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사 버들가지에 꿰인 개구리

금산사 버들가지에 꿰인 개구리

진표스님은 어려서부터 활쏘기를 매우 좋아하였고 뛰어난 활솜씨를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늘 활을 들고 들과 산을 누비며 사냥을 하는 것이 그의 일과였다.

그러던 어느 봄날 사냥을 가던 스님이 논둑에 앉아 쉬다가 개구리를 잡았는데, 사냥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가져가리라 생각하며 개구리를 버들가지에 꿰어 물에 담가둔 채 산으로 올라갔다. 사냥을 한 뒤 개구리는 까맣게 잊어버린 채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달이 가고 해가 바뀌어 이듬해 봄이 되었을 무렵, 예나 다름없이 사냥을 하러 가던 스님은 논두렁에서 구슬프게 우는 개구리 소리를 듣게 되었다.

문득 지난해의 일이 떠올라 걸음을 재촉하여 그 자리로 가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개구리가 버들가지에 그대로 꿰인 채 울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어찌 해가 넘도록 개구리에게 이런 고통을 받게 했단 말인가!”

스님은 크게 놀라 뉘우치면서 탄식하였고, 이 일로 큰 깨달음을 얻게 되어 금산사로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다.

<宋高僧傳.眞表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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