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많은 장자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곳에 한 사람의 장자가 있었다. 그의 재산은 거의 무진장이어서 그의 보고에는 헤아릴 주 없을 만큼의 보배가 가득 차 있었고, 가정도 원만하여서 부족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그의 장남이 먼 나라로 여행을 하고 있는 동안에 장자는 뜻하지 않는 병으로 중태에 빠졌다.
그런데도 이젠 가망이 없다고 포기를 하였고, 병자도 수명이 다 되었음을 짐작하고 세상을 단념하고 임종만을 기다리게 되었지만, 먼 나라에 가 있는 장남에게 기별할 방법도 없었으므로 단 한 가지 걱정은 막대한 재산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임종을 목전에 둔 장자의 근심거리였다. 그는 생각다 못해 친구인 장자를 머리맡에 불러 놓고 자기의 장남이 귀국할 때까지 자기의 재산을 관리해 주도록 신신 부탁을 하였다.
『나의 장남은 지금 먼 나라에 여행 중이므로 나의 임종시까지는 못 돌아오리라고 단념을 하고 있네. 그러므로 장남이 귀국할 때까지 나의 전 재상을 보관해 주길 바라네. 폐를 끼쳐서 미안하지만 친구 지간의 정의로 부탁을 하는 것일세. 그리고 장남이 졸아오면 재산을 축 내지 않도록 잘 타이르고 전 재산을 장남에게 돌려주기 바라네, 꼭 부탁하네.』
부탁을 받은 장자는 병든 친구의 마지막 중개한 간청을 기꺼이 승낙하였다.
그 후, 얼마 안 되서 병자는 죽었고 그러는 동안에 장남도 돌아왔다. 그러나 유산 관리의 의탁을 받은 장자는 장남이 아버지가 남긴 재산에 대하여 물어 보아도 자시는 모른다고 딱 잡아떼면서 결국에는 그의 전 재산을 횡령하고 말았다.
석존께서는 이와 같은 예를 들고 아난(阿難)에게 물어보시었다.
『유산이 되돌아가지 않은 것은 누구의 죄인가?』
『물론 부탁을 받은 장자의 죄입니다.』
『아난, 대부호인 장자는 여래(如來)를, 임종은 부처님의 임종을, 장남은 미래 세상의 성남선녀를, 무한한 재보는 무상(無上)의 대법(大法)을 그리고 의탁을 받은 장자는 그대를 위시하여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의 대중(大衆)을 비유한 것이다.
<大悲經 第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