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국왕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나라에 성품이 거칠고 무자비한 폭군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왕의 반성을 일깨우기 위하여 왕의 지나친 행동을 탓하고 백성을 다스릴 줄 모른다고 규탄하였다.
왕은 이 말을 전해 듣고 대발 노발하여 누가 한 말인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근신의 말만 듣고 한 사람의 충성 된 신하를 책망하고 그의 등에서 백냥쭝의 살점을 베어냈다.
그 후, 그 신하의 무죄함을 알게 된 국왕은 후회하는 마음에서 천냥쭝 정도의 살을 구해서 백냥쭝의 살 대신으로 그 신하에게 주었다.
그렇지만 그의 등 상처의 고통은 여전하여서 밤낮으로 아픔을 못 이겨 괴로와 하였다. 왕은 이상하게 생각하여 근신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는 그렇게 괴로워 하는가? 백냥중의 살 대신 열 갑절의 살을 주었는데 그래도 부족한단 말이냐?』
『전하, 자식의 머리를 베고 천개의 머리를 준다 하여도 그 자식은 살아오지 않습니다. 열배의 살을 주었어도 있단 살점이 떨어져서 생긴 고통은 면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白喩經 第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