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현장자가 호랑이를 부리다

통현장자가 호랑이를 부리다

당나라 이통현(李通玄) 장자는 태원 고산노(高山奴)의 집에서 기숙하였는데 하루에 대추 열개와 솔잎으로 만든 떡 한 개씩만 먹고 살았다.

뒤에 그 집을 버리고 가다가 길가에서 그를 기다리는 듯한 순한 호랑이 한 마리를 만났다.

그래서 장자는 호랑이에게 말하였다.

「나는 장차 논(論)을 저술하고 화엄경을 번역하려 하니. 네가 마땅히 있을 자리를 정하라.」

호랑이는 장자와 바랑을 짊어지고 30여리를 가다가 한 토굴에 이르러 장자를 부려놓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러나 토굴 속에는 물이 없어 걱정하였더니 그날 저녁 바람과 우뢰가 요란하게 쳤다.

옆에 있던 늙은 소나무가 넘어지면서 그 뿌리에서 샘물이 솟아났다. 참으로 물맛은 감미로웠다.

장자는 그날 저녁부터 논을 짓기 시작하였다.

마음에 현오한 진리가 입속에서 광명으로 변하여 등불을 대신하였다.

그 때 용모가 화려한 절세의 두 미인이 머리에 흰 수건을 쓰고 찾아와 장자를 위하여 물을 긷고 향을 사르고 지필을 공급했으며 묘시 진시가 되면 향기 그윽한 정식을 가져왔다.

이렇게 5년을 와 시봉했으나 그들의 오고간 것을 알지 못하니 다 이는 성현의 화신임에 틀림없다.

<華嚴論節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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