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타경(僧伽吒經) 제 4권

승가타경(僧伽吒經) 제 4권

원위 우선니국 왕자 월파수나 한역 이진영 번역

그 때 약상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방편으로 모든 중생에게 다 바른 법을 듣게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약상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모든 중생에게 내가 태어나는 고통을 설했으나 그들은 듣지 않았다. 늙는 고통, 병드는 고통, 근심과 슬픔의 고통,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고통, 사랑하면서도 이별해야 하는 고통, 죽어 멸하는 고통, 약상아, 이것을 일체 괴로움이라 한다.”

그 때 젊은 중생들이 이 법문을 듣고 나서 합장예불하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에게도 죽음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젊은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두 죽음으로 돌아갈 것이다.”

저 젊은 중생들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죽음이 찾아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죽는 순간에 행과 식을 멸하는 바람[滅行識風]이 일어나며, 식이 전변하는 바람[識轉風]이 일어나며, 식과 상응하는 바람[識相應風]이 일어난다. 선남자야, 죽을 때가 되면 이 세 가지 바람이 행과 식을 움직인다.”

저 젊은 중생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어떤 세 가지 법이 죽을 때 신식(身識)을 괴롭힙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첫째는 칼의 괴롭힘이며, 둘째는 침의 괴롭힘이며, 셋째는 회초리의 괴롭힘이다. 이 세 가지 바람이 그 몸을 자르며 괴롭힌다.”

저 젊은 중생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불무더기를 몸이라 하며, 타는 것을 몸이라 하며, 어리석음을 몸이라 한다. 무너져 내리는 것을 몸이라 하며, 가시 덩어리를 몸이라 하며, 무덤을 몸이라 하며, 물거품을 몸이라 하며, 무거운 짐을 몸이라 하며, 태어나는 괴로움을 몸이라 하며, 늙고 병드는 괴로움을 몸이라 하며, 죽는 것을 몸이라 한다. 사랑하면서도 헤어지고 미워하면서도 만나는 것을 몸이라 한다.”

저 젊은 사람들이 다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몸에서 무엇을 죽음이라 하며, 무엇을 태어남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식이 멸하는 것을 죽음이라 하고, 복덕과 인연으로 식이 일어나는 것을 태어남이라 한다. 선남자야, 몸이라는 이름은 한량없는 억만의 근육과 맥이 서로 얽혀 있으며, 몸에는 8만 4천의 털구멍이 있다는 뜻이다. 다시 8만 4천의 호충(戶忠)이 그 안에 살고 있는데, 저 모든 벌레들도 죽어 없어진다. 사람이 장차 죽으려 할 때 모든 벌레가 공포에 떨며 서로서로 뜯어먹으므로 모든 고통을 받는다.

암수의 무리가 큰 슬픔과 번뇌를 내면서 서로 뜯어먹는다. 모든 벌레가 서로 뜯어먹는데, 오직 두 마리가 남아 7일 동안 싸우다가 7일이 지나면 한 마리는 명이 다하고 한 마리는 남아 있다. 저 벌레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싸움을 쉬지 않듯, 범부도 임종에 이르도록 쉴새없이 싸운다. 태어나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늙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병드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죽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저 두 벌레가 죽음에 이르도록 쉬지 않듯이 범부 중생도 그러하므로 죽는 순간에 현성(賢聖)이 이렇게 꾸짖는다.

‘장부여, 너는 착하지 못한 짓을 저질렀다. 너는 어찌 세간의 고통을 보지 않느냐? 태어나는 고통을 보지 못했느냐, 병드는 고통을 보지 못했느냐, 늙는 고통을 보지 못했느냐, 죽는 고통을 보지 못했느냐?’

범부가 대답한다.

‘이와 같이 이미 태어나는 고통, 병드는 고통, 늙는 고통, 죽는 고통을 보았습니다.’ ‘네가 만일 그런 고통을 보았다면 어찌 모든 선근을 짓지 않으며, 무엇 때문에 내세의 즐거움을 위하여 모든 착한 법을 닦지 않는가? 장부여, 내가 다시 너에게 묻겠다. 무엇 때문에 선근을 지어 나는 고통, 늙는 고통, 병드는 고통, 죽는 고통을 여의지 않는가? 무엇 때문에 바른 생각으로 하는 관법을 닦지 않는가? 너는 염부제에서 건치 치는 소리를 듣지 못했느냐? 중생이 보시 행하는 것을 보지 못했느냐? 중생이 부처님 복전에 선근의 씨를 심고 향기로운 꽃과 번개(幡蓋)를 부처님께 보시할 때 너는 보지 못했느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등 여래의 네 무리 제자들이 부처님 법 가운데서 괴로움과 악을 구제해 주십니다.’

현성이 꾸짖는다.

‘착하지 못한 장부야, 이와 같이 착하지 못한 업을 짓다니.’ ”

이 때 법왕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을 뵙고 
법고 치는 소리를 들으며 
법 연설하시는 것을 볼 때 
적멸하여 열반에 이르리라.


많은 중생들을 보니 
복 짓는 자는 매우 적구나.


복은 내세를 즐겁게 하는데 
무엇 때문에 짓지 않는가? 

그 사람이 게송으로 법왕께 대답하였다.



나는 어리석고 지혜 없어 
악지식을 가까이하여 
착하지 못한 업 지었으며 
욕심 때문에 마음을 미혹했습니다.



나는 오래도록 욕심을 익힌 과보로 
지금의 고통을 받습니다.


중생을 많이 살해하였으며 
화합승을 파괴하였으며 
불탑과 절을 파괴하였습니다.



어리석고 지혜 없어 
입으로는 착하지 못한 말을 하였으며 
부모에게 욕을 하였습니다.


나는 아무 지각 없이 
많은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내가 태어날 곳을 보았고 
대규(大叫)지옥과 
중합(衆合)지옥에 떨어져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다시 아비(阿毘)지옥에서 
한량없이 심한 고통을 받으며 
대연화(大蓮華)지옥에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았습니다.



흑승(黑繩) 큰 지옥에서 
백천 생 동안 고통을 받으며 
일체 지옥에서 
모든 고통을 다 받았습니다.



셀 수 없는 백천 겁에 
큰 고통을 받았으며 
흑암지옥을 헤매면서 
출구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시 불가마 가운데 떨어져 
더더욱 뭇 고통을 받았으며 
다시 한 지옥이 있었는데 
도검(刀劍)지옥이라 했습니다.


내 앞에 줄지어 늘어선 
백천이나 되는 도검이 
내 몸을 절단하였습니다.



자기의 업 때문에 고뇌를 받는 것이지 
기술자가 지어낸 것이 아니며 
업에 따라 자연히 생긴 것입니다.


큰 바람이 나를 일으켜 
온몸을 두루 자르듯 
나도 마땅히 이와 같이 
지옥의 모든 고통 받았습니다.


일체 모든 중생들이 
내가 이 고통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가 소유한 재물과 보배는 
다 세간에 남겨 두었는데 
아들과 딸, 그리고 형제 
자매와 친척 권속과 
부모와 아는 사람들 
노비와 심부름꾼 
소와 양과 모든 축생들 
나의 뜻이 여기에 미혹했습니다.



금은 보배와 
좋은 옷에 탐착하였으며 
집 짓는 데 탐착하여 
훌륭히 집 단장을 하고 
아름다운 여인들과 
피리와 악기 소리를 즐기며 
이렇게 마음이 어리석은 자였습니다.



향기로운 목욕물에 목욕을 하고 
이와 같이 자신을 즐기며 
완악하고 어리석어 지혜 없는 몸을 
갖가지로 공양하면서도 
형제조차 돌보지 않았습니다.



허망한 마음으로 탐착하여 
오늘 받는 한량없는 
고통은 다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가장 맛난 음식을 
탐착해 먹었으며 
윤기 나는 향수를 머리에 바르고 
보배 구슬로 머리를 장식하여 
여색을 탐하여 스스로 미혹해 취했으나 
지금은 구제해 주는 자 없습니다.



눈은 악업의 원인이니 
보고 나면 탐심이 나며 
귀는 갖가지 소리를 따라 
듣고 나면 탐심을 냅니다.



팔에는 보배 팔찌를 차고 
손가락엔 금 보배 가락지를 끼고 
목에는 보배 영락을 걸었으며 
발에도 금가락지를 끼었습니다.



금 보배로 그물을 만들어 
서로 얽어서 몸을 덮었으며 
몸에는 갖가지 보배를 붙였으니 
이렇게 내 몸을 치장하면 
세간에서 제일가는 
몸치장이라 생각했습니다.



미세하고 부드러운 최상의 묘한 감촉으로 
애욕을 키웠으며 
갖가지 묘한 침상과 의자로 
내 몸을 기쁘게 하였습니다.



갖가지 좋고 묘한 향을 
내 몸에 발랐습니다.


전단향과 용뇌향을 
내 몸에 바르고 
사향 등 모든 향을 
사용하여 몸에 바르며 
첨복향(諂蔔香)과 수마나향(須摩那香)을 
머리에 발랐습니다.


제일 정묘한 옷인 
흰 털옷을 몸에 걸쳤습니다.



흰 코끼리 수레를 버리면 
다시 말 수레를 타고 
왕이 되어 국정을 다스리면 
사람들이 다 공경하고 존중했습니다.



궁중의 모든 후비는 
노래와 춤과 유희를 잘 배웠으며 
광야에 있는 짐승들을 
일없이 사냥하며 죽였습니다.



이런 악행 저지르면서 
후세의 과보를 알지 못했으며 
저 고기를 탐해 먹었기 때문에 
이렇게 괴로운 과보를 받습니다.



어리석고 지혜 없어 
당연히 죽음이 있음을 몰랐습니다.


내가 어리석은 마음으로 
몸과 목숨을 양육했으나 
죽음의 문전에 다다른 오늘에는 
구해 줄 사람 하나 없습니다.



너희 모든 친족들아 
나를 본들 무엇하리.


왜 좋은 옷을 입지 않고 
무엇 때문에 스스로 근심스럽게 울며 
무엇 때문에 머리를 빗지 않는가? 

고통을 받다가 
내 명은 다할 것이니 
악을 더욱 많이 지었기 때문에 
여우·이리·까마귀 등이 
나의 이 육신을 먹을 것이며 
이 몸을 영원히 기른다 해도 
모든 벌레의 먹이가 될 것이다.



나고 죽음은 이 몸 때문이니 
태어나는 일 있는 중생에게는 
마땅히 이 같은 약을 주어 
이 어려움을 여의게 하소서.



세상의 명의도 치료하지 못하며 
구제해 줄 사람도 없습니다.


오늘 법의 약을 주시어 
번뇌의 병을 멸하게 하소서.


갖가지로 이 몸을 기르지만 
모인 것은 반드시 죽음으로 돌아갑니다.



세상에 더없이 존귀하신 분 
모든 중생을 구제하시며 
적멸에 든 모든 불자도 
중생을 구제하고자 
묘한 법약(法藥)을 베풀어 
생사를 멀리 여의게 하십니다.



고기 먹으며 이 몸을 기르지만 
모든 고통의 과보 알지 못하며 
영원히 이 몸을 길러도 
조그만 이익도 없습니다.



이 몸은 깜깜한 어리석음 덩어리라 
조그만 은혜도 알지 못합니다.


처첩과 아들딸들도 
그 은혜의 힘을 알지 못하고 
잘 살도록 길러 주어도 
구제하는 자 없습니다.


아는 이 하나 없이 절망하여 
근심 걱정하면서 지옥에 들어갑니다.



중생은 태어나면서 고통이 있고 
뒤에는 죽음의 고통 있으며 
상(想)·행(行)·촉(觸)·수(受) 등은 
중간의 고통이 됩니다.


어리석음 때문에 애욕에 결박되어 
갖가지 세계[有]에 태어나고 
애욕에 결박되어 
경계에 탐착합니다.



중생은 무지하기 때문에 
근심과 번뇌의 고통뿐 
착한 법 알지 못하고 
마음은 다만 명자(名字)에만 집착합니다.



후세를 알지 못함이 
마치 악한 독사와 같으며 
무명이 중생을 얽어매어 
해탈을 멀리 여의게 합니다.



해탈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악업에 떠돌며 
마음에 번뇌가 있기 때문에 
중생은 생사에 머뭅니다.



번뇌가 모든 선법을 태움이, 
불이 마른 나무를 태우듯 하니 
5도(道)에 유전하며 
조그만 즐거움도 받지 못하고 
좋고 묘한 약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청정한 부처님 국토에서 
세존께서는 법 바퀴를 굴리며 
여래는 청정한 음성으로 
계·정·혜를 설하십니다.

그 때 세존께서 다시 약상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악을 저지른 중생은 생명이 끝난 뒤에 모든 고뇌를 받지만 구제해 주는 자가 없다. 이제부터는 착한 과보를 가타(伽陀)로 설하리라.”

악업과 불선업을 지으면 
반드시 지옥에 들어가 
뜨거운 철환을 씹어 삼키며 
끊는 구리 물을 마시리.



불의 비가 그 몸에 쏟아져 
온몸이 불에 타며 
어디 하나 빠진 곳 없이 
골고루 고뇌를 받는다.



청정한 즐거움 알지 못하고 
법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어리석음으로 나쁜 법을 저질러 
즐거운 과보를 멀리 여읜다.



부처님께서 금계 하신 법을 믿고 
지혜를 닦아 익혀 
청정한 계를 구족하면 
속히 보리를 이룬다.



정진이 제일이니 
청정한 불국토에 태어난다.


착한 법의 요점을 설하여 
모든 중생을 거두고 보호하며 
자비의 마음을 갖추어 
청정한 범행을 닦으라.


또한 해탈지견을 갖추어 
여래의 착한 이름 이루면 
세간의 부모가 되리라.



보리심이 제일이니 
이 법문을 설한 자 
으뜸가는 선지식이며 
이 법문을 듣는 자 
반드시 더없이 존귀한 이 되어 
세존의 10호(號)를 갖추고 
적멸한 마음에 상응하리라.

그 때 약상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 때문에 대지가 진동합니까?”

세존께서 약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무엇을 보았기에 대지가 진동한다 하느냐?”

그 때 약상이 사방을 관찰해 보니 아래 세계에서 20억 중생들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으며, 위 세계를 보니 2만 5천억 중생들이 동시에 태어났다.

그 때 모든 젊은이들이 이 일을 보고 나서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지금 출생한 자는 어떤 사람들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도 이 대중을 보았느냐?”

약상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네, 세존이시여,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이 나와서 너희 무리와 짝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이 물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중생들에게도 죽음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젊은이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에게는 다 죽음이 있나니, 이들도 피하지 못한다.”

그 때 모든 젊은이들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차마 다시는 생사에 떠돌지 못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젊은이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큰 정진을 일으킬 수 있겠느냐?”

젊은이가 부처님께 고하였다.

“저희들은 부처님을 대면해 보았으며, 귀로는 여래께서 설하시는 감로법을 들었으며, 보살이 나타내는 큰 신통력을 보았으며, 부처님의 제자인 모든 성문들이 여기에 모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정진을 닦고자 합니다. 차마 생사를 받아서 떠돌지는 못하겠습니다.”

그 때 약상보살과 5백의 권속이 신통력으로 몸을 허공에 솟구치니 몸에서 사자·맹호·흰 코끼리가 나와 큰 신통을 나타내었으며, 높은 산꼭대기에서 가부좌를 맺고 앉았는데, 2만 유순에 가득하였으며, 변화로 만억 개의 해와 달을 만들어냈다.

그 때 젊은이들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무엇 때문에 세간에 이런 광명이 있습니까?”

세존께서 젊은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희들은 이 해와 달을 보았느냐?”

젊은이들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네, 세존이시여,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젊은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보살 자신의 광명으로 해와 달을 중생에게 나타내 보이고, 그들을 위해 법을 설하여 모든 천상과 인간에게 안락과 이익을 주는 것이]다. 사람의 몸으로 수행하여 이런 신통을 얻은 것이다.”

그 때 모든 젊은이들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런 광명이 있게 된 인연을 설해 주옵소서.”

그 때 세존께서 약상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이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는 것을 보았느냐?”

약상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네, 세존이시여, 보았습니다. 저에게 조그만 의심이 있어 여래께 질문하고자 하오니 부처님께서는 들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약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 마음대로 묻거라. 내가 설명하여 너를 기쁘게 해 줄 것이며, 과거·미래·현재 3세의 일을 너를 위해 설하리라.”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여래를 뵈오니 8만 4천 천자들이 여래를 에워싸고 공경하며, 8만 4천 보살들이 에워싸고 공경합니다. 또 1만 2천억 모든 용들이 에워싸고 공경하며, 1만 8천억 천신들이 에워싸고 공경하며, 2만 5천억 아귀들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 때문에 이 대중이 모였습니까?”

세존께서 약상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기 대중들은 법을 듣고자 모였다. 약상아, 이 모든 중생들은 이제 생사를 등지고 오늘 당장 10지(地)에 머물 것이며, 10지에 머물고 나서는 번뇌를 여의고 적멸한 부처님 법을 얻을 것이다.”

약상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중생들은 잡된 업 때문에 태어났는데, 어째서 여래께서는 이 대중을 청정하다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약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이제 잘 듣거라. 너를 위해 설하리라. 약상아, 이 모든 중생들은 어리석고 무지하여 해탈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많은 젊은 중생들이 오늘 법다라니를 얻을 것이며, 일체 법을 알게 될 것이며, 10지를 얻게 된다. 10지에 이르고 나서는 부처님의 일을 할 것이니, 법바퀴를 굴려 법비를 내리며, 최상의 부처님 법을 이어 중생을 안락하게 할 것이다.”

하늘·용·아수라·건달바·아귀 등은 법을 듣고 기뻐서 다 10지에 머물렀으며, 큰 법고(法鼓)를 치고 큰 법라(法螺)를 불었다. 젊은이들은 부지런히 수행을 했기 때문에 10지를 얻었으며, 지금 얻은 법이 시방 부처님의 법과 같았다.

그 때 5천 명의 젊은 중생들이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몸이 무거운 짐 때문에 매우 두렵습니다. 도가 아닌 것을 도라 하는지 알지 못하겠으니, 저희들은 마치 깜깜한 맹인과 같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불쌍히 여기소서. 저희들이 세존께 권하고 청하옵나니, 부디 법을 설하소서.

저희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지혜가 없어 약이 되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세존께서는 부디 저희들을 위해 법을 설하시어 생사의 괴로움을 멀리 여의게 하시고,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님 몸을 보게 하옵소서.”

그 때 약상 보살마하살이 젊은이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이 음식을 먹은 뒤에 너희들을 위해 바른 법을 설하리라.”

모든 젊은이가 약상에게 말하였다.

“저희들은 그대를 알지 못합니다. 그대는 누구십니까? 몸[色相]이 적멸하면 3악도의 공포를 여읜다는데, 그대의 몸은 모든 악법을 여의셨습니다. 그대를 보아 하니 손바닥은 7보로 장엄되었고, 몸에는 보배 영락을 둘렀습니다. 그러나 이런 공덕의 덩어리로 저희는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저희는 먹을 것을 구하지도 않고 마실 것을 구하지도 않습니다. 음식이 몸에 들어가면 매우 혐오스럽게도 그것들이 똥오줌이 되며, 피·살·근육·가죽이 됩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음식을 구하지 않습니다. 미세하고 부드러운 옷들을 구하지 않으며, 비인(臂印)과 금팔찌를 구하지 않으며, 진주와 영락 등 몸을 장엄하는 도구도 다 욕심을 내지않습니다. 그것은 무상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또한 악도를 떠나기 위해 신명을 아끼거나 돌아보지 않으며, 천신과 인간에게 안락을 주기 위해 법보시를 합니다. 전륜성왕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지식을 구합니다. 전륜성왕은 사방을 주재하나 닳아 없어짐을 면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들과 딸과 처자도 따라가지 못하며, 소유한 7보도 따라가지 못하며, 한량없는 대중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4천하에서 다시는 자재하지 못하고, 한 몸이 왕이 되어 무상함을 많이 보며, 악업을 지었기 때문에 규환(叫喚)지옥에 떨어집니다. 7보를 가지고 자재하게 4천하에 유희했지만 끝내는 어디에 있습니까?
인자(仁者)여, 저희들의 말을 듣고 속히 부처님 계신 곳에 가소서. 부처님께서는 모두를 관찰하시고 자식같이 불쌍히 여기실 것입니다. 저희들은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고 없고 형제 친척 아무도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나의 아버지며 여래께서 나의 어머니십니다. 부처님은 해와 달과 같이 사람에게 착한 도를 보여 주시어 생사에서 중생을 건져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하십니다. 모든 번뇌의 강은 매우 공포스럽고 두려운데 중생이 그 가운데 빠져 표류하면 여래께서 구제하사 다시는 들어가지 않게 하십니다. 세존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바른 법을 설하시어 사람들에게 위없는 보리가 있는 곳을 보여 주십니다.

저희들은 음식을 탐하지 않으며, 세간의 부귀를 욕심내지 않으며, 하늘에 태어나기를 원하지 않으며, 악도에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사람의 몸을 얻고 나서는 세존 뵙기만을 원합니다.

중생은 짧은 수명으로 덧없이 유전합니다. 악업 때문에 다섯 가지 욕심을 탐착하면서 죽음에 이르도록 깨닫지 못합니다. 죽음이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나고 멸함을 생각하지 않으며, 미세한 법을 알지 못하며, 미세한 업을 닦지 않으며, 적멸의 세계를 알지 못합니다.

무명에 마음이 덮인 채 태어나면 죽음에 돌아가고, 죽으면 다시 태어나면서도 염증을 느껴 떠날 마음을 내지 않습니다. 긴 밤에 채찍으로 맞는 고통을 받아도 싫어 떠날 생각을 내지 않고, 다만 겁탈할 마음만 일으켜옥에 결박되고, 다섯 가지 결박에 묶이게 됩니다. 본래 지은 악업 때문에 명식(命識)이 멸하려 할 때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나를 구제하겠는가? 금은 보배들을 다 줄 것이며, 몸은 노복이 되어 모든 일과 심부름을 내가 다 하겠다. 왕의 지위가 자재해도 나는 하고 싶지 않으며, 재물도 필요 없다. 그저 목숨만 살렸으면 한다.’

이렇기 때문에 그대여, 저희들은 음식을 구하지 않습니다. 모든 왕은 마음대로 먹지만 으뜸가는 맛이라도 마침내는 죽음에 돌아가며, 천신들도감로를 먹지만 그것도 사멸로 돌아갑니다. 왕이 탐착하는 백 가지 온갖 맛은 실제로 찾아보면 없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맛난 음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바른 법을 들어서 고통을 떠나고, 애욕의 결박과 모든 번뇌의 결박을 떠나고자 합니다. 세존께 귀의하는 것은 모든 결박을 떠나고자 소원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이 대선이신 세존께 공경히 예를 올림은 모든 중생을 위하기 때문입니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니 말해 주소서.”

약상보살이 말하였다.

“세계는 매우 넓은데 중생의 이름자를 어찌 다 알겠는가?”

젊은이들이 말하였다.

“저희들은 그대의 이름자를 알고자 하오니, 매우 깊은 이름자를 저희를 위해 말씀해 주소서.”

약상이 대답하였다.

“나의 이름은 약상(藥上)이다. 중생의 병을 다스리는 약 가운데에 최상이라는 뜻이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해 법을 설하여 모든 병을 여의고 일체 세계의 병고를 없애 주겠다. 세간에는 탐내는 것이 큰 병이니, 그것을 제거해 줄 것이다. 성내는 것이 큰 병이니, 지혜 없는 중생이 지옥·축생·아귀에 유전한다. 어리석음이 큰 병이니, 중생이 받는 고통을 다 제거해 주겠다.”

젊은이들이 말하였다.

“이 묘한 법을 들으면 모든 고난을 여읩니다. 범부가 무지하여 모든 고뇌를 받을지라도 청정한 이 법을 들으면 모든 악업을 여의며, 모든 악업 을 여의기 때문에 악도에 떨어질 두려움이 없습니다. 속히 여래를 뵙고 일체 병을 구제하면 의왕(醫王)께서는 약을 주어 뭇 고통을 치료하십니다.

그대여, 속히 가시어 여래께 예경하시고 저희들의 말을 세존께 전하소서. 세존께서는 저희들의 병을 제거하시고 번뇌의 불을 멸하실 것입니다. 저희들은 욕심의 불이 몸을 태우는데도 끄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극히 괴롭사오니 부처님께서는 부디 가엾게 여기소서.

몸은 무거운 짐이라 심히 공포스럽고 두려우며, 3독(毒)에 짓눌려도 어쩌지 못하며, 오고 가는 데 항상 짐이 되어도 멀리 여의지를 못합니다. 죽음이 오는지를 알지 못하므로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해탈의 도를 알지 못하며, 해탈을 보인 자도 알지 못합니다. 어리석은 마음으로 자기는 죽지 않는다 생각하며, 부모의 죽음을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모든 업의 번뇌가 마음을 탁하게 어지럽혀 모든 고뇌를 받는데 어찌 먹겠습니까?
저희들은 무명이 마음을 덮어 이와 같은 괴로움을 받습니다. 큰 공포가 되는 무거운 짐은 상(想)과 행(行)과 수(受)입니다. 어리석음과 애욕 때문에 지혜가 없어 모든 유(有)의 세계에 유전하며, 세간에 헛되이 태어나면서 해탈을 알지 못합니다.

세상 사람은 어리석어 향기로운 목욕탕에 목욕하며, 최상의 의복을 입으며, 가장 맛있는 것을 먹습니다. 귀로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갖가지로 자신을 즐기며, 갖가지 고운 여색을 즐겨 보고자 합니다. 두 몸이 화합하면 어리석은 마음에 즐겁다 생각하지만 이 몸은 완악하고 어리석은데 어느 곳에 즐거움이 있겠습니까? 좋은 신발을 신고 좋은 옷을 입고 맛난 음식을 먹어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임종할 때가 되어 곤란함이 닥쳐 오면 구제할 수가 없습니다. 자기도 구제하지 못하는데 옷이나 도구 따위가 어찌 구제할 수 있겠습니까? 세간에서 사는 동안 모든 코끼리와 말을 몰며 항상 악업을 짓고 해탈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악업을 짓게 하면서 내세의 과보를 알지 못했습니다.

저희들은 전에는 죽어서 다시 태어났고, 지금은 태어나서 죽음과 근심 과 고뇌가 있습니다. 저희들은 부모와 형제, 자매, 처자가 죽는 것을 다 보았으며, 슬픔과 근심과 걱정과 고뇌를 다 겪었습니다. 모든 작용[行]은 다 빈 것인데, 지혜로운 자가 어찌 그것을 즐겨 집착하겠습니까? 어찌 적멸법을 구하지 않고, 어찌 생사 여의는 법을 구하지 않겠습니까?
탐심이 마음을 덮었기 때문에 세상에 살아 있을 때는 보시를 행하지 않습니다. 모든 허물 중에서 탐심보다 더한 것은 없습니다. 세상 법에 집착하여 유위의 행은 많이 지으면서 선정과 해탈의 도를 닦아 익힐 줄 모르며, 큰 서원을 발하여 위없는 도를 성취할 줄 모릅니다. 부처님은 부모이며, 부처님은 해탈의 도를 보여 주시는 분이십니다. 중생에게 이익의 비를 내려 주시지만 어리석은 중생은 법을 보호할 줄 모릅니다. 발심하여 위없는 보리를 구하고자 하는 것을 법을 보호함[護法]이라 합니다.

일체 작용[行]은 빈 것이며, 재물도 빈 것입니다. 만일 내가 비었다는 것[我空]을 관찰한다면 다시는 태어남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여, 부디 불쌍히 여기사 저희들의 말을 부처님께 다 전해 주소서. 모든 보살을 위하기 때문에 모든 보살법은 나태하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을 닦아 악을 버리고 착함을 행합니다. 그대여, 저희를 위해 부처님 처소에 가시거든 여래께 공경히 예를 올리고 이렇게 말해 주십시오.

‘세존이시여, 일체 법을 알고 다 의심이 없으십니다. 악마와 그의 권속도 부처님께서는 이미 다 조복하셨으며, 여래께서는 큰 법의 횃불을 밝히사 중생들이 안락을 얻게 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법으로 부처를 이룬 자를 저희들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그대여, 저희들을 위해 속히 부처님 처소에 가 주십시오. 저희들은 여래를 뵙지 못하였고 제도를 받지 못했습니다. 32상(相) 80종호(種好)의 몸을 본 후에야 제도를 받을 것입니다.”

그 때 약상보살이 젊은이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위쪽에 어떤 모양이 있는 것을 보았느냐?”

모두가 듣고 나서 위쪽을 관찰해 보았더니 화신(化身) 부처님 5백 분이 보였으며, 또 7보로 장식된 큰 좌석 3천 개가 보였다. 그 위에도 7보로 덮여 있었고, 연꽃잎에서 갖가지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그 때 모든 중생이 약상에게 물었다.

“이 모든 꽃 좌석은 어떤 모양입니까?”

약상이 대답하였다.

“이것은 너희들의 좌석이니 속히 부처님 처소에 가서 여래께 공경히 예를 올리거라.”

젊은이들이 말하였다.

“저희들은 가는 길을 알지 못하며, 여래를 보지 못했으며, 어느 방향으로 나가서 여래께 예경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약상이 말하였다.

“너는 다만 여래 세존께 예경하기만 하라. 허공에 티끌이 머무는 처소가 없듯이 여래도 그러하다. 여래가 안주하는 처소는 수미산과 같으며, 여래는 수미산과 평등하며, 큰 바닷물과 같다. 삼천세계의 티끌 수같이 많은 시방 보살이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곳을 찾고자 하나 위치를 알지 못하고 다만 멀리서 예경할 뿐이다.”

모든 젊은이가 말하였다.

“부디 어짊과 자비와 은혜로 저의 소원을 채워 주소서. 저희들은 부처님을 뵙고 가까이하고 예경하고자 합니다.”

약상이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향기로운 꽃을 구하지 않으시나 중생을 위해 인연이 되어주시고 생사를 떠나게 하신다. 악마 권속과도 다투지 않고 부처님께 귀의한 자는 죽음의 문에 들어가지 않고 속히 다라니를 얻으며, 청정한 마음으로 원을 발하면 바로 부처님을 뵙게 된다.”

그 때 세존께서 가릉빈가(迦陵頻伽)의 음성으로 밝게 미소를 지으시며 얼굴에서 8만 4천 줄기 광명을 놓으사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셨다. 아래로는 열여덟 지옥에 이르고 위로는 아가니타천[有頂天]에 이르렀는데, 그 빛은 청·황·적·백·파리색(頗梨色) 등 여러 색깔이 뒤섞여 있었다. 이런 빛들이 세존의 얼굴에서 나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었는데, 이 빛을 만난 중생은 누구나 안락함을 얻었다. 그 빛은 세계를 비추고 나서는 다시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 부처님 이마를따라 들어갔다.

그 때 약상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질문을 좀 하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들어주신다면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존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의 질문을 따라서 여래가 분별하고 해설하여 너를 기쁘게 하리라.”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3만억의 젊은이가 여래의 미묘하고 깊은 법을 듣고자 하나이다. 부디 그들을 위해 설하소서.”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래의 깊고 미묘한 법을 듣는 자는 모든 법을 깨닫고 일체 공덕을 구족하여 그 날로 10지(地)에 머물러 큰 법고를 치며, 큰 법의 깃대를 세울 것이다. 약상아, 너는 이렇게 큰 좌석을 보았느냐?”

약상이 말하였다.

“네, 세존이시여,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젊은이들이 오늘 당장 이 좌석에 앉게 되어 일체 법을 증득하고 선근이 되는 모든 법을 다 갖추어 오늘 큰 법고를 치게 될 것이다. 한량없는 천신과 인간이 법을 듣고 나서는 다 이익을 얻을 것이며, 한량없는 지옥 중생이 법을 듣고 나서는 악도를 등지게 될 것이다.”

이 말씀을 하실 때 대중 가운데 있던 9천억의 늙은 중생이 수다원과를 얻었다.

“약상아, 이 법을 듣는 자는 모든 고통을 여의고 모든 선법을 구족할 것이다. 약상아, 모두가 다 부처님 몸을 성취할 것이다. 약상아, 너는 사방의 보살을 보느냐?”

약상이 바로 사방을 관찰했다. 동쪽 세계를 보니 50억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보살이 이곳을 향해 오고 있었으며, 남쪽 세계를 보니 60억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보살이 이곳을 향해 오고 있었다. 서쪽 세계를 보니 70억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보살이 이곳을 향해 오고 있었으며, 북쪽 세계를 보니 80억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보살이 이곳을 향해 오고 있었다. 아래쪽 세계를 보니 90억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보살이 이곳을 향해 오고 있었으며, 위쪽 세계를 보니 백억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보살이 이곳을 향해 오고 있었다. 그들은 도착하고 나서는 다 부처님 앞 한쪽에 자리하였다.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허공 가운데 검은색과 노란색이 보이는데 이것은 어떤 모양입니까?”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모르느냐?”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셨다.

“오직 부처님 여래만이 일체를 아십니다.”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악마와 그의 권속들이 여기에 오고자 하는 것이다. 약상아, 너는 보고자 하느냐?”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보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즉시 악마를 보게 하였더니, 약상이 보고 나서는 부처님께 고하였다.

“무슨 인연 때문에 악마가 여기에 옵니까?”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악마가 이 법좌석을 어지럽히고자 하기 때문이다.”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보살들은 젊은이들이 지위를 받는 것을 보려고 온 것입니다.” “약상아, 너는 이 모든 보살의 갖가지 형색과 갖가지 모양과 갖가지 힘을 보았느냐?”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네, 그러하옵니다. 저는 백천억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보살이 자재한 신통력으로 여기에 이른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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