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스님은 닭우는 소리를 듣고 깨닫다

서산스님은 닭우는 소리를 듣고 깨닫다

서산스님의 속성은 최(崔)이고 이름은 운학(雲鶴)이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아버지의 친구에게 의탁해 있다가 20세를 전후하여 지리산 숭인장로(崇仁長老)에게 출가했다. 하루는 경전을 보다가,

홀문두성제창의(忽伴聲啼窓外)

갑자기 창밖에 우는 두견 소리를 들으니

만안춘산시고(滿眼春山是故鄕)

눈앞에 가득한 봄 산이 고향이로고

하더니 어느 날 마을에서는 닭 우는 소리를 듣고 장부의 능사를 마쳤다.

발백심비백(髮白心非白)

머리는 희나 마음은 희지 않음을

고인증루설(古人曾濡洩)

옛 사람이 말하지 않았던가.

금개일성계(今開一聲鷄)

이제 한 닭 소리를 듣고

장부능사필(丈夫能專畢)

장부의 일을 능히 마쳤다.

홀득자가저(忽得自家底 )

갑자기 내 집 밑에 이르니

두두지차이(頭頭只此爾)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오직 이것이로다.

만천금보장(萬千金寶藏)

장경이 천만 귀한 보배이지만

원시일공지(元是一空紙)

본래 한 공지(空紙)에 불과하다.」

<高僧法語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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