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용을 구하다

왕이 용을 구하다

왕이 즉위한 11년 을해(795)에 당나라 사자각이 서울에 와서 한 달 동안 머물다가 돌아갔다.

그 후 하루 만에 두 여인이 내정(內庭)에 나와서 아뢰었다.

「저희들은 동지(東池), 청지(靑池) – 청지는 곧 동천사(東泉寺) 우물에 있는 용인데 하서국 사람들이 저주하여 모습을 작은 고기로 바꾸어서 통 속에 넣어가지고 돌아갔습니다.

부디 폐하께서는 그 하서국의 두 사람에게 명령하여 우리 남편들인 호국룡(護國龍)을 여기에 머물도록 해 주십시오.」

왕은 하양관(河陽館)까지 쫓아가서 친히 연희를 베풀고 하서국 사람에게 명령했다.

「너희들이 어찌 우리나라의 세 용을 잡아가지고 이 곳까지 왔느냐? 만약 사실대로 아뢰지 않으면 정녕코 사형에 처하겠다.」

하서국 사람이 그제야 세 고기를 내어 왕에게 바치었다.

이것을 세 곳에 놓아주니 각각 물에서 한 길이나 솟구치고 즐겨 뛰놀면서 달아났다.

이에 당나라 사자는 왕의 명철함에 감복했다.

<고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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