』

『그것은 범천왕이 법을 듣기 위해서 오셨기 때문입니다.』

석존의 말을 듣고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구돈은 대신통력을 갖추고 깨달음을 알고 얻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을 얻고 있지 않을 것이다.」

식사가 끝난 석존은 수풀로 돌아갔다. 그 이튿날은 카쇼오가 봉사하고 있는 신의 제사가 행하여져서 마갈타국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캬쇼오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오늘은 구돈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의 아름다운 얼굴과 훌륭한 모습으로 여기에 나타나면 참배를 하러왔던 사람들은 모두 나를 버리고 그를 스승으로 우러러 볼 것이다.」

석존은 그의 이러한 마음을 알고는 즉시로 북쪽의 웃단오츠로 가서 자연의 우르치 쌀을 채취해서 다시 아노쿠 대촌가로 가서 하루 동안 좌선하고 있었다.

캬쇼오는 석존이 올까 해서 식사의 준비를 해놓고 기다렸으나 끝내 그 날은 오지 않았다.

그는 다음 날 아침 석존을 방문하여 식사에 초대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제는 어찌하여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어제는 큰 제사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저는 꼭 오실 줄 믿고 식사 준비까지 했었는데.』

『그러나 당신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스님인 구돈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그가 그 훌륭한 모습으로 여기에 나타난다면, 참배를 하러 왔던 사람들이 모두 나를 버리고 그를 스승이라고 우러러 볼 것이라고, 이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양보를 해서 북쪽에 있는 웃단오츠에서 우르치를 채취하고 하루 종일 아노쿠 대촌가에서 앉아 있었습니다.』

석존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그는 놀라면서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구돈은 실제로 대신통력을 갖추어서 나의 마음까지도 알아 보았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을 아직도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식사가 끝나고 석존은 다시 수풀로 돌아갔다.

그날 석존은 값이 비싼 분소의(糞掃衣) 가사(袈裟)를 얻었다.

「어떻게 해서 이 옷을 빨 것인가?」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석천왕이 석존의 마음을 알고는 즉시 석존 앞의 지면을 손으로 가르쳤더니 거기에 크고 깨끗한 못이 파여졌다.

그랬더니 석존은,

「어디에 올라가서 이 옷을 빨아야 할 것인가?」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으려니 제석천은 석존의 마음을 알아차리고는 마즈쿨라산으로 가서 사각의 큰 돌을 가지고 와서 석존의 앞에다 놓았다.

석존은 이 돌 위로 올라가서 세탁을 하였다. 옷을 빨고 나서 석존은,

「어디에 말릴 것인가?」

이렇게 생각을 한 제석천왕이 석존의 마음을 알고는 마즈쿨라 산으로 가서 가늘고 긴 대석을 가지고 와서 이것을 석존 앞에 갔다 놓았다.

석존은 그 위에다 옷을 말렸다. 그리고는 옷을 벗고 못속으로 들어가 목욕을 하고는,

「어떻게 해서 이 못을 나올까?」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을 하는데 지금까지 못 밖을 향해서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던 큰 카키오 나무가 자연적으로 못 속으로 가지를 구부려서 석존은 이를 기어올라 가서 못으로부터 나올 수가 있었다.

이튿날 아침, 카쇼오가 식사에 초대하기 위해서 석존을 방문했더니 지금까지 없었던 크고 깨끗한 못이 파져 있는 것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

『어제까지 만 해도 이 못이 보이지가 않았는데 어찌해서 만들어 진 것입니까?』

『나는 어제 값비싼 분소의를 얻게 되어 어디서 옷을 빨아 입을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석천이 여기를 손으로 가리키니 이 못이 파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못을 지지지(指地池)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신의 사당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 네모진 돌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내가 어디에 올라서 세탁을 할까 하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석천이 마즈쿨라 산에서 가지고 와서는 여기에다 놓아 주었습니다.』

『이 가늘고 긴 돌은 어디서 난 것입니까?』

『이것은 내가 어디다가 옷을 말릴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제석천이 마즈쿨라 산에서 가지고 와서는 여기에다 세워 주었습니다.』

『이 못 수면에 가지를 구부리고 있는 나무는 어찌된 것입니까?』

『이것은 내가 이 못에서 목욕을 하고 어디로 올라 갈까하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밖으로 향하고 있던 가지가 수면을 향해서 늘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 나무는 신수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카쇼오는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다음과 같이 생각을 했다.

「구돈은 대신통력을 가지고 있다. 제석은 그가 바라는 물건을 공급해 주며, 정이 없는 물체마저도 마음대로 한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은 아직 얻지 못했을 것이다.」

석존은 식사를 끝내고 다시 수풀로 돌아갔다.

석존이 돌아간 다음, 카쇼오는 문득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누가 오면 무엇이든 먹이고 싶다.」

그랬더니 석존은 五백명의 스님들이 오는 것을 보고는, 「큰일 났구나, 저 스님들은 어찌하여 이곳으로 오는 것일까. 나는저 많은 스님들을 어떻게 먹일 것인가.」

그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석존은 그의 마음을 미리 알고는 즉시 신력을 중지하고 五백명의 스님들을 없애고 말았다. 그는 이것을 보고 구돈의 신력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또 잠시 있다가 카쇼오는,

「누가 오면 무언가 먹이고 싶다.」

이렇게 생각을 했다. 그랬더니 석존은 五백명의 바라문의 학생을 만들어서, 손에 병을 들리게 하고 카쇼오가 있는 곳으로 보냈다.

그는 멀리서 五백명의 바라문 학생이 오는 것을 보고는,

「큰일이구나, 저 五백명의 학생들을 어떻게 해서 먹인단 말이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석존은 즉시 신력을 중지하고 五백명의 바라문의 학생을 없애버렸다. 그는 이것을 보고 신력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또 카쇼오는,

「누가 오면 무언가 먹이고 싶다.」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석존은 즉시 불에 대하여 모든 것을 청정에 대한 덕망이 있다고 하는 五백명의 바라문을 만들어 석실 가까이에서 화신을 빌게 했다.

카쇼오는 또 이를 보고는,

「큰일이구나, 저 五백명의 바라문은 무엇 때문에 온 것일까. 나는 저 바라문에게 어떻게 해서 먹을 것을 준단 말이냐.」

이같이 생각했다.

그랬더니 석존은 신력을 중단하고 五백명의 바라문을 없애 버리고 말았다. 그는 이것을 보고 구돈의 신력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카쇼오의 제자들은 하루에 세 번 강에 들어가서 수욕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때는 마침 엄동설한이었다. 석존은 강에서 나와 추위에 떨고 있는 그들 앞에 五백 개의 화로를 또 만들어 주었다.

「이것은 구돈의 신통력에 의한 것이다.」

이렇게 그들은 생각했다.

그들은 즉시 이 화로에다 불을 지피려고 장작을 쪼개려고 도끼를 들어 올렸으나 올라가지를 않는 것이었다.

「이것은 구돈의 신통력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했다.

그랬더니 도끼를 가진 손을 위로 올릴 수가 있었다.

「이것도 구돈의 신통력 때문이다.」

이같이 그들은 생각했다.

올렸던 도끼를 내리 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내려지지를 않았다.

「이것도 역시 구돈의 신통력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생각했다.

쪼개진 장작을 모아서 불을 붙였으나 장작은 타지를 않았다.

「이것은 구돈의 신통력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또 생각했다.

그랬더니 불이 붙여져서 장작이 타기 시작했다.

「이것도 또한 구돈의 신통력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생각했다.

이윽고 신체가 따뜻해 졌으므로 불을 끄려고 생각을 해서 물을 뿌리려고 하는데, 뿌려지지가 않았다.

「이는 구돈의 신통력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생각했다.

그랬더니 병이 기울어져지며 물이 화로 위에 쏟아졌다.

「이것도 또한 구돈의 신통력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생각을 했다.

불이 꺼졌기 때문에 물을 쏟는 것을 중단하려고 했으나 중지할 수가 없었다.

「이것은 구돈의 신통력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생각했다.

그랬더니 병은 원래대로 되돌아가게 되어 쏟는 것을 중단할 수가 있었다.

「이것 역시 구돈의 신통력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생각했다.

그때, 하늘이 갑자기 검은 비구름에 덮이어 코끼리 오줌과 같은 큰 빗방울이 내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물이 허리까지 차게 되었다.

카쇼오는 이 때,

「구돈은 단정해서 사람 중에서 제일이다. 이 큰 물 때문에 떠내려 가고 있지나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제자들을 이끌고, 한 척의 나무배에 타고는 석존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석존은 맨 땅을 걷고 있었으며, 그 땅위에서는 한 방울을 물기도 없었다. 그는 이를 보고는,

「구돈은 대신통력을 갖추고 있다. 무정한 것까지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은 얻고 있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석존이 있는 곳으로 가서 식사에 초대했다. 그랬더니 석존은,

『먼저 가십시오. 저는 한 발 늦게 가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카쇼오가 사라지자 마자, 거기서 그의 모습을 없애고는 카쇼오가 타고 있는 배밑을 뚫고, 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는 이를 보고는,

「구돈은 대신통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깨달음은 가지고 있지 않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랬더니 석존은 카쇼오를 향해서 엄숙히 말했다.

『너는 항상 마음속에 구돈은 자기와 같은 깨달음을 터득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너를 보건대, 너는 깨닫고 있지 않다. 아니 깨달음의 길에 향하고 있지도 않다.』

카쇼오는 드디어 석존에게 항복하고 말았다.

「구돈은 실로 대오도(大悟道)를 터득해서 대신통력을 갖추고 있다. 그를 따라서 수행(修行)하도록 하자.」

그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는 석존 앞으로 나아가, 석존의 길에 들어갈 것을 원했다. 석존은 이를 허락하고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에게는 五백명의 제자가 있다. 그 제자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카쇼오는 제자들을 모아 놓고, 자기는 구돈의 문하로 들어가서 수행하려고 한다는 결심을 말하고, 각자 자기 뜻대로 스승을 선택해서 길을 구할 것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그의 제자들은 입을 모아,

『우리들은 이미 구돈을 믿고 있었습니다. 다만 스승이 믿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즉시 머리털을 삭발하고 정의(淨衣)를 벗고 사화(事火)의 도구(외도(外道))가불을 존중해서 공양하는데 사용하는 도구)와 입을 가시는 물병과 함께 나인쟈나강에다 던져 버리고, 석존의 발에다 정례를 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석존은 五백명을 위해서 설법을 하고 법안(法眼)을 열게 하였다.

이 나인쟈나강의 하류에는 카쇼오의 다음 동생인 나다이카쇼오가 三백명의 제자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 중에서 한 사람의 제자가 강가에 나와 보니 강 위로부터 머리 털, 정의, 사화의 도구, 입을 가시는 물병 등이 떠내려 오는 것을 보고 놀라서 나다이카쇼오가 있는 곳으로 뛰어와서는,

『강 위로부터 머리 털, 정의, 사화의 도구, 입 가시는 물병 등이 떠내려오고 있습니다. 강 위에 살고 계시는 스승님의 형님은 웃필라카쇼오님이 누군가에 죽음을 당한 것이 아닙니까?』

이렇게 알렸다.

카쇼오의 끝 동생인 가야카쇼오는 二백명의 제자들과 함께 마가다가야(伽耶)시의 서남쪽에 있는 가야(伽耶)산 속에 살고 있었다.

나다이카쇼오는 이같은 보고를 받자마자 한 사람의 제자를 가야산으로 보내어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즉시로 돌아오도록 명했다.

이러한 전갈을 받은 가야카쇼오는 二백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급히 산을 내러와서 중형(仲兄)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두 사람의 동생은 한 사람의 제자에게 명해서 강 위에 사는 대형의 형편을 살피러 보냈다. 그 제자가 가보니 악인에게 죽음을 당하지도 않고 웃필라카교오는 살아 있었다. 그리고, 五백명의제자들과 함께 스님인 구돈에 입문하고 있었다.

그는 돌아서서 이러한 사실을 보고하였더니,

『총명해서 사물에 미망하지 않던 형님이 五백명의 제자들을 이끌고 구돈의 문화로 귀의하는 데는 반드시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우리들도 역시 신뢰하는 형님을 따라서 구돈의 문하로 들어가도록 하자.』

나다이카쇼오와 가야카교오는 제자들을 데리고 큰형을 찾아가서, 불문에 들어 갈 것을 알렸다. 웃필라카쇼오는 즉시 두 사람의 동생과 五백명의 그들의 제자들을 데리고 석존이 있는 곳으로 가서 불족을 정례하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존이여, 저에게는 나인쟈나 강가에 三백명의 제자를 가르치고 인도하고 있는 나다이카쇼오라고 하는 둘째 동생과, 가야산에서 二백명의 제자들을 교도하고 있는 가야카쇼오라고 하는 막내 동생이 있습니다. 그들이 지금 여기에 와서 세존을 따라서 길을 구하고 수행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저들의 출가를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석존은 그들의 출가를 허락하고 설법을 했다. 그들은 그것으로 인해서 법안을 열고, 정법(正法)을 열 수가 있었다. 이렇게 해서 불에 대하여 모든 것을 청정하게 한다는 덕이 있다고 해서, 불을 존중하고 이를 공양하는 세 사람의 사화 외도는 천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불문에 들어가서 스님이 되었다.

석존은 이들 제자들을 이끌고 나인쟈나강을 건너 마갈타(摩竭陀)의 수도 왕사성(王舍城)으로 향했다. 그것은 석존이 아직 수도하기 전, 이 나라의 왕인 빈파사라왕(頻婆娑羅王)과 만일 성도하게 되면 우선 왕사성으로 와서 왕을 제도하기로 약속했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석존의 일행은 왕사성 밖의 수풀 속으로 들어갔다.

석존은 수풀 안에 있는 젠쥬니쿨리츠 수왕 아래에다 자리를 정했다. 빈파사라왕은 이 말을 듣고, 군신을 거느리고 행렬을 정돈해서 석존을 만나기 위해서 왕사성을 나왔다.

장림(杖林)에 닿자마자 마차에서 내려 걸어서 수풀 속으로 들어갔다. 수풀에 들어가서 저 멀리를 바라보니 석존이 많은 제자에게 둘러싸여 젠쥬니쿨리츠 수왕(樹王)을 등으로 하고 자금색으로 안면을 빛내면서 앉아있었다.

왕의 마음은 기쁨으로 넘쳐 흘렀다. 그는 석존 앞으로 나아가 불족에 절을 하고 물러나서는 그 앞에 자리를 잡았다. 왕을 따라왔던 신하들도 저마다 석존께 예배를 하고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마갈타의 사람들은 석존과 나란히 세 사람의 형제가 천명이나 되는 제자들과 함께 앉아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카쇼오는 마갈타와 오오카의 두나라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석존이 카쇼오를 따라서 도를 구하고 있는지, 카쇼오와 그 제자들이 부처님을 따라서 수행을 하고 있는지를 분간하기 힘들었다. 석존은 사람들의 마음을 통찰하고는 웃필라카쇼오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너희들은 전과 다르다. 사화의 도구도 모두 버리고 말았다. 나는 카쇼오에게 사화의 도구를 버린 이유를 묻고 싶다.』

그랬더니 카쇼오는,

『아름다운 음식이나 여자를 구하기 위한 기도라는 것은 모두가 미망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사화의 도구를 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석존은 다시,

『아름다운 음식이나 여자에게 즐거움이 없다면, 천상과 지상의 어느 곳에 즐거움이 있느냐?』

이렇게 물었더니 카쇼오는,

『지금의 나의 눈에는 천상도 지상도 모두가 무상한 것이기 때문에 사화의 기도를 중지한 것입니다.』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답 만으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어느 쪽이 스승이고 어느 쪽이 제자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석존은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는 카쇼오에게 다음과 같이 명했다.

『카쇼오야, 뒤로 돌아 나의 등을 우러러 보아라.』

그랬더니 그는 허공으로 올라가 석존 앞에 내려와서는 석존의 발을 예배하고, 손으로 불속을 만지고 입으로 이를 울리고 스스로 이름을 밝히고 말하기를,

『세존은 저의 스승입니다. 저는 세존의 제자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부채를 가지고 석존의 뒤로 돌아가서 석존의 등을 부쳤다. 이리하여 마갈타 사람들은 전에 자기들이 숭배했던 카쇼오가 석존의 제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석존의 위대함에 놀랐다.

이리하여 석존은 빈파사라왕을 비롯하여 마갈타의 사람들을 위해서 설법을 했다. 그들은 이 법화에 따라서 모두 법안(法眼)을 열고, 정법(正法)을 볼 수가 있게 되었다.

<四分律 第三十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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