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기둥을 내려오다

생사의 기둥을 내려오다

『옛날 어떤 나라에서 나라 한복판에 높고 큰 돌기둥을 세웠는데, 만일 그 석공이 내려오면 또 다시 그러한 탑이 이 세계 가운데 세워질까 염려하여 석공이 기둥위에 있는 것도 불구하고 사다리 고패 동아줄 따위를 죄다 제거하였다.

사람들이 헤어지자 밤중에 그의 친족들이 기둥 앞에 모여들어 걱정하자 석공은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다가 곧 자기의 옷을 찢어 실마리를 옷 가닥으로 만들어 기둥 아래로 늘어뜨리고 굵은실을 옷 실마디에 매어 올리라 하였다.

사람들이 그의 말대로 하자 이번에는 실을 당겨 기둥 위에 올린 다음 그 실 끝에 조금 굵은 줄을 매어 올리라 하였다.

사람들이 역시 그와 같이 하기를 몇 번하니, 석공은 그것을 가지고 동아줄을 만들어 그것을 타고 내려왔다.』 <大莊嚴論卷五>

돌기둥은 생사에 비유한 것이고 사다리와 고패는 과거 부처님들의 이미 열반하신 법에 비유한 것이고 친족들은 성무대중, 옷 실마리는 과거 부처님들의 선정 지혜에 비유한 것이며 옷을 찢은 것은 애욕에 대한 허물을 관찰하여 맛 따위의 법을 버린 것에 비유한 것이다.

또 실마리를 위에서 내려준 것은 선심에 비유하고 굵은 실마리를 밑에서 매어 올려준 것은 착한 벗이 친근하여 다문(多聞)을 얻은 것이고, 그렇게 몇 번 실마리를 달아 올린 것은 다문(多聞)의 실마리에 계율의 실마리를 달고 계율의 실마리에 선정의 실마리를 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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