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이된 원만
『폐하, 저희들 형제가 부처님과 불제자를 초대하여 공양을 드리려고 하옵는데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공양을 바치는데 도와 주셨으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좋다. 마음 놓고 초대하도록 하라. 나도 응분(應分)의 공양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왕의 말을 형들로부터 전해들은 원만은 높은 누각(樓閣)에 올라가서 금병(金甁)의 든 물로 마루를 깨끗이 닦고 향(香)을 피우고 두 무릎을 꿇고 멀리 석존이 계신 기원정사를 향하여 꽃을 날리고 소리높게 다음과 같이 읊었다.
『귀의하는 사람을 기꺼이 맞아 주시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을 불쌍히 알아주시는
정계묘지(淨戒妙智)한 부처님,
바라옵건대 저희들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원만의 말이 끝나자 뿌려진 꽃은 부처님의 신통력(神通力)으로 하나로 합쳐서 꽃양산(花傘)이 되어 순식간에 기원정사로 날아가서 부처님의 머리 위 허공으로 가서 멎었다. 그리고 태운 향 연기는 하늘로 치솟아 구름같이 한데 뭉쳐 겹쳤고 따른 금병의 물도 정유리(淨琉璃)의 기둥이 되어 천공(天空)에 우뚝 섰다. 석존을 모시고 있던 아난(阿難)은 이 광경을 보고 석존께 여쭈었다.
『세존님, 이 길사(吉事)의 전조(前兆)는 부처님과 불제자를 초대하는 것을 알리는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어디로부터 온 것입니까?』
『유나하라토쿠캬 성에서 온 것이다.』
『유나하라토쿠캬 성은 여기서 얼마나 떨어진 곳입니까?』
『천여리(千餘里)는 될 것이다.』 석존께서는 다시 아난에게 분부를 내리셨다.
『주(籌 ― 사람의 수효를 세기 위한 나무 또는 대가지로 만든 패, 즉 셈대)를 가지고 스님들에게 「내일 유나하라토쿠캬 서의 원만의 공양을 받으로 가고 싶은 사람은 이 주를 가져라」하고 전하라.』
『네, 잘 알겠습니다.』
아난은 주를 가지고 우선 석존께 바치니 석존께서는 한 개의 주를 가지셨다. 다음에 장로승(長老僧)들도 차례로 주를 받았다. 그중에 보첸앰망이라는 노승(老僧)이 있었다. 그도 주를 잡으려고 했다. 이 노승은 지혜는 많았지만 신통(神通)은 아직 터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난은 조용히 하나의 노래를 읊으며 노승 이 유나하라토쿠캬로 가는 것을 만류(挽留)했다.
『살라왕(薩羅王)의 공양도 소달가(蘇達家)의 공양도 녹모부인(鹿母夫人)의 공양도 아니고 여기서 천리나 먼 유나하라토쿠캬 성의 초대이니 그대는 이곳에 머무는 것이 좋겠다.』
아난은 이렇게 노래하며 다음 스님에게 주를 가지고 갔다.
그 때 이 노승은 대정진(大精進)을 삽시간에 달성하여 당장 대신통(大神通)을 터득하여 저쪽으로 가지고 간주를 손을 내밀지도 않고 잡았다.
그리고 아난에게 답(答)하여 노래 불렀다.
『얼굴과 형태로 신통을 얻지 못하며 학문과 변설(辯舌)로서도 신통은 얻지 못한다. 오로지 계정혜(戒定慧)의 힘으로서만 얻을 수 있음이니 나 비록 늙었으나 지금 비로소 그것을 얻었도다.』
이 때 석존께서는 여러 사람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보첸앰망은 스님의 으뜸이다. 신통력으로 주를 받았으니 이와 같은 스님은 매우 드물다. 상좌(上座)를 그에게 주어라.』
이렇게 해서 주를 다 돌려서 공양을 받으러 가는 인원수는 정해졌다. 석존은 다시 아난에게,
『스님들에게 이렇게 전하라. 「부처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것과 같이 자기가 한 착한 일은 이것을 숨기고 범(犯)한 나쁜 일은 모두 표면에 나타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저 성중에는 많은 외도(外道)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신통력(神通力)으로 그 성으로 가서 원만의 공양을 받아야 한다.」』
아난은 석존님의 말씀을 스님들께 전했다.
이리하여 출발의 준비는 다 끝났다.
한편, 유나하라토쿠캬 성에서는 국왕은 성내를 구석구석 청소(淸掃)시키고 전단( 檀)의 향수(香水)를 땅에 뿌리고 보배로 만든 향료(香燎)에 여러 가지 묘향(妙香)을 피우고 많은 휘장과 장막을 치고 갖가지 색깔의 꽃으로 성을 아름답게 장식하였다. 성에는 큰 문(門)이 하나 있었고 작은 문은 열일곱 개가 있었으며 왕에게는 열일곱 명의 왕자가 있었다. 왕은 친히 대신(大臣)들과 병각 기사(騎士)를 이끌고 열일곱 개의 성문에 자리 잡았다.
원만과 그의 형들은 성문 밖에 나와서 석존님의 내림(來臨)을 대기하였다.
이윽고 다섯 명의 스님이 하늘로부터 날아와서 성문에 도착하였다. 그들은 석존의 명령으로 채(菜)와 식기(食器)와 식탁(食卓)과 물과 음식(飮食)의 숙부(熟否)를 조사하게 위하여 선발대(先發隊)로 미리 온 것이다.
왕은 다섯 명의 스님을 보고 원만에게 물었다.
『성자여, 저기 보이는 다섯 명의 스님들은 세존님인가?』
『폐하, 석존님은 아직 안오셨습니다. 저 분들은 저희가 공양드리는 채와 식기와 식탁과 물과 음식의 온도(溫度)를 알아보기 위하여 석존께서 먼저 보내신 스님들입니다. 세존님은 물론 다른 장로승(長老僧)들도 아직 안오셨습니다. 세존께서 이곳에 오시기 전에 여러 가지 신변길서(神變吉瑞)란 것이 생길 것입니다.』
유나하라토쿠캬 성문에서 왕과 원만 사이에 이러한 말이 오가고 있을 때 기원정사에 계신 석존은 발을 씻고 결가부좌하신 다음 마음 조용히 선정(禪定)에 드시었다. 잠시 후 조용히 발을 푸시고 땅에 일어서시자 대지(大地)는 별안간 여섯 가지로 진동(震動)하였다.
유나하라토쿠캬 성문에서 석존을 기다리고 있던 왕은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원만에게 물었다.
『성자여, 이것은 어찌된 일인가?』
『이것은 세존님의 발이 땅에 닿아서 진동이 생긴 것입니다.』
일어서신 석존의 몸에서는 금빛 광명이 발산되었고 그 빛에 비추어서 대지는 온통 금을 녹인 것 같이 눈부시게 빛났다. 왕은 이러한 신기한 길조(吉兆)를 보고 마음에 환희(歡喜)를 느끼며 다시 원만에게 물어보았다.
『이것은 또 무슨일인가?』
『폐하, 이것은 세존님의 옥체에서 금빛의 광명이 나와서 대지가 모두 금빛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석존은 여러 스님을 거느리시고 기원정사를 떠나 원만이 있는 곳으로 향하셨다. 서다림(逝多林) 속에서 살고 있는 한 천녀(天女)는 손에 하쿠쿠라 나무의 단장(短杖)을 치켜 들고 부처님의 머리위를 바치며 함께 유나하라토쿠캬로 향하였다. 석존께서는 가시는 도중에 가끔 이 천녀에게 설법하시어 애욕(愛慾)을 끊고 『깨달음』을 얻게 인도하셨다.
석존의 일행은 도중에서 오백명의 불교신자를 만났다. 그들은 태양과 같이 빛나는 히말라야산 같이 적연(寂然)한 석존님의 위풍당당(威風堂堂)한 모습을 가까이 뵈옵고 마음으로부터 기뻐하였다. 그것은 자식이 없는 사람이 자식을 얻는 것보다도 가난한 사람이 재물을 얻는 것보다도 신하가 국왕이 된 것보다도 오랜도안 수행(修行) 끝에 『깨달음』을 터득한 것보다도 그 기쁨은 대단한 것이었다. 석존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간곡한 설법을 하시어 그들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깨달음』을 얻게 하시었다.
그들은 석존께 합장(合掌)하며,
『부처님께서 가신 후 저희들은 무엇을 목표로 하고 무엇을 공양하면 좋겠습니까?』
하고 말하니 석존은 그들의 마음을 측은히 여기시어 신변(神變)의 힘으로 당신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나누어 주셨다.
그들은 그것을 받들어 훌륭한 탑(塔)을 세우고 탑 안에 모시었다. 하쿠쿠라 나무의 가지로 석존을 모시고 따르고 있던 서다림에 살던 천녀는 손에 들고 있던 백 가지 기교(百)를 양산(傘)을 탑안에 꽂고 석존님을 향하여,
『세존님, 저는 이제부터 이 탑에 살면서 부처님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공양하겠습니다.』
하고 말을 마치자, 탑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이 탑은 댁신탑(宅神塔) 혹은 하쿠쿠라 나무 중심주(中心柱)라고 불렀다.
석존의 일행은 이곳을 떠나 발길을 옮기니 오백명의 선인(仙人)들이 살고 있는 산중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꿀과 나무열매가 나무에 무성하고 맑은 샘물의 흐름은 땅에 넘치고 있었다. 석존이 이곳에 당도하시니 신력(神力)에 의하여 지금까지 아름답게 피어 있던 꽃도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려있던 나무열매도 모두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맑은 샘물도 깨끗한 냇물도 말라붙고 파란 풀, 예쁜 초목도 시들고 선인이 앉아있던 땅도 허물어지고 말았다. 선인들은 이 광경을 보고 손으로 뺨을 짚으며 수심(愁心)에 빠졌다.
석존은 그들을 보시고,
『어째서 그렇게 슬픔에 잠겨 오는가?』
하고 물으시니까 그들은,
『당신이 오시니까 저희들의 고장이 이렇게 변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한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꽃과 샘물과 나무열매를 먼저대로 하고 싶단 말인가?』
『그렇게 해주신다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석존이 신력을 나타내시니 꽃과 나무열매와 샘물과 풀들이 먼저와 같이 생기(生氣)를 되찾고 먼저 상태가 되었다. 이것을 본 선인들은 석존의 신통력에 감복(感服)하여 신앙심이 생겼다. 석존은 그들에게 가르침을 설법하시어 『깨달음』에 들게 하셨다. 그들은 합장하며 석존께 아뢰기를, 『세존님, 저희들은 세존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출가(出家)하여 중이 되고 싶습니다.』
석존께서 그들의 원을 받아들이시자마자 오백명의 머리카락이 자연히 빠지고 선인들의 옷은 승의(僧衣)로 변하고 손에는 동냥에 쓰이는 바리때가 들려져서 스님의 풍모(風貌)가 스스로 갖추어졌다.
이리하여 석존의 일행은 새로 스님이 된 오백명의 선인을 합하여 반월(半月) 모양이 되어서 하늘을 비행하면서 유나하라토쿠캬로 일로(一路) 향하여 갔다.
그 도중 일행은 하쿠쿠라 선인(仙人)이 살고 있는 저산(杵山)이라는 산의 기슭에서 휴식(休息)을 취하게 되었다. 산꼭대기에 있던 선인은 태양과 같이 빛나고 히말라야 산같이 존엄(尊嚴)한 부처님의 모습을 뵈옵고 귀의(歸依)할 마음이 움솟아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산을 내려가는 동안에 부처님은 벌써 가버리실 것이다. 할 수 없다. 이 산꼭대기에서 몸을 던져서 부처님을 지척에서 뵈옵자.」
선인은 산꼭대기에서 산 밑에 계신 석존을 향하여 몸을 날렸다. 그 때 석존께서는 신력으로 선인을 받으시어 선인은 상처하나 입지 않고 부처님을 눈앞에 모시었다. 석존은 선인을 교화(敎化)하시어 『깨달음』에 들게 하셨다.
이 선인도 중이 되기를 원하였다. 석존이 이를 허락하시니 선인의 수염과 머리카락은 저절로 빠지고 선의(仙衣)는 승의(僧衣)로 변하고 손에 바리때가 둘러져서 자연히 스님의 모습이 갖추어졌다. 석존의 일행은 이 선인도 포함해서 마침내 유나하라토쿠캬 성에 입성(入城)하게 되었다.
석존께서는 생각하시기를 「저 성에는 열여덟 개의 성문이 있다. 어느 한문으로 들어가면 다른 문에 있는 사람들은 부처님을 볼 수가 없으니 허공(虛空)으로부터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시고 일행을 신통력으로 하늘을 날게 하셔서 유나하라토쿠캬 성으로 들어가셨다.
왕을 비롯하여 원만 형제 및 열일곱 명의 왕자와 성안의 모든 사람들은 석존과 제자들을 열겹 스무겹으로 에워싸고 세로 지은 우두전단(牛頭 檀)의 궁전으로 갔다. 석존께서 궁전 안으로 들어가시니까 궁전을 둘러싸고 있던 군중(群衆)들은 부처님의 모습을 보려고 떨치고 밀치고 궁전이 무너질 듯 야단법석이었다. 이 광경을 보신 석존께서는 다시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전단의 궁정을 수정(水晶)의 투명(透明)한 궁전으로 바꾸어 놓으셨다.
그래서 궁전의 내부(內部)는 거울을 들여다보듯 환하게 보이게 되어 부처님과 불제자의 위의(威儀)한 모습은 궁전 밖의 사람들까지 우러러 보게되어 그들을 매우 기쁘게 하였다. 이 때 석존께서는 범음(梵音)을 발(發)하시어 궁전 안팎을 메운 모든 사람들에게 설법을 시작하시었다. 이것을 들은 그 많은 사람들은 한 사람의 예외(例外)도 없이 모두가 부처님의 『깨달음』의 길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는 동안에 원만의 형들은 별실(別室)에서 식사준비를 끝내고 석존을 모시려고 하였다. 이 때 대해(大海)의 흑자(黑子), 교담마( 曇摩)의 두 용왕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 위하여 오백의 강(江)을 만들고 오백의 일족(一族)을 이끌고 유나하라토쿠캬 성으로 오려고 하고 있었다.
석존께서는 이 사실을 아시고 크게 놀라시어, 「두 용왕이 큰 강물을 타고 밀어닥치면 이 성이 파괴 될 것이다. 그들이 오기 전에 빨리 막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시어 목갈라나를 돌아보시고 이렇게 당부하셨다.
『그대는 먼저 식사를 하고 빨리 흑자, 교담마, 두 용왕에게 가서 그들에게 유나하라토쿠캬 성을 사랑하라. 이것을 파괴하면 안된다고 일러라.』
목갈라나는 석존의 말씀을 따라 식사를 먼저 끝마치고 용왕에게 달려가서 석존님의 말씀을 전했다.
용왕은 목갈라나에게 대답하며 말했다.
『저희들은 개미 한 마리 죽이지 않고 가겠습니다. 어찌 유나하라토쿠캬 성의 백성들을 해롭게 하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용왕은 오백의 일족과 함께 석존을 뵈옵고 가르치심을 듣고 계(戒)를 받들었다. 석존께서는 용왕들을 제도(濟度)하신 다음 원만의 형들이 마련한 식당에 드시었다. 용들은 석존께서 식사를 드시는 것을 보고 각자 마음속으로 염원(念願)하였다.
「바라옵건데 저의 물을 석존님이 받아주시옵소서.」
그러나 아무리 부처님이라 할지라도 오백의 용으로부터 일일이 물을 받을 수는 없다. 석존께서는 목갈라나를 부르시고 대해(大海)의 물을 한 그릇의 바리때에 담아오도록 하셔서 그것을 마심으로서 용들의 호의(好意)에 보답하시었다.
식사를 마치신 석존과 그의 제자들은 대신통력(大神通力)으로 삽시간에 유나하라토쿠캬 성을 떠나서 기원정사로 돌아가셨다.
석존을 수행(修行)한 스님들은 다 같이 입을 모아 석존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님, 원만 스님은 어떠한 업연(業緣)으로 재보(財寶)한 집에 태어난 것입니까? 어떠한 업연으로 하녀의 몸에서 태어난 것입니까? 또 어떠한 업연으로 번뇌(煩惱)를 끊고 아라한(阿羅漢)의 『깨달음』을 얻게 된 것입니까?』
그래서 석존께서는 다음과 같은 원만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옛날에 하라나시라는 곳에 명행원만(明行圓滿)이라는 부처님이 계셨었다. 그 때 저 원만은 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출가(出家)하여 삼장(三藏)을 닦고 많은 스님을 감독(監督)하게 되었다.
어느 날, 한 사람의 스님이 청소하는 것을 감독하고 있었는데 그 스님이 청소를 다 하였는데 때마침 바람이 불어 먼지로 다시 더러워지고 말았다.
그 스님은 바람이 자면 다시 청소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만이 와서 청소가 안된 것을 보고 그 스님을 욕하였다.
『이것이 청소한 것인가? 하녀의 자식이라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이 스님은 잠자코 이 수모를 참고 있다가 원만의 노여움이 풀렸을 때를 틈타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은 어떠한 종류의 인간일까요?』
『우리들은 가섭파불(迦葉波佛)의 가르침을 받고 출가한 중이지.』
하고 원만은 대답하였다.
그 때 이 스님은,
『우리들은 똑같이 중의 몸인데 저는 이미 번뇌의 사슬을 끊었는데, 당신은 아직도 번뇌에 얼켜 있습니다. 일전의 악구잡언(惡口雜言)은 그 증거가 아닙니까? 부디 참회(懺悔)하여 그 죄를 씻어 주십시요.』
이 말을 듣고 깊이 자기 자신을 뉘우치고 그 스님을 향하여 참회하고 말했다.
『나는 내가 범(犯)한 죄를 참회합니다. 나는 이 죄로 인하여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비천(卑賤)한 하녀의 자식으로 태어날 것입니다.』
원만은 자기의 죄를 참회한 덕택으로 지옥의 업(業)만은 면할 수가 있었지만 오백생(五百生) 동안을 언제나 하녀의 자식으로 인간계(人間界)에 태어나곤 하였다. 지금은 마지막으로 하녀의 자식으로 태어난 것이다.
이미 그의 죄는 소멸(消滅)되었고, 재보(財寶)한 집에 태어나서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고 번뇌를 끊어버리고 아라한의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석존께서는 이와 같이 원만의 과거의 인연(因緣)을 이야기 하신 다음 스님들을 보고 말씀하셨다.
『좋은 업(業)에는 좋은 응보(應報)가 있고 나쁜 업에는 나쁜 응보가 있다. 즉,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인 것이니 그대들은 마땅히 악업을 버리고 선업에 정진(精進)할 것이다.』
스님들은 석존의 이 말씀을 깊이 마음에 되새겨서 수행(修行)에 힘썼다고 한다.
<根本說 一有部宗樂事第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