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의 비유

사공의 비유

『부처님이 라자그리하 기사굴 산 중에 계실 때 일이다.

마가다국 아사세왕이 발지국을 치고자 대신 우사를 보내 부처님께 물었다.

「부처님, 저희 임금 아사세께서 지금 발지국을 치고자 계획하는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부처님은 옆에 서서 부채질을 하고 있는 아난에게 물었다.

「아난아, 너는 저 나라「발지국」사람들이 자주 모임을 갖고 바른 일을 의논하고 군신이 서로 화합하여 공경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예, 들었습니다.」

「또 그들은 법을 준수하여 금기할 것을 알아 예의범절을 어기지 않고 부모에게 효순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종묘사직을 잘 지키고 선영에 정성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고 들었느냐?」

「예, 들었습니다.」

「또 그들은 농담을 즐기고 웃음을 즐겨하되 남녀가 다 정조 바르고, 말에 음담패설이 없으며 수도인을 존중하고 지계자를 잘 보호할 줄 안다고 들었느냐?」

「예 ,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나라 백성은 일치단결하여 더욱 왕성하고 더욱 부강하여 어떤 나라 국민에게도 패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부처님과 아난이 주고받는 말씀을 듣고 있던 우사대신이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며

「한 가지 법을 행하더라도 오히려 도모할 수 없거늘 하물며 이 여러 가지 법을 다 행하고 있음에야 더 말 할 것 있겠습니까?」

하고 그만 물러갔다. 얼마 후 대신 우사가 다시 왔다.

「부처님, 대왕 아사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곧 전쟁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느낀바 있어 저희 마을에 불당을 짓고 부처님을 청하러 왔사오니 친히 왕림해 주십시오.」

「좋다. 우사여.」

부처님은 천 이백 대중을 거느리고 곧 우사가 지은 불당으로 가 법문을 시작했다.

「사람이 윤리를 벗어난 행을 하면 다섯 가지 손해가 있다.

재물을 구하나 제대로 되지 않고, 비록 얻는 것이 있더라도 날로 줄어들며,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의 공경을 받지 못하고 추한 이름과 나쁜 소문이 천하에 드날리며 목숨을 마쳐 죽은 뒤에는 지옥에 들어간다.

반대로 윤리의 행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에겐 다섯 가지 공덕이 있으니 구하는 것을 뜻대로 구하고, 날로 재산이 불어나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공경과 사랑을 받고, 좋은 이름과 착한 명성을 천하에 드날리며, 죽은 뒤에는 반드시 천당에 태어난다.」

하시고 그는 곧 강을 건너오시며, 나는 바다의 사공이며, 진리의 다리며 나루다.

큰 배는 힘센 모든 중생들을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네다 준다. 하시었다.』<遊行經>

이 설화는 불타의 사회 윤리관이요. 왕도 정치관이다.

나라 임금이 혼자 생각으로 백성을 무시하고 독재정치를 한다거나 나라 백성들이 상호간에 인륜 도덕을 지키지 않고 방윤뇌란(放倫惱難)하면 그 나라는 망하지만 반대로 국민의 의사를 묻고 국민의 의사를 따라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를 행하고, 나라 백성들이 서로 같이 사랑하여 윤리를 지키고 화합 애경하면 그 나라는 망하지 많고 부강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로 불타는 생사(生死)의 바다를 건너는 사공일 뿐 아니라 전쟁을 평화로 이끄는 다리요, 악을 선으로 이끄는 나루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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