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세계를 체험한 매리 오리진
여기는 일본 도쿄 동북방 미트시 사이의 고속도로‥‥‥
갑자기 요란스런 싸이카 소리가 울리더니 백차 한대가 들이 닥친다. 길가에는 일그러진 덤프트럭과 오토바이가 나동그라져 있다.
트럭 운전사가 말했다.
「나에겐 죄가 없습니다. 」
「그럼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
「오토바이 주인에게 있습니다. 」
「그러나 오토바이 주인은 이미 생명을 잃고 있지 않는가?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저기 계기(計器)가 증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토바이의 속력계는 120이란 엄청난 초강 스피드를 알리고 있다.
그 옆에는 이미 숨이 끊어진 15, 6세 증 되어 보이는 묘령의 아가씨 시체가 나동그라져 있었다.
얼굴이 반쪽 일그러진 채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신분증을 찾기 위해 몸수색을 하던 경찰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말했다.
「아직 체온이 약간 남아 있는 걸」
「어떻게 할까요, 병원으로 갑시다. 」
이렇게 하여 그들은 지나가는 차에 태워 병원으로 갔다. 의사가 진찰했다.
「어떻습니까? 가망이 있겠습니까? 」
「출혈이 너무 심합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의사는 곧 조수들에게 산소호흡을 시켜 수술을 끝냈다.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도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다.
「가망 없겠지? 」
「호흡도 심장도 올 스톱을 했습니다. 」
「별수 없군, 옮기 라고. 」
이렇게 해서 그의 시체는 수술실에서 시체 안치실로 옮겨 쳤다. 그런데 그 사이 의사도 간호원도 경찰도 트럭운전사도 모두 보지 못하는 사이에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매리 오리진은 오토바이 사고로 분명 죽어 시체실에 누워있는 시체의 영혼이 제 자신의 시체를 또렷이 바라보고 있었다.
시체가 눕혀진 침대 위쪽 약 1미터 반쯤 되는 천정 주위 공중에 떠서 그는 분명히 자기의 시체를 보았다. 피범벅이 된 긴 머리, 반쯤으로 깨져 버린 자신의 얼굴, 그러고 볼품사납게 으스러져 버린 눈‥‥‥ 이런 것들을 역력이 그는 보고 그 광경에 대하여 어느 강열한 감정까지도 느끼었다.
그 감정이야말로 생시에 느껴본 일이 없는 처참하고 외로움이 가득한 감정이었다.
「아아, 저게 나의 시체로구나. 너무도 못쓰게 부서져 버렸군. 쯧쯧 큰 실패야, 대단히 잘못 했어‥‥ 하찮게 살아온 인생에게 너무도 비참한 죽음이 왔군.」
허공에서 시체를 내려다보고 있던 매리오리진의 영혼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괴로운 심정을 누구에게도 호소해야겠다고 이야기하려 하여도 누구 찬테도 알릴 길이 없는 것이었다.
당장 손으로 노크를 하고 싶고, 또 물이 담겨겨 있는 주전자나 물컵이라도 뒤덮어 사람이 들어오게 하여 이 사실을 알리고 싶었지만 그의 영혼은
「나의 몸을 이미저기 저렇게 맥없이 늘어져 있잖아, 그런데 어떻게 할 수 있나」
하는 의아심이 들어 그는 그것을 포기하고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원망하면서 견딜 수 없는 마음으로 그는 그곳을 나와 한없이 날으기 시작 했다.
그런데 그것은 자기의 힘에 의해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무언지 형언할 수 없는 힘에 빨려들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졌다.
자기의 시체와 점점 멀어지면서 그는 어느 먹통 속 같은 캄캄한 데로 날아가는데 이상하게도 자기에게 먼저 죽은 많은 사람들이 득실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곳엔 자세히 살펴보니 그런 사람들이 실채 존재한 곳은 아니었다. 그는 생각했다.
「혹시 이 곳을 뛰쳐 나가면 보다 밝은 세계가 있지 않을까?」
이런 느낌을 갖게 하면서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허우적거릴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더욱 답답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때 돌연히 한줄기 밝은 빛살이 들어왔다.
그 때문에 그는 암흑세계의 여행이 잠시 동안 늦추어졌다. 빛은 드디어 그를 포착하더니 뒤로 끌어 당겼다. 그리하여 뒤로 끌려가던 중 다시 한번 시체실에 눕혀져 있는 자신의 시체를 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시체위의 허공까지 다시 오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생각을 미처 해볼 틈도 없이 그녀는 자기 시체의 머리 부분으로부터 주루룩 몸속으로 들어가는 자신을 느꼈다. 무슨 연기 같은 것이 마치 흠통 속으로 들어가기라도 하는 듯, 자신과자신이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엔 자신의 육체를 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대신 견딜 수 없는 통증이 엄습해 왔다. 비로소 그는 자기의 시체 옆에서 누군가가 울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눈이 가리워져 있어서 볼 수는 없었지만 분명 자기의 어머니의 목소리인 것을 알 수는 있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자기의 몸을 흔들었다. 흔들리는 바람에 갑자기 심장이 가동되기 시작 하였다. 이렇게 하여 그는 다시 이 세상 사람으로 생을 영위하기 시작했다.
지금 그녀는 얼굴 흉자욱과 실명에 가까 왔던 눈을 수술로 고쳐가지고 점술과 텔레파시로 세계적인 명인이 되어 있다. 또 그와 같은 모든 증언은 그의 친구와 모친 그리고 의사 경찰 트럭 운전사로부터 들어서 확실한 인증을 얻게 되었다.
의사들은 이 같은 현상을 영혼부양현상(靈魂浮揚現像) 이라 부르고 있다.
또 이 같은 현상은 1969년 9월 13일 오후5시 김범추 스님의 조카(당시 나이 19세)로서 모빌딩 5층 난간을 헛딛어 추락하였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일이 있는데 그때 그 소년도 비슷한 현상을 겪었다는 것이다.
당시 소년은 의식을 잃고 서소문 한일병원에 입원시켰는데 허공에서 병상에 눕혀진 자신의 시체를 잠시 동안 선명하게 보았다는 것이다.
<고오토베의 死後世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