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다약의 효능

아카다약의 효능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곳에 장자(長者)가 있었는데, 그는 아들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 아들은 매우 영리하여서 악법에 능통하고 모든 독약을 분간 할 줄 알아서 그 해독법에도 통달하고 있었다.

어는 날, 아들이 출타하여 없는 사이에 장자는 많은 친척 사람들을 초대하여 큰 잔치를 베풀고 산해진미로 성찬을 마련하여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즐겁게 놀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에 이 장자에게 원한을 품고 있던 사람이 음식 속에 몰래 독약을 넣었다. 그런 줄은 꿈에도 모르는 장자와 친척 사람들은 그 음식을 먹고 말았다. 잔치가 한참 흥이 났을 때, 아들이 밖에서 돌아왔다.

부모는 아들을 위하여 남겨 둔 맛있는 음식을 아들에게 차려주었다. 아들은 약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음식 속에 독약이 섞여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부모들은 이미 독약이 든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그 사실을 이야기하면 부모들은 금방 독약의 힘이 퍼져서 죽을 것을 염려하여,

『모처럼 차려 주셨지만 지금 먹고 있을 짬이 없습니다. 실은 대단히 귀중한 보무를 거리에서 사가지고 어떤 집에 맡기고 왔는데 그 상자에 봉인(封印)하는 것을 깜박 잊어버리고 왔습니다. 지금 생각이 나니 곧 갔다 와야 하겠습니다. 갔다가 정 배가 고프면 아무거나 사먹고 오겠습니다.』

부모는 아들의 말을 듣고 굳이 먹고 가라고 할 수도 없어서 빨리 다녀오라고 했다. 장자의 아들은 집을 나서자 곧 약방으로 달려가서 아카다라는 해독약을 사 가지고 집으로 뛰어왔다. 그는 우유와 유즙과 설탕 세 가지를 다려서 아카다와 섞은 다음 부모에게 드리며 말했다.

『어서 이 감로(甘露)를 잡수십시오? 이것은 설산(雪山)의 아카다 약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다 독약을 잡수셨습니다. 저는 지금 가서 이 불사의 묘약을 구해 온 것입니다.』

부모와 친척들은 그제서야 한편 놀라고 한편 안심하면서 그 약을 먹어서 모든 독기를 토해 내고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출가한 보살은 이 장자의 아들과 같은 것이다. 번뇌라는 독을 먹고 생사의 고통 속에서 끝없이 방황하고 있으면서도 그런 줄을 모르고 감미로운 음식, 열락(悅樂)의 연회(宴會)라고 생각하는 부모와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집을 나와서 불도(佛道)에 몸을 바쳐 불사의 묘약을 가지고 그 고뇌를 없애 주는 것이다.

<大乘本生心地觀經 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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