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여환삼마지무량인법문경(佛說如幻三摩地無量印法門經) 02. 중권

불설여환삼마지무량인법문경(佛說如幻三摩地無量印法門經) 02. 중권

또한 저마다의 누각을 빙 둘러 싸고 있는 천녀들이 온갖 악기를 들고 있는데, 이른바 비파ㆍ필률(篳篥)ㆍ거문고ㆍ생황[笙]ㆍ공후(箜篌)ㆍ소라ㆍ북ㆍ작은북ㆍ박판(拍板) 등의 종류로 묘한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며, 어떤 천녀들은 붉은 전단향 가루를 받들고 있기도 하며, 혹 어떤 천녀는 용실(龍實) 전단향 가루를 받들고 있기도 하고, 혹 어떤 천녀는 침수(沈水) 전단향 가루를 들고 있기도 하며, 혹 어떤 천녀는 흑침(黑沈) 전단향 가루를 받들고 있기도 하고, 혹 어떤 천녀는 뭇 묘한 전단향 가루를 들고 있기도 한다. 어떤 천녀는 우발라화와 구모다화와 분나리가화를 들고 있기도 하고, 어떤 천녀는 만다라화와 마하만다라화를 들고 있기도 하며, 어떤 천녀는 바로사가화(播嚕沙迦華)와 마하바로사가화를 들고 있기도 하고, 혹 어떤 천녀는 만수사화(曼殊沙華)와 마하만수사화를 들고 있기도 하며, 혹 어떤 천녀는 로좌화(嚕左華)와 마하로자화를 들고 있기도 하고, 혹 어떤 천녀는 작흘라화(作訖囉華)와 마하작흘라화와 삼만다(三滿多)작흘라화와 소로즐라(蘇嚕喞囉)작흘라화를 들고 있기도 하다. 어떤 천녀는 찬나라화ㆍ마하찬나라화ㆍ소로즐라찬나라화를 들고 있기도 하며, 어떤 천녀는 살타라화ㆍ마하살타라화ㆍ소로즐라살타라화를 들고 있기도 하고, 어떤 천녀는 천계의 묘한 옷과 묘한 꽃, 묘한 향, 가루 향, 바르는 향 등을 받들고 곳곳에 머물렀다. 그리고 저 낱낱의 누각 속에 각각 크고 묘한 보배로 장엄한 사자좌대가 있어서 여래의 상을 변화하여 그 위에 편안히 모셨는데, 32상이 구족되어 있었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진주ㆍ영락을 변화하여 내었는데, 그 진주는 세 가지 색으로서 말하자면 푸른색ㆍ흰색ㆍ붉은색이었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뛰어나고 묘한 보당(寶幢)을 변화하여 내었는데, 모든 금방울 달린 그물로 그 위를 덮었고, 천계의 묘한 옷을 아래에 드리워 장엄하였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보병(寶甁)을 변화하여 내었는데 모든 묘한 향을 가득 담았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가장 좋은 묘한 보개(寶蓋)를 변화하여 내었는데 백천 가지 매우 묘한 비단으로 장식하였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다라(多羅)나무 행렬과 8만 4천의 칠보나무 행렬을 변화로 나타내었는데 낱낱이 모두 보배 끈을 얼기설기 매었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방울을 매단 보배 그물을 변화로 내었는데, 가벼운 바람이 불면 움직여서 조화롭고 아름다운 음을 내어서 마치 백천 가지의 묘한 음악소리와 같았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보배 연못을 변화로 내었는데 이 연못 바닥에 순금모래를 깔았고, 7보로 된 계도(界道)에는 유리와 수정으로 빙 둘러 장식하였으며, 여덟 가지 공덕수가 그 가운데 가득 찼고, 연못 속에는 우발라화ㆍ발눌마화ㆍ구모다화ㆍ분나리가화 등이 피어났다. 그 연못에는 다시 물오리ㆍ기러기ㆍ원앙과 기이한 새들이 조화롭게 노래하였고, 8만 4천의 묘한 보배 나무가 줄지어 빙 둘렀으며, 위에는 8만 4천의 보배 끈을 얼기설기 매어 장식하였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대광명을 내었는데 8만 4천 유순까지 널리 비추었다. 그 때에 관자재 보살마하살과 대세지 보살마하살과 함께 온 모든 보살대중이 이 뛰어나고 묘하게 장엄된 모든 누각을 같은 시간에 한 누각 속에 안치했으나 모든 장엄하는 일이 서로 장애되지 않았다. 비유하면 마치 역사(力士)가 팔뚝을 구부렸다 펴는 사이에 이 사바세계에 도착하는 것과 같이 모든 보살이 신통력으로 각기 나툰 84구지 공덕으로 장엄된 매우 묘한 누각을 부처님의 모임 가운데에 안치하였다.

그 응하는 데에 따라서 신통위력으로 이 사바세계의 땅을 손바닥처럼 평평하게 하듯이 부처님의 모임 가운데에서서도 부닥칠 정도로 좁게 하지 않았으며, 이 모든 누각에서 대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었다.

그 때 저 두 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머리 숙여 발에 예배드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서 한쪽에 물러나 함께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량광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안부를 여쭈라고 하셨습니다. 세존이신 석가모니여래께서는 편찮으시지는 않으시며, 괴로움은 없으시며, 거동하시는 것은 가벼우시며 안락하십니까?”

저 두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 보살과 성문은 극락세계에서 부처님 세존을 뵙고 일부러 와서 우러러뵈었습니다.”

이 때에 이 사바세계의 부처님 모임 가운데 있던 모든 보살ㆍ성문 대중이 이 세계의 청정한 장엄과 무수하고 광대한 누각을 보고 나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런 위신력을 나타내어 저 모든 대보살 대중으로 하여금 여기에 오게 하셨을까?’

그 때 승화장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이어받아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합니다, 선서시여. 지금 이 사바세계의 이러한 장엄과 누각을 나타낸 것은 여래의 위신력입니까, 저 두 보살의 위력으로 변화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부디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승화장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이것은 여래의 위신력이 아니라 관자재 보살마하살과 대세지 보살마하살의 위력으로 변화하여 나타내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이 나타난 것이다.”

승화장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옵니다, 선서시여. 이 두 보살이 이미 불가사의한 원력이 청정하고 선근이 결백하였기에 이런 신통한 위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그렇다, 그렇다. 그대가 말한 것과 같다. 이 두 보살은 이미 구지 백천 나유다 겁 동안 선근을 쌓아 청정하고 결백하다. 또 이미 여환삼마지법문을 얻었기 때문에 이 삼마지 가운데에서 이러한 갖가지 색상과 신통 등의 일을 나타낼 수 있다.

한편 승화장이여, 이 일은 일단 접어두고 그대는 동방에 어떤 모습이 있는지 관하여라.”

승화장보살이 부처님의 성스러운 뜻을 받들어 걸림 없는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동방의 긍가(殑伽)의 모래수만큼 많은 부처님 국토를 관하여 보자 긍가의 모래수만큼 많은 여러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저 낱낱의 부처님 앞에 모두 관자재 보살마하살과 대세지 보살마하살이 각기 부처님 발에 예배드리고 그분의 말씀을 들었다. 무량광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세존께 편찮지는 않으신지, 괴로움은 없으시며, 거동은 가벼우시고 안락하신가 하는 안부를 물으시는 것을 보았으며, 한량없고 광대한 누각이 묘한 보배로 장엄된 것을 보았다.

이와 같이 동서남북 4유(維) 상하의 낱낱에 모두 긍가의 모래수처럼 많은 불국토 가운데에 긍가의 모래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계시는 것을 보았으며, 저 낱낱의 부처님 앞에 모두 두 보살이 각기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무량광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세존께 편찮지는 않으신지, 괴로움은 없으시며, 거동은 가벼우시고 안락하신가 하는 안부를 물으시는 것을 보았으며, 한량없고 광대한 누각이 묘한 보배로 장엄된 것을 보았다.

이 때에 승화장보살이 이 광경을 보고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옵니다, 선서시여. 이 두 보살이 진실하게 이미 가장 뛰어난 여환삼마지문을 얻었기 때문에 시방의 모든 불국토 가운데에서 다 불가사의한 신통위력으로 그 몸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 때에 세존께서 모인 대중들을 관찰하시고 그 응하는 바에 맞추어 신통한 모습을 나타내셨다.

그 때 모임 중의 모든 대중이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모두 승화장보살과 같이 저 시방세계 긍가의 모래수처럼 많은 모든 불국토를 볼 수 있었다. 저마다의 국토의 부처님 앞에 모두 두 보살이 있어서 각기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있었으며, 저 광대한 누각이 묘한 보배로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여기에 모여 있던 대중이 이런 광경을 보았을 때에 모임 가운데 있던 3만 2천 명의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이 때에 승화장 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두 보살은 어느 부처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며, 발심한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그 부처님 여래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잘 말씀해 주셔서 다른 보살들로 하여금 닦은 것을 알게 하시고, 행한 것과 같게 하셔서 필경에 모두 행과 원이 원만할 수 있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승화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잘 듣고 지극히 잘 생각하여라. 지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이 때에 승화장보살이 가르침을 받아서 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옛적의 과거 아승기 아승기겁 전에 광대하고 무량무변하여 불가사의한 겁수를 지나고 이 겁을 지난 후 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가는 티끌을 만들어 하나의 가는 티끌로 하나의 겁을 삼은 이 미진겁수(微塵劫數)를 지나기 전의 시기에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무량공덕보장엄보현묘락(無量功德寶莊嚴普現妙樂)이라고 하였다. 그 때 어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는데 사자유희금광왕(師子遊戱金光王)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고 하였으며, 저 불국토 가운데의 온갖 공덕과 장엄 등의 일은 광대하고 한량이 없었다.

승화장이여, 그대의 생각에는 어떠한가? 저 무량광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계시는 극락세계의 모든 공덕장엄이 많겠느냐?”

승화장이 아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무량무변하고 불가사의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내가 비유로써 이 이치를 간략하게 밝히겠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하나의 터럭을 잘라서 백 개로 만들고 그 중의 하나를 가지고 큰 바다에서 물 한 방울을 취하는 것과 같다. 승화장이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저 터럭 끝의 물이 많겠느냐, 나머지 큰 바다의 물이 많겠느냐?”

승화장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터럭 끝의 물은 매우 적고 나머지 큰 바다의 물은 깊고 넓어 한량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그대는 지금 마땅히 알아야 한다. 무량광여래께서 계시는 극락세계의 모든 공덕장엄 등의 일은 마치 터럭 끝의 물과 같고, 사자유희금광왕여래께서 계시는 무량공덕보장엄보현묘락세계의 모든 공덕장엄 등의 일은 큰 바다의 물과 같다. 또 사자유희금광왕여래의 모임 가운데 있는 보살ㆍ성문의 대중은 무량광여래의 모임 가운데 있는 보살ㆍ성문에 비해 백천 배나 많다. 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근기에 맞추어 3승(乘)의 법을 말씀하신다.

승화장이여, 요점만 말하면 저 사자유희금광왕여래 국토의 모든 공덕장엄과 묘락(妙樂)의 일은, 가령 내가 긍가의 모래수만큼 많은 겁 동안 말솜씨를 다 동원해도 그 끝을 말할 수 없다.

또한 승화장이여, 저 사자유희금광왕여래법 가운데 왕이 있는데, 승위(勝威)라고 하였다. 그 왕은 1천 세계 가운데에서 자재하고 유독 높았으며, 광대한 부와 강성한 세력이 있었고, 정법으로 세간을 교화하였으며, 7만 6천의 가장 으뜸가는 동산을 왕이 소유하고 있었고, 그 왕의 모든 아들은 각각 1만의 동산 숲을 가지고 있었다.”

승화장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불국토 가운데에는 여인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저 불국토에서는 오히려 여인의 이름도 들을 수 없거늘 하물며 여인이 있겠느냐? 그 가운데에서 태어나는 이는 모두 변화하여 태어났기 때문에 청정하고 깨끗하며, 함께 범행을 닦아 모든 중생이 모두 법의 기쁨과 선정의 즐거움으로 음식을 삼고 모든 추악하고 헛된 음식은 받지 않는다.

승화장이여, 그 왕과 아들은 8만 4천 구지 세 동안 사자유희금광왕여래를 존중하고 공양하였다. 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왕이 마음 깊이 청정한 믿음을 낸 줄을 아시고 무량인선교법문(無量印善巧法門)을 말씀해 주셨다. 승화장이여, 어떤 것을 무량인선교법문이라고 하는가?
말하자면 모든 보살마하살이 일으킨 모든 행이니, 일찍이 있었던 가운데에서는 나아가 구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모든 보살행은 한량없는 보시, 한량없는 지계, 한량없는 인욕, 한량없는 정진, 한량없는 선정, 한량없는 지혜로 한량없는 생사 가운데 따라 들어가 한량없는 중생을 가엾이 여기고, 한량없는 국토를 장엄하며, 한량없는 성문(聲聞)을 장엄하고, 한량없는 색상(色相)을 성취하며, 한량없는 음성과 한량없는 말솜씨를 구족하기 때문이다.

승화장이여, 모든 보살이 한번 발심한 선근일지라도 오히려 한량없고 광대한 마음을 일으켜 모든 곳에 회향하거늘, 하물며 한량없는 행원(行願)을 쌓아 모든 중생에게 널리 회향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다 무생(無生)을 증득하게 하고 부처님의 열반대로 열반하게 하는 것이겠는가? 선남자여, 이것을 한량없는 회향이라고 한다. 이 회향으로 인해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이 다 한량없고, 진여실제법계(眞如實際法界)도 한량없으며, 해탈무생(解脫無生)은 모든 얽매임과 집착을 여읜다.

선남자여, 요점만 말하건대 한량없다는 뜻은 일체 법이 한량없다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모든 법이 한량없다고 설하는가? 모든 법은 남도 없고 멸함도 없기 때문에 한량없다. 만일 법이 한량없다면 남도 없고 멸함도 없으며, 만일 법이 남도 없고 멸함도 없으면 한량없으니, 이것을 무량인법문이라고 한다.

승화장이여, 그 때 저 사자유희금광왕여래께서 승위왕을 위하여 이와 같이 무량인선교법문을 말씀하실 때에 왕은 모든 법에 대하여 깨달아 마쳤다.

다시 승화장이여, 저 승위왕이 불법 가운데에서 선정(禪定)의 수행을 닦아 뒷날 어느 때 선정에 가만히 들었는데, 왕이 홀연히 좌우 옆구리에서 두 송이 연꽃을 내었다. 매우 묘하고 사랑스러우며 청정하여 마치 용실 전단향과 같았으며, 그 꽃 가운데에서 두 동자가 출생하였는데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었다.

왕이 이것을 보고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며 동자에게 게송을 읊어 말하였다.

그대는 천(天)인가, 용인가? 
아니면 야차이거나 나찰의 부류인가? 
사람이거나 사람이 아니거나 혹은 신선이거나 
그대들은 이름이 무엇인지 나에게 말해 주게.

이 때에 오른쪽 옆구리에서 태어난 동자가 게송으로 왕에게 답하였다.

모든 법의 공성(空性) 가운데에서 
당신은 지금 우리에게 이름이 무엇인지 묻지만 
저 모든 법은 본래 이름이 없는데 
무슨 까닭으로 이름을 묻습니까? 

법의 공한 성품 가운데 천도 없고 용도 없으며 
또 야차나 나찰의 부류도 없고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이거나 혹은 신선이거나 
저들은 모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때에 왼쪽 옆구리에서 태어난 동자도 게송으로 왕에게 답하였다.

이름과 이름의 체(體)는 둘 다 공하고 
이름을 부르는 이와 이름이 불리는 것도 모두 없나니 
모든 법의 이름 없는 가운데에서 
다만 굳이 이름으로 표시할 뿐입니다.

진실한 이름의 자성을 알아야 합니다.

이 가운데에 보는 것도 아니요, 듣는 것도 아니며 
본래 멸함도 없고 다시 태어남도 없지만 
무엇 때문에 이름을 묻습니까? 

모든 지은 일의 온갖 이름은 
본래 가명으로 표시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지금 또한 가명으로 말하겠으니 
한 사람은 보엄(寶嚴)이고, 또 한 사람은 보상(寶上)입니다.

저 두 동자가 게송을 읊고 나자 숙세의 선근의 힘으로 5신통을 얻었으며, 곧 승위왕과 같이 사자유희금광왕여래의 처소에 나아갔다. 도착하고 나서 머리 숙여 각기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물러나 머물렀다.

저 두 동자는 합장한 채 이구동음으로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아뢰었다.

저희는 지금 어떠한 물건으로 
정각이신 양족존께 공양해야 합니까? 
이 일에 대해 부처님께서 저희의 마음을 깨우쳐 주시어 
저희로 하여금 듣고 나서 마음이 안정되게 해주소서.



저희는 지금 꽃도 없고 향도 없으며 
또 음식과 의복도 없습니다.


온갖 묘한 공양이 모두 다 없거늘 
무엇으로 가장 뛰어난 분께 공양해야 합니까? 

이 때에 부처님께서 두 동자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한 번 보리심을 내면 
널리 중생을 위하여 이락(利樂)을 짓나니 
이것을 32상 구족하신 정각께 
참된 공양을 한다고 이름하네.



만일 어떤 사람이 긍가의 모래수만한 
모든 불국토에 가득 찬 
가장 으뜸가는 온갖 묘한 꽃으로 
세간을 구제하시는 세존께 공양하더라도 

만일 어떤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다만 합장하고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키면 
이 사람이 얻은 뛰어난 복덕은 
앞 사람보다 배나 많아 한량없네.



이것과 다르면 무엇을 참된 공양이라 할 것이며 
이것과 다르면 무엇을 뛰어난 의지처라 하겠는가? 
만일 어떤 사람이 보리심을 일으키면 
나는 최상의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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