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바이정행법문경(優婆夷淨行法門經) 02. 하권

우바이정행법문경(優婆夷淨行法門經) 02. 하권

2. 수학품(修學品) ②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몸에서 황금색 광명이 밝게 비춰서 마치 금으로 된 산과 같을 수 있는가?
여래는 지난날 무량겁 동안 항상 선(善)을 닦기를 좋아하여 성내거나 분노하지 않았다. 만약 어떤 중생이 욕하며 꾸짖거나 때리더라도 모두 다 참아내어 분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항상 스스로 참회하여 부끄럽게 여기고 대비(大悲)의 마음을 냈으니, 이는 모두 과거에 일찍이 지은 업의 과보이다.

항상 자신을 엄하게 꾸짖으며 또한 보시를 행하였으니, 부드러운 모직물이나 담요 추마(芻摩)1)ㆍ겁패(劫貝)2)ㆍ교사야(憍奢耶)3)로 만든 옷과 같은 것들을 항상 사람들에게 베풀었다.

이와 같이 거듭하여 한량없는 세월동안 쌓은 공덕이 높고 커서 항상 천상의 즐거움을 누렸고, 인간세계에 하생해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몸이 황금색이었으며 모든 금색 가운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뛰어났다.

이런 모습 때문에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서 왕 노릇 할 것이니, 사천하에서 부드러운 모직물이나 담요로 된 깔개나 추마ㆍ겁패ㆍ교사야로 만든 옷이나 흠바라(欽婆羅)4) 옷 등 일체 세간의 부드러운 물건을 다 얻는다. 만약 출가자라면 성불할 것이니, 인간세계의 곱고 부드러운 의복이나 깔개나 겁패ㆍ추마ㆍ흠바라 옷 등의 이와 같은 물건을 여래는 다 얻는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성내거나 분노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항상 참회하고 부끄러워하여 자신을 엄하게 꾸짖으며
곱고 미묘한 옷을 보시하니
최상의 모직물은 값으로 헤아릴 수 없는 물건이네.

늘 중생에게 보시하며
보시를 하고 나면 마음이 기뻐서
뛸 듯이 좋아하여 인색하지 않으니
마치 사람이 불을 끄듯 하였네.

물건을 내놓는 것을 크게 기뻐하고
선업(善業)을 쌓은 것이 한량이 없어서
천상에 태어나 쾌락을 누리고
이로부터 인간 세계에 하생하니,
대인의 모습을 얻어
신체가 황금색인데
마치 금으로 된 산왕(山王)과 같네.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리니
사천하를 잘 보호하고
부드러운 촉감의 옷을 많이 얻어서

하나의 옷이 천만(千萬)의 값어치 이며,
도를 배운다면 성불하리니
천상과 인간과 용과 신(神) 등을 교화하고
의복 또한 그와 같으리라.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남근(男根)이 말[馬]처럼 몸 안에 숨겨지는 모습을 얻을 수 있는가?
여래는 과거 무량겁 동안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수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대중들을 잘 화합했으니, 부모ㆍ남녀ㆍ형제ㆍ자매ㆍ친척ㆍ권속ㆍ선우ㆍ선지식 및 심지어 축생과도 잘 지냈으며, 만약 이별의 아픔[別離苦]이 있어서 화합하기를 즐거워하는 사람이라면 그 좋아하는 바에 따라 잘 화합시켜 그를 기쁘게 해 주었다.

이러한 업 때문에 쌓은 공덕이 높고 넓어서 항상 천상에 태어나 천상 세계의 복락을 누리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도 이와 같이 거듭하여 한량이 없고 가없었으므로 마침내 일생보처에 이르러 남근이 말처럼 몸속에 숨겨지는 상을 얻었다.

이런 모습 때문에, 천 명의 아들이 있는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서 왕 노릇하리라는 기별을 받으니, 그 천 명의 아들은 용맹하고 건장하여 원수와 적을 조복시킬 수 있다. 만약 출가하면 성불할 것이니, 법(法)을 따라 태어난 아들의 수가 천만을 넘어서며, 그들은 용맹하고 힘이 세어서 마군[魔怨]을 물리칠 수 있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과거 한량없는 세월 동안
본래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대중을 화합하여
안락하게 살도록 하였으니

부모나 남녀
형제자매나
친척과 모든 권속들
선우와 선지식 등이었네.

만약 헤어져 괴로워하는 이라면
잘 화합시켜 안락하게 했으니
이렇게 행한 업 때문에
항상 천상에 태어났네.

천상 세계의 즐거움을 누리고
인간 세계로 하생해서는
남근이 말처럼 몸속에 숨겨지는 모습을 얻으니,
현세에 천 명의 아들을 얻는다네.

그들은 용맹하고 건장하여 비교할 수 없고
능히 원수와 적을 항복받으며
항상 부모를 공양하여
기쁨과 즐거움을 얻게 하네.

만일 출가하면 부처가 되리니,
법으로 낳은 아들이 천만이나 되어
계(戒)와 정(定)과 신통력으로
능히 악마와 원수를 꺾어 조복시키네.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청정한 몸이 원만하여 니구율(尼俱律 )나무와 같고 몸을 세워 똑바로 하면 손이 무릎에 닿는 모습을 얻을 수 있는가?
여래는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큰 자비를 닦아 선과 악, 거칠고 미세함, 평등한 법과 평등하지 못한 법을 잘 관찰하여, 이것은 지혜로운 것이고 이것은 어리석은 것이며 이것은 정진하는 것이고 이것은 게으른 것이며 이것은 성냄이고 이것은 인욕이라고 이와 같이 분별하여 그 등류(等類)에 따라 그들을 가르쳐 이끌었다.

이러한 업 때문에 거듭하여 한량없이 천상 세계의 사람으로 있다가 마침내 일생보처에 이르렀으며,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첫째는 청정한 몸이 원만하여 니구율나무와 같고, 둘째는 몸을 세워 똑바로 하면 손이 무릎에 닿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 할 것이니, 재물이 한량없어서 금ㆍ은ㆍ유리ㆍ차거(車𤦲)ㆍ마노(馬瑙)ㆍ산호ㆍ호박ㆍ진주 등의 보배와 5곡이 풍족하여 곳간이 차고 넘친다. 만약 출가자라면 성불할 것이니, 일곱 가지 재산인 믿음ㆍ계율ㆍ보시ㆍ다문ㆍ지혜ㆍ참회ㆍ부끄러워함을 갖춘다.

여래 또한 이와 같은 것들이 한량없고 가없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과거 세상에서
중생의 입장을 잘 헤아려
선택하고 분별하여
모두 다 평등하게 관찰하고
항상 낱낱 중생의 입장을 파악하여
그 근기에 따라 마땅히 베풀어 주었네.

이렇게 업을 행하였기 때문에
항상 천상의 사람으로 태어나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몸을 곧게 세워 굽히지 않고
양 손으로 무릎을 만질 수 있으니
마치 니구율나무가
땅으로부터 보기 좋은 모양으로 자라나듯이
부처님 몸 또한 이와 같네.

무량겁 이래로
선업을 행하여 인간 세계에 태어나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나타내어
재물이 많고 천하를 태평하게 하니,
재가자라면 5욕(欲)을 누리고
전륜성왕이 되며
5욕을 버리고 출가한다면
무상존(無上尊)을 이루리라.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세 가지 대인의 모습인 사자 같은 가슴과 정수리로부터 햇빛 같은 광명이 나오는 것과 어깨와 목 사이가 둥글고 원만함을 얻을 수 있는가?
여래는 과거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중생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여 안락하게 살도록 했으며, 믿는 마음으로 계를 지니고 많이 듣고 배웠으며, 아내ㆍ첩ㆍ남녀 시종ㆍ좌우의 권속ㆍ친척들에게 재산ㆍ곡식ㆍ밭ㆍ집ㆍ노비ㆍ소ㆍ양ㆍ코끼리ㆍ말ㆍ짐수레ㆍ사람이 타는 수레를 베풀어 생활을 향상시켜주었다.

이런 업 때문에 항상 천상 세계에 태어나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세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으니, 첫째는 사자와 같은 가슴을 지니고, 둘째는 정수리로부터 햇빛 같은 광명이 나오며, 셋째는 어깨와 목 사이가 둥글고 원만하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 할 것이니, 법이 항상 늘어나 자라며 재물과 전답과 5곡이 풍족하여 아내ㆍ자식ㆍ권속ㆍ노비ㆍ시종ㆍ선우ㆍ선지식 등 일체를 구족하여 줄어들지 않는다. 만약 출가자라면 성불할 것이니, 일곱 가지 재보를 갖추고 4부(部)의 권속들도 줄어듦이 없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믿는 마음으로 계를 지니고
많이 듣고 배우며
노비와 코끼리와 말과
소와 양과 전답과 집을
아내와 자식과 권속과
선우나 선지식에게 베풀고

항상 선한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그들로 하여금
색력(色力)을 안락하게 하여
크게 향상됨을 얻게 할까 생각했네.

이러한 업 때문에
항상 천상 세계에 태어나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으니

사자와 같은 가슴을 지니고
정수리로부터는 햇빛같은 광명이 나오며
어깨와 목 사이가 둥글고 원만한
세 가지 모습의 기별을 성취하네.

만약 재가자라면
권속과 아내와 자식
노비와 코끼리와 말이
모두 다 흥성하며

만약 출가자라면
성불하리니
권속들이 늘어나서
줄어듦이 없는 법을 얻으리라.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가슴에 만(卍)자를 얻을 수 있는가?
여래는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중생을 괴롭히지 않았고 매나 회초리로 때리지 않았으며, 또한 가두거나 묶어두지 않았다.

이러한 업 때문에 선행을 쌓은 것이 높고 넓어서 항상 천상 세계에 태어나며,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으니, 가슴에 만(卍)자가 있다.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니, 온갖 질병이 없고 네 계절에 잘 적응하여 추위나 더위를 타지 않으며, 만약 출가자라면 성불할 것이니, 역시 온갖 질병이 없고 항상 조화를 잘 이루어 추위와 더위를 느끼지 않으며 몸이 가볍고 날래서 삼매에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을 가두거나 묶지 않고
매나 회초리도 들지 않으며
온갖 칼이나 몽둥이로
중생들을 가해하지 않았으니,

이러한 업을 행했기 때문에
항상 천상 세계에 태어나
천상의 쾌락을 누리고
일생보처에 이르며,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으니
가슴에는 만(卍)자가 있느니라.

이러한 상호가 있기 때문에
온갖 질병이 없고
재가이든 출가이든
항상 쾌락을 누리리니,

만약 찰리(刹利) 종성을 얻으면
사천하를 다스리는 왕이 되고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면
무상존(無上尊)이 되어
최상의 미묘한 즐거움을 누리리라.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눈 아래가 청련화(靑蓮華)처럼 감색이고 눈썹을 깜박이면 감색의 광명이 나올 수 있는가?
부처님은 과거 무량겁 동안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선행을 닦았으니, 악한 마음으로 눈을 흘기거나 내리깔고 중생을 바라보지 않았으며, 욕심으로 노려보거나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바라보지 않았고, 항상 기쁜 마음으로 성냄과 탐애와 어리석음을 떠나 중생을 똑바로 보았다.

이러한 업 때문에 항상 천상 세계에 태어나 천상의 쾌락을 누리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첫째는 눈 아래가 감청색이고 위 아래로 눈을 잘 깜박이며, 둘째는 눈썹이 가늘고 부드러워 깜박일 때마다 가늘고 긴 감색 광명의 불꽃을 일으킨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 할 것이니 모든 백성ㆍ사문ㆍ바라문ㆍ찰리ㆍ거사ㆍ아내ㆍ자식ㆍ권속ㆍ신하ㆍ시종들이 늘 살펴보면서 싫증내지 않으며, 만약 출가자라면 성불할 것이니 4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천상ㆍ인간ㆍ아수라ㆍ마후라가ㆍ건달바 등 일체 중생이 좋은 마음으로 기뻐하고 여래를 우러러 보면서 싫증내지 않는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과거세에
본래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온갖 선행을 닦았으니
분노하는 마음으로
눈을 내리깔고 쳐다보지 않았고

또한 애욕에 물들어
탐욕스런 마음으로 중생을 보지 않았으며
눈이 깨끗하여 티끌과 더러움을 떠나
기쁜 마음으로 똑바로 보았네.

이러한 업을 행했기 때문에
항상 천상 세계의 사람으로 태어나
일생보처에 이르렀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눈썹이 감색인 상호를 얻으니
눈이 청련화와 같고
위 아래로 어둠과 밝음을 갖추었네.

이러한 대인의 모습 때문에
총명한 지혜를 수기(受記)하여
일체의 모든 중생들이
보기를 좋아하여 싫증내지 않네.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리니
대지혜를 성취하고
일곱 가지 보배를 다 갖추어
능히 사천하를 조복하며
출가자라면 성불하여
일체지(一切智)를 획득하리라.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정수리에 살상투[肉髻]가 있고 머리카락이 감청색인 모습을 얻을 수 있는가?
여래는 과거세에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공덕을 짓는 데 있어 항상 다른 사람보다 앞섰고, 몸과 입과 마음의 업으로 보시나 지계를 행하고 달마다 6재(齋)5)를 행하였으며, 부모ㆍ사문ㆍ바라문ㆍ친한 벗ㆍ권속ㆍ나이 드신 분ㆍ덕이 있는 어른을 공양하였다. 또한 다시 온갖 선행을 하였으니,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이러한 행 때문에 한량없는 공덕을 쌓아 항상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마침내 일생보처에 이르렀으며,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첫째는 정수리에 살상투가 있는 것이고, 둘째는 머리카락이 감청색인 것이다.

이런 모습 때문에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할 것이니 모든 백성들의 의지처가 되고 , 만일 출가자라면 성불할 것이니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人非人)등의 귀의처가 된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과거세에
선행을 닦는 가운데 우두머리로서
항상 범행(梵行)을 닦아 지녀
사람들의 의지처가 되었네.

목숨이 다한 뒤에는 천상에 태어나
천상 세계의 온갖 쾌락을 누리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정수리에는 살상투가 있고
머리카락은 감청색이네.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 하리니
5계(戒)와 10선(善)으로
백성들을 덮어 보호하며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무상존(無上尊)이 되리니
항상 계(戒)와 정(定)과 혜(慧)로
중생들을 가르쳐서
모든 천상과 인간과
용신(龍神)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 등의
귀의처가 되느니라.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낱낱의 털구멍마다 하나의 털이 나고 양 눈썹 사이에 마치 도라면(兜羅綿)과 같은 하얀 털이 나는가?
부처님은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거짓말하지 않는 것을 수행하여 거짓말을 버렸으며, 항상 진실한 말을 수행하여 진실한 말을 보호하고 간직하였고, 바른 마음으로 진실한 말을 하여 또한 꾸미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말하는 것이 부드러워서 중생을 따랐다.

이러한 업 때문에 항상 천상에 태어나 천상 세계의 쾌락을 누리고, 인간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으니, 첫째는 낱낱의 털구멍에 하나의 털만이 나고 그 털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모두 오른쪽으로 돌아나고 먼지나 물이 묻지 않으며, 둘째는 양 눈썹 사이에 하얀 색 털이 나서 그 광명이도라면과 같이 곱고 윤기가 난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만일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 할 것이니, 모든 백성들이 불이 활활 타오르듯 늘어나서 쾌락이 끝이 없으며, 만일 출가자라면 성불할 것이니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사부대중과 권속이 늘어나서 한량없고 가없이 세계에 가득 찬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과거세에
항상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입으로는 일찍이 헛되이 속이거나
진실되지 못한 말을 하지 않았으며
세간 사람들을 따라주어
말을 함에 과실이 없었네.

이러한 업을 행했기 때문에
항상 천상 세계의 사람으로 태어나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나니
양 눈썹 사이 하얀 털의 광명은
부드럽기가 도라면과 같으며
틸 구멍에는 털이 두 개씩 나는 법이 없고
낱낱의 털이 다 오른쪽으로 돌아났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널리 사천하에 왕 노릇 하리니
백성들이 늘어나게 하며
만약 집을 버리고 도를 배운다면
대법왕(大法王)이 되리니
모든 천상과 인간을 가르쳐서
정법(正法)이 늘어나게 하리라.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입 안에 마흔 개의 치아가 있고, 그 치아가 희고 가지런하며 치밀할 수 있는가?
여래는 지난날 무량겁 동안에 항상 이간질하는 말을 하지 않음을 수행해서, 이간질하는 말을 버리고 이간질하는 말을 멀리 하였으니, 여기서 듣고 저기로 말을 옮기지 않으며 저기서 듣고 여기로 말을 옳기지 않아서 저기나 여기서 듣고는 이롭고 기쁘게 그 내용을 잘 말해 주었다.

이러한 업 때문에 항상 천상 세계의 즐거움을 누리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첫째는 입 안에 마흔 개의 치아가 있고, 둘째는 치아가 희고 가지런하고 치밀하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 할 것이니, 도적이 없고 권속들이 청정하고 견고하여 무너지지 않으며, 만약 출가하면 부처가 될 것이니 4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를 얻어 여래의 법장(法藏)을 견고하게 잘 받아 지녀서 네 가지 마(魔)6)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래는 과거세에
이간질을 하지 않음을 닦고
중생과 싸우지 않았으며
대중들을 잘 화합하였네.

이런 업을 행하여 천상 세계에 태어나
온갖 천상의 쾌락을 누리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으니
입 안에 마흔 개의 치아가 있어
하얗고 깨끗하며 가지런하고 치밀하네.

만약 찰리의 종성을 얻으면
재가에서 사천하의 왕이 되리니
네 종류의 병사가 있어
굳세고 단단하여 막거나 무너뜨리기 어려워서
찰리나 바라문이
항상 움직이게 할 수 없으며

만약 출가하면 부처가 되리니
그 사부대중 역시 그러하여
늘 모든 천상과 인간이
공경하여 존중하리라.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넓고 긴 혀의 모습과 가릉빈가의 소리와 같은 범음(梵音)의 소리를 낼 수 있는가?
부처님은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거친 말을 하지 않고, 거친 말을 버렸으며, 거친 말을 멀리하였으니, 항상 선한 말과 부드럽게 말하는 것을 수행하여 그들의 마음에 들어가 듣기 좋도록 하였고, 자비롭게 말하고 저버리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크게 은혜로운 말을 하였으니, 사람들이 좋아하였다.

이러한 업 때문에 부지런히 쌓은 공덕이 높고 넓어서 항상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으니, 첫째는 혀가 넓고 길어서 능히 얼굴을 덮을 수 있으며, 둘째는 범음(梵音)이 부드러워 마치 가릉빈가의 소리 같아서 사람들이 즐겨 듣도록 한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할 것이니, 그가 하는 말은 모든 백성들이 다 즐겨 듣고 환희하여 받아 지니며, 만약 재가 생활을 좋아하지 않아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면 성불할 것이니, 법을 설하면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하늘ㆍ용ㆍ야차ㆍ인비인(人非人) 등이 모두 머리를 조아리고 받아서 기뻐하며 받들어 행한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과거세에
항상 좋은 말 하는 것을 닦아
성내거나 노하지 않았고
싸우거나 거친 말을 하지 않았으며

항상 자비로운 말을 닦아
끝내 바르고 부드러웠으니
이와 같이 일미어(一味語)인
연후에야 말하였네.

이러한 업을 행했기 때문에
혀가 넓고 긴 모습과
범음이 깨끗하고 부드러워
가릉빈가 새의 소리와 같은 음성을 얻었네.

이 두 가지 대인의 모습 때문에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리니
그가 말하는 것을
백성들이 모두 받아 행하고

출가하면 성불하리니
능히 무상륜(無上輪)을 굴려
미묘한 법을 설하면
천상과 인간과 아수라와
용신(龍神)과 야차 등
들은 자들은 모두 받들어 행하리라.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사자의 턱과 같은 모습을 얻을 수 있는가?
부처님은 과거세에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교묘하게 꾸미는 말을 하지 않음을 닦았으며 교묘하게 꾸미는 말을 버리고 멀리하였다. 적절한 말을 하였고 의미 있는 말을 하였으며, 진리의 말을 하였고 위의(威儀)가 있는 말을 하였고 항상 있는[常主] 말을 하였으며 끝이 있는 말[有邊語]을 하였다.

이러한 업 때문에 한량없는 공덕을 쌓아 항상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인간세계에 하생해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사자의 턱과 같은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 할 것이니, 모든 백성들이 어느 누구도 그를 정벌할 수 없으며, 만약 출가자라면 성불할 것이니, 하늘ㆍ인간ㆍ아수라ㆍ범(梵)ㆍ마(魔)ㆍ사문ㆍ바라문 등 안팎의 원수들이 어느 누구도 여래를 정벌할 수 없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과거세에 항상
고요하게 꾸미는 말을 하지 않음을 닦았고
또한 스스로 칭찬하고 기리거나
온갖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무의미한 말을 끊고
항상 시의에 알맞은 말을 닦았으며
말을 해서는 모든 중생을
기쁘고 이롭게 하였네.

이러한 업을 행했기 때문에
항상 천상 사람의 즐거움을 누리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사자의 턱과 같은 모습을 성취하였네.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위의로 사천하를 조복시키리니
이러한 대인의 모습 때문에
어느 누구도 그를 정벌할 수 없으며

출가하면 성불하리니
사문이나 범(梵)이나 마왕이나
천상이나 인간이나 아수라나
마후라가, 긴나라 등
안팎의 모든 원수들
어느 누구도 그를 정벌할 수 없다네.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마흔 개의 치아가 가지런하고 치밀하며 하얗고 깨끗하게 빛나는 모습을 얻을 수 있는가?
부처님은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나쁜 생활을 버리고 바른 생활을 스스로 꾸렸으며, 또한 말[斗]로 되거나 저울로 달 때 속이지 않았고, 위세를 부려 다른 사람들의 재물을 멋대로 빼앗지 않았으며, 가짜 물건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지 않았고, 형태를 바꾸는 속임ㆍ좋아하는 척 하는 속임ㆍ촉감의 속임ㆍ정진(精進)하는 것처럼 하는 속임 등 이와 같은 일체의 기만하는 법을 모두 다 끊어 없앴다.

이러한 업 때문에 공덕을 쌓은 것이 높고 넓어서 목숨이 다하면 천상 세계에 태어나 천상 세계의 사람으로서 열 곳[十處]의 즐거움을 누렸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천상 세계의 수명이고, 둘째는 천상 세계의 오묘한 색이며, 셋째는 천상 세계의 즐거움이고, 넷째는 천상 세계에서 그 이름이 나는 것이며, 다섯째는 천상 세계의 왕이 되는 것이고, 여섯째는천상세계의 색이며, 일곱째는 천상 세계의 소리이고, 여덟째는 천상 세계의 향이며, 아홉째는 천상 세계의 맛이고, 열째는 천상 세계의 감촉이니, 이를 열 가지라고 한다.

천상 세계의 즐거움을 누리고 나서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으니, 첫째는 치아가 크거나 작지 않아 일정하고, 둘째는 치아의 색이 희고 깨끗하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만약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 왕 노릇 할 것이니, 네 부류의 병사들과 바라문 무리와 찰리들 무리 그리고 마을이나 성읍에 살고 있는 대신(大臣)ㆍ장자(長者), 그들의 부인과 채녀(婇女) 및 많은 아들들이 모두 다 엄정(嚴淨)하며, 만약 출가자라면 성불할 것이니, 역시 4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하늘ㆍ인간ㆍ아수라ㆍ건달바 등이 모두 또한 청정하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과거세에
모든 악한 생활을 버리고
청정한 법의 이로움으로
바른 생활을 닦아 지녀
능히 중생들의 괴로움을 없애
그들에게 안락함을 얻게 하였네.

이러한 업을 행했기 때문에
천상 세계의 열 가지 즐거움을 누리니
항상 모든 천상의 사람들이
나를 존중하고 찬탄하였네.

오락(娛樂)과 쾌락을 누리고 나서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선업을 쌓은 것이 감응하여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치아는 성글거나 잘지 않고
그 색은 빛나며 하얗고 깨끗하였네.

만약 찰리의 종성을 얻어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리니,
네 부류의 병사들이 둘러싸는데
그들은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으며
만약 출가하면 부처가 되리니

항상 모든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하늘ㆍ인간ㆍ아수라
용ㆍ신ㆍ야차 등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으며
모두 공경하여 에워싸리라.

“비사가여, 이상이 스무 가지를 수행하여 서른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은 것이니, 이러한 모습이 있기 때문에 여래의 미묘한 몸을 장엄하게 된다.

또한 비사가여, 부처님의 몸에는 다시 80종호(種好)가 있다.

무엇을 80종호라 하는가? 첫째는 손톱이 홍적색이고, 둘째는 손톱이 봉긋하게 솟아올라 있으며, 셋째는 손톱이 매끄러우며 깨끗하고, 넷째는 손톱이 원만하고 만족스러우며, 다섯째는 손가락이 둥글며 원만하고, 여섯째는 손가락이 가늘고 곧으며, 일곱째는 손가락 사이가 긴밀하고, 여덟째는 손가락이 깨끗하고 고우며, 아홉째는 손과 발의 살이 통통하고, 열 번째는 손과 발의 안쪽이 붉은 색이며, 열한 번째는 손과 발이 원만평등하고, 열두 번째는 손과 발의 내부가 원만하며, 열세 번째는 손금이 깊고 뚜렷하고, 열네 번째는 손금이 단정하고 곧으며, 열다섯 번째는 손금이 가늘며 길고, 열여섯 번째는 손과 발이 윤택하며, 열일곱 번째는 손금이 어지럽지 않고, 열여덟 번째는 복사뼈가 툭 튀어나오지 않았으며, 열아흡 번째는 무릎 앞쪽이 원만하고, 스무 번째는 무릎마디가 차례대로 만족스러우며, 스물한 번째는 걷는 모습이 가지런하여 단정하고, 스물두 번째는 사자의 왕처럼 다니며, 스물세 번째는 거위의 왕처럼 걷고, 스물네 번째는 용왕이 걷는 모습이며, 스물다섯 번째는 소의 왕이 걷는 모습이고, 스물여섯 번째는 걸으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으며, 스물일곱 번째는 걸음걸이가 어지럽지 않고, 스물여덟 번째는 윗몸이 바르고 곧으며, 스물아홉 번째는 부처님의 몸은 세간 사람을 넘어서고, 서른 번째는 일체가 만족스러우며, 서른한 번째는 부처님의 몸은 모두 훌륭하고, 서른두 번째는 신체가 평평하고 바르며, 서른세 번째는 신체가 만족스럽고, 서른네 번째는 신체가 바르고 곧으며, 서른다섯 번째는 신체가 매끄러우며 윤택하고, 서른여섯 번째는 몸이 차례대로 크거나 작으며, 서른일곱 번째는 신체가 정결하고, 서른여덟 번째는 신체가 유연하며, 서른아홉 번째는 신체가 적정(寂靜)하고, 마흔 번째는 신체가 조밀하고 섬세하며, 마흔한 번째는 신체가 긴밀하고, 마흔두 번째는 신체가 단정하고 위엄이 있으며, 마흔세 번째는 모든 신체 기관이 바르며 점잖고, 마흔네 번째는 몸의 색이 검지 않으며, 마흔다섯 번째는 신체에 검정 사마귀가 없고, 마흔여섯 번째는 몸의 털이 깨끗하고 고우며, 마흔일곱 번째는 배의 모습이 둥글며 원만하고, 마흔여덟 번째는 배에 가로줄 무늬가 없으며, 마흔아홉 번째는 신체가 밝고 깨끗하여 모든 색상이 잘 드러나 있고, 쉰 번째는 배꼽이 깊으며, 쉰한 번째는 배꼽의 구멍이 둥글며 원만하고, 쉰두 번째는 배꼽의 문양이 오른쪽으로 돌아 있으며, 쉰세 번째는 배꼽의 구멍이 움푹 패지 않았고, 쉰네 번째는 배꼽의 입구가 길지 않으며, 쉰다섯 번째는 배꼽의 입구가 짧지 않고, 쉰여섯 번째는 배꼽의 털이 아래로 이어져 있으며, 쉰일곱 번째는 용의 이빨과 같은 모습을 얻고, 쉰여덟 번째는 치아가 입술을 넘어서지 않으며, 쉰아홉 번째는 네 개의 치아가 둥글며 원만하고, 예순 번째는 네 개의 치아 끝이 예리하며, 예순한 번째는 네 개의 치아가 가늘며 길고, 예순두 번째는 네 개의 치아가 가지런하고 빈틈이 없으며, 예순세 번째는 혀가 넓으며 유연하고, 예순네 번째는 혀의 색이 붉어 보기 좋으며, 예순다섯 번째는 범음(梵音)의 음성이 지극히 오묘하고, 예순여섯 번째는 코끼리 왕과 같은 소리이며, 예순일곱 번째는 가릉빈가의 소리와 같고, 예순여덟 번째는 잇몸이 원만하며, 예순아홉 번째는 코가 납작하지 않고, 일흔 번째는 코가 높고 길게 잘 정돈되어 있으며, 일흔한 번째는 콧구멍이 정결하고, 일흔두 번째는 코가 반듯하고 넓으며, 일흔세 번째는 눈이 보기 좋게 크고 겉이나 속이 매끄러우며 깨끗하고, 일흔네 번째는 눈동자가 검고 빛나며, 일흔다섯 번째는 속눈썹이 차례로 잘 나 있고, 일흔여섯 번째는 눈썹이 반달 모양과 같아 원만하게 넓고 길게 나 있으며, 일흔일곱 번째는 눈썹이 검고 윤기가 나며 그 길고 짧음이 차례대로이고, 일흔여덟 번째는 눈썹이 순수한 색이어서 매끄러우며 깨끗하고 광명이 있으며, 일흔아홉 번째는 귀가 모두 단단하게 아래로 뻗어 안과 밖이 모두 깨끗하고, 여든 번째는 머리털이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오른쪽으로 돌아나 차례대로 가늘고 기니, 모두가 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비사가여, 이상을 여래가 지니는 여든 가지 좋은 모습이라 한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오랜 밤 동안
일체의 금계(禁戒)를 받아 지니고
한량없는 고행을 했으니
대범지(大梵志)라 하네.

서른두 가지와
그에 따른 여든 가지를 얻어서
그 몸을 영락으로 장엄하고
천상과 인간 가운데 존중받는 이가 되니

그 광명이 치성하고
끝없이 밝게 비추어
청색과 황색과 적색과 백색 광명이
다시 서로 들어가 섞이네.

완연하게 돌아들어
두루 허공에 가득하게
대광명을 놓아서
한량없는 세계를 비추니
그 가운데 광명이
삼천세계를 밝게 비추네.

여래의 변함없는 광명은
일심(一尋)을 비추니
만약 대광명을 놓는다면
해와 달이 숨고 가려져
마치 해가 뜨면
별들이 드러나지 않음과 같네.

만일 그 가운데 빛으로
세계를 비춘다면
햇빛을 달빛에 비하고
달빛을 별빛에 비하는 것과 같네.

온갖 행에 감응하여
이와 같은 몸을 얻으니
모든 중생이
보기 좋아하고
기뻐 우러르며
싫증내지 않는다네.

3. 서응품(瑞應品)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마치시자 비사가모는 뛸 듯이 기뻐하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수태되어 처음 태어날 때에 몇 가지 특이하고 미묘한 모습을 세간에 나타냅니까?”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태어날 때에는 열여섯 가지 특이하고 상서로운 모습이 있다.

무엇이 열여섯 가지 모습인가? 이른바 보살이 도솔천의 몸을 버리고 기억이 분명한 채로 모태(母胎)에 머무르니, 이것이 첫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천상 세계의 몸을 버리고 어머니의 태에 머무를 때에 광명이 저절로 세간을 비추니, 세간의 한가운데 아득히 어두운 곳에 해와 달과 별의 빛이 비출 수 없는 곳까지 모두 다 크게 밝아진다.

그 가운데 있는 중생들은 서로 바라보며 다들 이렇게 말한다.

‘이 가운데서 어떻게 홀연히 중생을 낳는 것일까?’

일체 세간의 범(梵)이나 마(魔)나 사문이나 바라문이 갖고 있는 광명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다시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모든 수미산이 진동하여 그치지 않으니, 이것이 두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태에 머무를 때, 네 명의 천자(天子)들이 엄숙하고 정중한 태도로 사방에서 받들어 모시고 보살과 보살의 어머니를 수호하여 세간의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들이 괴롭히거나 해치지 못하도록 하니, 이것이 세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태에 머무를 때, 그 어머니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계를 지키도록 하여 살생이나 도둑질이나 사음(邪婬)이나 거짓말이나 술 마시는 일을 하지 않게 하니, 이것이 네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태에 머무를 때, 그 어머니의 마음이 청정하고 욕심이 없어 외부의 사람이 그녀를 보더라도 부정한 마음을 내지 않으니, 이것이 다섯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태에 머무를 때, 항상 그 어머니로 하여금 큰 이익을 얻게 하고 색(色)ㆍ향(香)ㆍ미(味)ㆍ촉(觸)이 자연스럽게 이르니, 이것이 여섯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태에 머무를 때, 어머니는 항상 안락하고 온갖 질병이나 배고픔ㆍ갈증ㆍ추위ㆍ더위ㆍ극도로 피곤한 걱정 등이 없으며 보살도 역시 그러하다.

보살이 태 안에 있는 동안에 어머니는 항상 그를 볼 수 있다. 비유하자면 진마니비류라보(眞摩尼毘琉羅寶)는 여덟 모서리가 청정하고 안과 밖이 맑고 투명하며 일체가 갖추어져 있는데, 5색의 실로 그것을 꿰면 눈 밝은 사람은 손에다 놓고서 그 구슬의 여덟 모서리와 5색의 실을 보고 청색ㆍ황색ㆍ적색ㆍ백색을 분명하게 헤아릴 수 있는 것처럼, 보살이 태에 머무는 것도 역시 이와 마찬가지여서 그 어머니가 몸과 머리와 눈과 손과 발 등 모든 신체의 부분들을 보는 데 있어 어떤 장애도 없으니, 이것이 일곱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난 지 7일이 지나면 그 어머니의 수명이 다해 도솔천에 태어나 천상의 쾌락을 누리니, 이것이 여덟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보통 평범한 사람은 수태된 지 아홉 달이 되거나 열 달에 이르면 태어나지만 보살은 그렇지 않다. 반드시 열 달을 채운 뒤에야 태어나니, 이것이 아홉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세간의 여인들이 산기를 느낄 때에는 몸이 고통스러워 앉았다가 누웠다가 그 자리가 편안치 못하다가 그런 후에야 아이를 낳지만, 보살이 태어날 때에는 온갖 질병이나 괴로움이 없고 기뻐 노닐다가 손을 들고 서서 낳으니, 이것이 열 번째로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태 밖으로 나올 때에는 천상의 사람들이 받들어 영접하고 나중에 세간 사람들이 받들어 간직하니, 이것이 열한 번째로 특이한 법이다.

세간 사람들이 받든 다음에는 네 명의 천자가 받들어 영접해서 공경히 받아 어머니 앞에 놓고는 마음이 크게 기뻐 함께 소리 내어 말하기를, ‘훌륭합니다. 부인이여, 큰 위덕을 가진 용맹하고 건장한 아들을 낳으셨습니다’라고말하니, 이것이 열두 번째로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처음 태어날 때 양수나 피 또는 태막(胎膜) 등 온갖 깨끗하지 못한 것들이 없어서 그 몸이 청정하기가 마치 마니주를 가사국(加私國)의 모직물로 싸면 서로를 더럽히지 않는 것과 같다. 왜냐 하면 모두 깨끗하기 때문이다. 보살이 처음 태어날 때도 마찬가지여서 청정하여 더러움에 물들지 않음이 마니주와 같고 그 어머니도 곱고 정결함이 또한 저 융단과 같으니, 이것이 열세 번째로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태어날 때에 허공으로부터 저절로 흘러내리는 두 가지 물이 있으니, 하나는 냉수이며 하나는 온수이다. 이 물로 보살의 몸을 씻기니, 이것이 열네 번째로 특이한 법이다.

보살은 태어난 다음 북쪽을 향하여 일곱 걸음을 걸으니, 그때 공중으로부터 저절로 백색 우산이 보살의 몸을 덮으며, 일곱 걸음을 간 다음에는 두루 시방을 관찰하고 사자후를 발하여 이와 같이 제창한다.

‘일체 세간에서 오직 내가 가장 위이니, 천상과 인간 가운데서 존귀한 이로서 내가 가장 위대하다. 이번 생을 다하면 다시는 몸을 받아 태어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것이 열다섯 번째로 특이한 법이다.

보살이 태어날 때에는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일체 중생, 심지어 기어 다니는 벌레에 이르기까지 모두 크게 기뻐하니, 이것이 열여섯 번째로 특이한 법이다.

비사가여, 이상을 여래가 태에 머무르다 처음 태어날 때 있게 되는 열여섯 가지 특이한 법이라고 한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도솔천에서 수명을 마치고
인간 세계에 하생하니,
태에 머물거나 처음 태어날 때에
청정하여 더러움에 물들지 않네.

열여섯 가지 특이한 법이 있으니
미묘하여 일찍이 없던 일이라
태 안에 있거나 태어날 때
보통의 중생과는 같지 않네.

태어날 때는 미혹됨이 없으며
그 명성이 최고이고
상서로운 모습을 나타냄에 한 가지에 그치지 않으니
부처님 탄생의 상서로움이 이와 같다.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마치시자 비사가모는 마음이 크게 기뻐 더욱 더 향상되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태어날 때에는 몇 가지 상서로운 현상이 있어 일시에 나타납니까?”

부처님께서 바사거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태어날 때에는 서른두 가지 상서로운 현상이 있어 일시에 나타난다.

무엇이 그 서른두 가지인가? 첫 번째는 삼천대천세계의 땅이 크게 진동하며 저절로 큰 광명이 세계를 비추고, 두 번째는 모든 악기가 저절로 음악 소리를 내며, 세 번째는 두드리지 않아도 북이 저절로 울리고, 네 번째는 일체의 질병이 자연히 치유되어 사라지며, 다섯 번째는 일체의 얽매임이 저절로 풀어져 벗어지고, 여섯 번째는 모든 원수 맺은 이들이 자비심을 내며, 일곱 번째는 장님으로 태어난 사람이 눈을 얻어 갖가지 색을 볼 수 있고, 여덟 번째는 귀머거리로 태어난 사람이 귀를 얻어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아홉 번째는 절름발이로 태어난 사람이 걸을 수 있게 되어 마음대로 뛰어놀고, 열 번째는 미치광이로 태어난 사람이 마음[念]을 얻어 기억과 생각이 분명해지며, 열한 번째는 벙어리가 말을 할 수 있고, 열두 번째는 배에 타 표류하더라도 다시 본래의 장소로 돌아오며, 열세 번째는 땅이나 허공에 있는 일곱 가지 보배가 저절로 빛나고, 열네 번째는 수많은 하천과 온갖 흐름이 멈추어흐르지 않으며, 열다섯 번째는 일체의 날아다니는 새와 날개 있는 것들이 기뻐하며 머물고, 열여섯 번째는 바람이 불어 흔들지 않아서 일체가 고요하며, 열일곱 번째는 일체 중생이 서로 음식을 먹여주면서 모두 자애로운 마음을 내고, 열여덟 번째는 모든 천상인들이 다시 그들 궁전으로 돌아가 기쁜 마음으로 웃고 즐거워하며, 열아홉 번째는 아비지옥의 맹렬하게 타오르던 불이 저절로 꺼지고, 스무 번째는 배고픈 사람은 배가 부르며, 스물한 번째는 모든 아귀들이 갈증이나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스물두 번째는 사천하에 두루 큰 구름이 일어 골고루 큰 비를 내리며, 스물세 번째는 달빛이 밝게 비추고, 스물네 번째는 뭇별들이 낮에 나타나며, 스물다섯 번째는 해가 치성하고 청명하며, 스물여섯 번째는 일체의 꽃나무들이 곧 꽃을 피우며, 스물일곱 번째는 일체의 과일 나무들이 저절로 열매를 맺고, 스물여덟 번째는 삼천대천세계에 거대한 천상의 향을 내어 더러운 냄새가 없으며, 스물아홉 번째는 보살이 태어났을 때 곧 일곱 걸음을 걷고, 서른 번째는 허공의 횐색 우산이 저절로 가려 덮어주며, 서른한 번째는 일곱 걸음을 걸은 다음 시방(十方)을 바라보고, 서른두 번째는 사자후를 하는 것이다.

비사가여, 이것을 보살이 처음 태어날 때 서른두 가지 법이 일시에 함께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비사가모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태어날 때에는 어떤 인연으로 삼천대천세계가 진동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태어날 때 땅이 크게 진동하는 것은 보살이 이번 생을 다하면 다시는 번뇌가 없고 일체 중생들도 마땅히 도를 얻은 이는 번뇌가 장차 소멸할 것임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진동하는 것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저절로 광명이 세계를 비추는 것은 보살이 세 가지 통달한 지혜를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세간의 악기가 저절로 울리는 것은 보살이 여덟 가지 삼매를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두드리지 않아도 북이 울리는 것은 보살이 커 다란 법고(法鼓)를 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일체의 얽매임이 저절로 풀어져 벗겨지는 것은 보살이 일체 중생을 늙음이나 질병,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제도하여 해탈시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일체의 원수진 이들이 자비로운 마음을 내는 것은 보살이 4무량심(無量心)7)을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질병이 치유되어 사라지는 것은 보살이 모든 번뇌의 병을 소멸해 없애고자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소경이 눈을 얻는 것은 보살이 성스러운 지혜의 눈을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귀먹은 이가 귀를 얻는 것은 보살이 성스러운 천상의 귀를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다리를 저는 이가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것은 보살이 네 가지 신족통의 능력을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미치광이가 마음[念]을 얻는 것은 보살이 안나반나념(安那般那念)을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벙어리가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보살이 여래가 알고 있는 법을 통달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표류하던 배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보살이 여덟 가지 곧고 바른 도를 얻어 중생에게 열어 보여 주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땅이나 허공의 일곱 가지 보배가 광명을 내는 것은 보살이 4무애지(無礙智)8)를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수많은 하천과 온갖 흐름이 멈추어 흐르지 않는 것은 보살이 번뇌의 네 가지 흐름을 이미 정지시켰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모든 날아다니는 새들이 기뻐하며 머무는 것은 보살이 온갖 삿된 견해를 깨뜨리고자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바람이 불어 흔들지 않는 것은 보살이 멸진삼매(滅盡三昧)를 항상 즐거워함을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중생이 서로 먹여주는 자애로운 마음을 내는 것은 보살이 네 부류의 권속과 존귀하고 비천한 사람들을 잘 화합시키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모든 하늘들이 다시 궁전으로 돌아가 기쁜 마음으로 웃으며 머무는 것은, 보살이 성불할 때 많은 선남자와 선여인이 출가하여 도를 배워서 아라한이 되어 해야 할 바를 다 이루고 3계(界)의 생사의 근원을 단절시키며, 무거운 짐을 버리고 인위적으로 무엇을 하거나 하려고 하는 바가 없으며, 항상 고요한 처소를 좋아하여 마음이 한껏 즐거워 기쁜 마음으로 웃으며 서로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이제 생로병사를 벗어나니 다시는 수태(受胎)되어 생사에 처하지 않으며, 깨끗하여 물들지 않는 것이 마치 물방울이 연잎 위에서 물들지 않는 것과 같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아비지옥의 맹렬한 불길이 꺼지는 것은 보살이 중생의 3독번뇌(三毒煩惱)라는 타오르는 불길을 꺼서 없애려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배고픈 사람이 배가 불러 만족하게 되는 것은 보살이 몸과 마음의 삼매를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아귀의 갈증과 궁핍함이 없어지는 것은 보살이 해탈수(解脫水)를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커다란 구름이 일어 비가 내리는 것은 보살이 커다란 법우(法雨)를 내려 고루 중생을 적셔주려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달빛이 밝게 비추는 것은 보살이 성불할 때 모든 중생이 기쁜 마음으로 우러러 보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뭇 별들이 낮에도 나타나는 것은 보살이 성불할 때 성문 제자들로 하여금 세상에 나타나게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햇빛이 밝게 빛나는 것은 보살이 여섯 가지에 통달한 대성문(大聲聞)을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꽃나무가 꽃을 피우는 것은 보살이 성문제자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과일나무에 과일이 열리는 것은 보살이 성문 제자로 하여금 네 가지 사문(沙門)의 과보를 얻게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삼천대천세계에 천상의 향을 내는 것은 보살이 여래의 계향(戒香)을 얻어 세간에 두루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태어날 때 땅을 밟고 일곱 걸음을 걷는 것은 보살이 일곱 가지 보리도(菩提道)를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걸음을 걸을 때 흰색 우산이 가려 덮는 것은 보살이 열반의 그늘을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보살이 걷고 난 다음 동쪽을 바라보는 것은 모든 중생을 이끄는 우두머리가 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남쪽을 바라보는 것은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훌륭한 복전(福田)이 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서쪽을 바라보는 것은 자신의 태어남이 이미 다하여 이것이 최후의 몸[最後身]이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북쪽을 바라보는 것은 일체 중생들을 위하여 자신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아래쪽을 바라보는 것은 마군의 병졸들을 깨뜨려 그들을 물러나 흩어지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위쪽을 바라보는 것은 모든 천상의 사람들이 귀의하기 때문이다.

비사가여, 사자후를 하는 것은 천상이나 인간 가운데서 가장 존귀하고 가장 훌륭하여 일체 중생 어느 누구도 그에게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세간을 이끄는 우두머리인
위없는 대성존(大聖尊)은
태어날 때 상서로움을 나타내어
중생의 훌륭한 복전이 되네.

3계 가운데 윤회[輪轉]하다가
이번에 최후로 태어나니
세간의 지혜에서
여래가 가장 뛰어나네.

마군의 병졸들을 깨뜨리고 나서 ‘마땅히 공양 받을 만한 이’라 크게 이름을 떨치니
세간에서는 일찍이 없었던 일로서
천상과 인간이 귀의하네.

세존이 처음 태어날 때는
서른두 가지 상서로움이 감응하여
미묘하고 특이한 현상이
모두 한꺼번에 나타나니

보살이 태(胎)에서 나올 때에는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저절로 큰 광명이
널리 시방에 두루 비추며

중생으로 하여금 털이 곤두서게 해서
각각 서로 말하기를, ‘원하건대 속히 성불하시어
마땅히 큰 법우(法雨)를 내려주소서
번뇌의 때를 씻어 없애서
저로 하여금 해탈케 하시니
그러므로 저는 이제
무상존(無上尊)께 귀명합니다’라고 한다.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마치고 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과 여래는 불가사의하고, 부처님이 설하신 법도 불가사의하며,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믿는 것 또한 불가사의하고, 얻은 과보 또한 불가사의하다.

비유하자면 큰 비가 일체의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들을 적셔서 모두 다 충족되게 하고 온갖 풀이나 나무도 잘 자라게 하듯이, 여래의 법우(法雨) 또한 이와 같아서 널리 일체의 한량없는 중생을 고루 적셔주니, 마땅히 건널 수 있는 이들은 이 법을 듣고 나서 모두 도과(道果)를 얻으며, 만일 인간이나 천상에서 과보를 받는 사람들은 그 원하는 바에 따라 모두 다 얻는다.

그러므로 그대는 지금 마땅히 마음을 오로지 하여 이 법을 받아 지녀서 미래세에 모든 4부대중들로 하여금 다 수행하게 하라.”

이 법을 설하실 때에 6만의 하늘과 인간이 법안(法眼)이 청정해짐을 얻었으며, 나머지 모든 하늘ㆍ용ㆍ아수라ㆍ건달바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 등이 모두 다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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