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색가(好色家) 묘우꼬우왕(王) 죠우요우의 실패
죠우요우는처음 묘우꼬우왕의 발탁으로 분에 넘치는 영화를 입게 된 이래, 자신이 요구하는 것은 무슨 일이건 성취해고 따라서 늘 마음의 만족을 얻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 간계(奸計)도 역시 훌륭히 성공했다. 그는 점점 자신을 지닐 수 있었다.
그 자신은 곧 거만과 교만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었다.
『일개 아녀자의 요사스런 말에 마음이 동해서 이와 같은 추태를 부리는 자가 어떻게 일국의 군주로서 국가통치의 대임을 맡을 수 있을 것인가.』
라고 그는 대왕과 군신들이 열좌한 좌중에서 방약무인하게 대왕의 비행을 통박하고 매도했다. 그를 깊이 신임하고 있던 대왕도 죠우요우의 지나친 무엄한 말을 듣자 안색을 변하고 옥좌를 떠서 궁전으로 돌아 들어갔다.
그리하여 한 대신을 불렀다.
『죠우요우의 만심(慢心)을 깨우쳐 주고 그에게 치욕을 보여줄 방법은 없을까?』
라고 의논했다.
『죠우요우는 원래 간흉한 지혜가 뛰어난 사람입니다. 하와 그 성부(成否)는 단언할 수 없사오나, 아무 튼 그 방법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그 대신은 대답하고 곧 자기 집으로 돌아가 그 궁리에 골몰했다.
이 대신의 누이동생의 아들 즉 생질 중에 환술(幻術)의 묘를 터득한 자가 있었다. 이 대신은 그 사나이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당장 하인을 시켜 그를 불렀다.
『너를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라 실은 저 죠우요우 대신이 조회 때마다 늘 나를 우롱 경멸하므로 유감 이 많다. 한데 어떻게든지 그에게 한번 호된 치욕을 주어 내 원한을 풀고자 함은 물론 또한 그의 거만한 콧대를 꺾고자 하는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네 지혜를 한번 빌리자꾸나.』
『외숙부님 그러십니까? 그러면 제 책략을 채용해 보십시오. 반드시 목적을 달성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제가 지닌 환술로 여기에 아주 거대한 점포를 화작(化作)해 놓는단 말입니다. 분뇨(糞尿)를 모아서 방을 만들고, 해골(骸骨)로 미모의 여주인공을 만듭니다. 그러면 이 나라의 법규대로 큰 점포 가 새로 생기면 반드시 국왕 자신이 세금을 징수하러 오든가 아님 죠우요우 대신에게 명령하도록 되 어 있습니다. 이 법률을 이용해서 왕은 죠우요우를 파견하여 세금을 징수하도록 하시면 됩니다.
죠우요우가 환작한 대상점으로 와서 이 상점 주인의 방은 어디냐고 물었을 때, 그 분뇨로 만든 방으 로 안내하게 됩니다. 그는 그 환작된 방으로 가서 누구나 한 번 보면 매혹 당할 만한 미모의 여주인 을 봅니다. 아무리 죠우요우라 할지라도 단번에 애착이 생기고 홀리게 될 것입니다.
외숙부님, 이 책략이 어떻겠습니까?』
『음, 아주 통쾌한 이야기야, 그럼 만사는 너에게 맡길 테니까 실패가 없도록 해야한다.?』
『염려 마십시오, 외숙부님. 그럼 이후 좋은 소식이나 기대하십시오.』
두 사람은 의논이 끝났다. 환사(幻師)는 즉시 그 준비를 서둘렀다. 큰 상점이 으리으리하게 떡벌어지고 분뇨로 만든 방과 해골로 빚은 미인도 모두 완성되었다. 이것이 대신을 통해서 대왕에게 밀고되자 대왕은 죠우요우의 거드름을 꺾을 수 있다고 매와 기뻐했다.
이에 대왕은 죠우요우를 불러 그에게 새로 건립된 대점포의 세금징수를 특명했다. 그는 왕의 대행으로서 거드름을 피우며 그 점포로 갔다. 모든 설비에서부터 판매하는 상품 전체의 조사를 끝마친 그는 점원에게 물었다.
『네 주인의 거실이 어디냐?』
『네, 여기 이쪽입니다.』
점원이 안내한 방에는 미모의 여주인이 앉아 있다가 대신이 오자 극진한 환대를 했다. 매력있는 눈, 풍만한 육체, 품위있는 접대솜씨며 아름다운 매무새, 도무지 그 요염한 자태에 심신이 황홀해진 대신은 넋을 잃었다. 마음속 깊숙이서 잠자던 정염의 불길이 다시 살아 오르고 있었다.
『안주인, 나와 하룻밤 함께 지내지 않으려오? 그대가 나오는 태도에 따라 면세라도 해줄 터이오.』
『못난 주제입니다만 대감께서 정녕 그러시다면 높으신 뜻을 따르겠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이목이 번거롭사오니 밤중에 몰래 오시도록 하세요.』
이런 이야기가 끝나자 한낮인데도 갑자기 밤중이 되었다. 그것은 환술(幻術)때문이었다. 죠우요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여주인의 몸을 껴안고 깊이 잠이 들었다.
환사(幻師)는 때를 타서 그 환술을 풀어 버렸다. 죠우요우는 해골을 안고 잠이 들어있었다.
더구나 고약한 냄새나는 오물 투성이 속에서 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대신은 이 대 성공을 대왕에게 급히 알렸다. 대왕은 크게 기뻐하며 총총히 달려왔다. 와서 백주 대낮에 해골을 껴안고 자고 있는 죠우요우의 추한 모습을 보았다.
대왕은 잠든 죠우요우를 막대기로 쿡쿡 찔러 잠에서 깨어나게 했다. 깊은 잠에서 달콤히 꿈을 꾸고 있던 그가 꿈에서 깨어났다. 문득 눈을 뜨자 자신의 추악한 모습에 대경실색했다. 그 주위에는 여러 대신들이 꼴좋다는 듯 눈에 비웃음을 머금고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그는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 당장에 거기서 목숨을 끊어버리고도 싶었다.
조소하는 소리가 점점 더 커져갔다. 그는 참을 수 없이 그곳을 도망질 쳤다. 한 번 죽음까지 생각게 했을 만큼 커다란 치욕을 입은 죠우요우는 집으로도 가지 않고 길로 불제자 마하ㆍ캇챠나의 방사(房舍)를 찾았다.
『존자께선 부디 저를 제자로 삼아 주십시오.』
하고 울면서 간청했다. 마하ㆍ캇챠나는 그의 출가를 허용했다. 동시에 오계(五戒)와 十戒)를 주고 난 다음 그에게 잡일아함경(雜一阿含經)을 읽혔다. 그는 이에 불문에 귀의하여 수행에 정진하게 되었다.
죠우요우의 만심을 깨우쳐 주려다가 마침내 그를 출가시켜 버린 대왕은 국가를 통치해 가는데 가장 힘 입었던 그의 의논 상대를 잃고 말았다. 대왕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죠우요우를 환속시켜서 옛 자리에 되 앉게 하고 국정을 그에게 맡기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