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흠모한 홍명스님

호랑이가 흠모한 홍명스님

홍명(弘明)스님은 회계(會稽) 산음현(山陰縣) 사람이다. 어려서 출가하여 산음 운문사(雲門寺)에서 법화경을 부지런히 독송하고 밤낮으로 예참(禮懺)을 결하는 일이 없었는데, 매일아침 물병의 물이 저절로 가득 찼다. 제천의 동자(諸天童子)가 시중들어 주는 것이었다.

스님이 일찍이 운문사에서 선정(禪定)을하고 있는데, 호랑이가 와서 스님의 방으로 들어와 평상(平床) 아래 들어가 엎드려서 스님을 바라보았다. 스님이 단정히 앉아 꼼짝도 하지 않으니 호랑이는 한참 만에 천천히 가버렸다.

또 한 번은 어린아이가 와서 스님의 독송을 듣고 있었다. 스님이

「너는 누구야 ?」

하고 물으니,

「저는 옛날 이 절의 사미였는데 휘장 아래 음식을 훔쳐 먹고 지금 뒷간에 떨어져 있습니다. 스님의 도가 뛰어나시다는 말을 듣고 와서 독송을 듣고 있습니다. 방편을 쓰시어 이 누(累)를 면하게 해 주십시오 」

하였다. 스님이 곧 법을 설하여 착한 일을 하라 권하니, 아이는 알아듣고 곧 없어졌다.

홍명스님은 제(齋)나라 영명(永明) 4년(서기 486)에 백림사(柏林寺)에서 입적했는데, 나이 84살이었다.

<弘贊傳 第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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