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성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강가 모래밭에서 아이들이 모여서 모래로 장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래와 돌로 성이나 집을 만들고 「이것은 나의 성이다.」
「이것은 나의 집이다」
하고 제각기 자기가 만든 것은 남이 손도 못 대게 하였다.
그 중 어떤 아이의 발이 다른 아이의 성을 건드려서 그 성이 무너지고 말았다. 무너진 성의 성주는 매우 화가 나서 그 아이의 머리카락을 잡고 주먹으로 제게 때리며 큰 소리로,
「이놈이 내 성을 무너뜨렸다. 모두들 와서 이 놈을 혼내 주어라.」
하고 외쳤으므로 아이들은 일제히 모여들어 때리고 발로 차며 그 아이에게 몰매를 주었다.
「다른 사람의 성을 망가뜨리다니 고약한 놈이다. 무너진 성을 먼저 대로 해 놓아라. 이제부터 남의 성을 파괴하는 자는 모두 이렇게 처벌하니 각자의 성을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이들은 서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만든 모래의 성은
건드리기가 무섭게 무너져 버린다.
장난삼아 이것을 만들어 가지고
내 것, 네 것이라고 하며
재미있게 노는 것이
마치 왕이 궁성에 있는 것과 같다.
아이들은 제각기 모래로 성을 만들어 놀며 자기 것이라고 애호하고 다른 사람이 건드리지도 못하게 소중히 하고 있었지만, 해가 저물어옴에 따라 그들의 마음은 이미 성에서 떠나 있었다.
그리운 부모 곁으로 가려고 지금까지 애지중지하고 있던 모래의 성은 그들의 작은 손발로 짓밟혀 무너져 버렸고 뒤도 안 돌아 보고 그들은 가 버렸다.
아이들이 모래를 쌓아 성을 만들어
하루종일토록 재미있게 놀다가
해가 저무니 생각조차 안 한다.
헌 신짝 버리듯이 팽개쳐 버리고 집으로 간다.
<修行道地經第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