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분별선악보응경(佛說分別善惡報應經)
서천(西天) 중인도(中印度)야란타라국(惹爛駄囉國) 밀림사삼장(密林寺三藏) 명교대사(明敎大師)
사자(賜紫) 사문 신(臣) 천식재(天息災)가 어명을 받들어 한역
불설분별선악보응경(佛說分別善惡報應經) 01. 상권
불설분별선악보응경(佛說分別善惡報應經) 02. 하권
불설분별선악보응경(佛說分別善惡報應經) 01. 상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공양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다가, 도이야(兜儞野)의 아들 수가(輸迦) 장자 집에 이르러 문 앞에 서 계셨다.
그 때 수가 장자 집에는 상가(商佉)라는 개가 항상 문 어귀에 앉아 있었는데, 장자는 늘 구리쇠 그릇에 맛난 음식을 담아 상가에게 주었다.
그 때 그 개가 부처님을 보고 성을 내며 짖었다. 부처님께서는 상가를 보고 말씀하셨다.
“네가 아직 지각이 없어 나를 보고 짖는구나.”
이렇게 말씀하시자, 상가는 더욱 독한 마음으로 성을 내면서 제자리를 떠나 전단(栴檀) 나무로 만든 자리 밑으로 들어갔다.
이 때 수가 장자는 집을 나서다가 문 밖에서 그 개가 전단 나무로 만든 자리 밑에 있는 것을 보고 개에게 물었다.
“누가 너를 화나게 하였는가?”
상가는 잠자코 있었다.
수가 장자는 다시 물었다.
“현자(賢子)야, 누가 너를 화나게 하더냐?”
상가는 대답하였다.
“사문 구담이 찾아와 문밖에 섰기에 내가 그를 보고 짖었더니, 사문 구담은 ‘너는 아직 지각이 없어 나를 보고 짖는구나’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본래 자리를 떠나 이 전단 나무 자리 밑으로 왔습니다.”
수가 장자는 이 말을 듣고 잔뜩 화를 내며 사위성을 나서 기수급고독원으로 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백천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자리에 앉아 설법하고 계셨다. 세존께서는 수가 장자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수가 장자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느냐?” “예, 이미 보았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도이야) 장자의 아들은 부처에게 성을 내었다. 그러므로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화살처럼 빨리 큰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왜냐 하면 망령되이 남과 나를 헤아려 분별하고, 성내는 번뇌를 일으켜 부처를 비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저 나쁜 세계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또 일체 중생으로 나를 업신여기고 비방하는 모든 중생들도 또한 마찬가지다.”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에게 나쁜 마음 일으켜
헐뜯고 비방하며 업신여기면
그는 마침내 큰 지옥에 떨어져
다함 없는 고통을 받게 되리라.
그 어떤 중생[數取趣]
스승이나 또 비구들에 대하여
잠깐이나마 나쁜 마음을 내면
목숨을 마치고는 지옥에 떨어지리.
누구나 만일 여래에 대하여
크게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 내면
그들은 모두 나쁜 길에 떨어져
윤회하며 항상 고통받으리.
그 때 도이야의 아들은 부처님께 나아와 땅에 엎드려 발에 머리를 대어 예배하고, 세존의 앞으로 나와 부드럽고 좋은 갖가지 말로 여래를 찬탄하고는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일로 저의 집에 오셨었습니까?”
부처님께서 수가 장가에게 말씀하셨다.
“밥 때가 되어, 나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국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다가, 그대의 집 문 앞에 이르러 서 있었다. 그 때 상가는 문 어귀에서 구리쇠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던 참이었다. 상가는 내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자마자 이내 짖었다. 나는 상가를 보고 ‘너는 아직 지각이 없구나. 왜 나를 보고 짖느냐’고 하였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성을 내더니 딴 자리로 갔느니라.”
그 때 장자가 세존께 여쭈었다.
“저 개 상가의 전생 인연이 어떠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 일은 묻지 말라. 네가 만일 그 일을 들으면 너는 더욱 괴로워 견디지 못하리라.”
수가 장자는 이렇게 세 번이나 부처님께 청하였다.
“원컨대 저를 위하여 그 일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은 즐거이 듣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기억하라.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저 개는 바로 너의 아버지 도이야니라. 그는 전생에 이 몸에 대하여 망령되이 헤아려, 나[我]가 없는데도 나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인색하고 탐내며 질투하여 보시를 행하지 않고, 재물을 탐하면서 삼보(三寶)를 믿지 않다가 축생으로 떨어졌다. 지금의 저 개 상가는 바로 장자의 아버지니라.”
수가 장자는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저의 아버지 도이야는 살아 계실 때 항상 보시를 행하고, 불과 하늘과 귀신들에게 제사지냈으니 그 몸은 결정코 범천에 태어나 큰 부와 즐거움을 누리고 있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축생 가운데 떨어졌겠습니까? 그것은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아버지 도이야는 그런 분별로 말미암아, 망령되이 헤아리고 집착하여 보시를 행하지 않고 삼보를 믿지 않았다. 그 인연으로 저 축생 가운데 떨어졌느니라.”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한 말을 아마 너는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너는 집으로 돌아가 상가에게 물어 보라.”
그 때 장자는 부처님을 하직하고 집으로 돌아가 상가에게 말하였다.
“상가야, 네가 정말 나의 아버지 도이야냐?”
그러자 상가는 전단 자리에서 물러나 앉았다. 장자는 다시 말하였다.
“상가야, 네가 정말 나의 아버지 도이야거든, 저 구리쇠 그릇의 음식을 먹지 말고 이 고기 밥을 먹어라.”
상가는 곧 고기 밥을 먹었다. 다 먹고 나자 장자는 다시 말하였다.
“만일 네가 진실로 나의 아버지 도이야라면, 무슨 특별한 표시라도 나타내 보아라.”
상가는 이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본래 있던 곳인 전단 나무로 만든 자리 밑으로 가더니, 코로 땅 냄새를 맡아 보고는 발로써 네 개의 쇠독을 파내었다. 그 안에는 금으로 만든 병과 접시 등 온갖 그릇이 가득 담겨 있었다. 수가 장자는 그 희귀한 금·은의 보배를 보고 뛰면서 기뻐하다가 다시 소중히 덮어 두었다. 그리고 그는 사위성을 나서 부처님께 나아가며 일심으로 귀의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백천 비구들을 데리고 자리에 앉아 설법하시다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도이야의 아들 앵무(鸚鵡) 장자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느냐?”
비구들은 아뢰었다.
“예,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저 장자는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이, 몸을 버리고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그것은 내게 대하여 기뻐 뛰면서 지극한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그런 갚음을 받는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한 중생
발심하여 나를 보곤 기뻐하였네.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나리니
마치 무거운 짐 내려놓듯이.
만일 법을 말하는 스승이나
여래나 또는 비구에 대하여
잠깐이나마 마음으로 기뻐하면
그도 또한 이와 같은 과보 얻으리.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자 수가 장자는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처음 보는 일이라고 갖가지로 찬탄하고는 한쪽에 서 있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개 상가가 참으로 너의 아버지더냐?”
장자는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부처님 말씀은 진실이요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가졌던 의심이 다 풀렸습니다.”
그리고 수가 장자는 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중생[有情]은 그 수명의 길고 짧음과 병이 있고 없음과 얼굴의 곱고 추함과 종족의 귀하고 천함과 머리의 총명하고 둔함과 살결의 부드럽고 거칠음이 각각 달라 한결같지 않습니다. 그 인과와 선악의 과보는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너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기억하라. 나는 지금 너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일체 중생은 지은 업과 닦은 인의 선악이 같지 않기 때문에 그 받는 과보도 귀천과 상하와 종족의 높고 낮음이 또한 다르다. 나는 지금 간단히 그 일을 말했지만, 만일 자세히 분별하면 그 이치는 매우 깊으니라.”
그 때 장자가 거듭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자세히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잘 들어라. 일체 중생은 갖가지 업을 짓고 갖가지 미혹[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중생들의 업에는 흑업(黑業)과 백업(白業)이 있고 그 과보도 선과 악으로 갈라지는데 흑업은 3악도(惡道)의 과보를 받고 백업은 인간이나 천상의 과보를 받느니라.
또 업에는 한정이 있어서 중생들의 수명을 짧거나 길게 하고 어떤 업은 중생[補特伽羅]들의 병을 많거나 적게 하며, 얼굴이 단정하거나 누추하게 한다. 어떤 업은 중생을 부귀하거나 빈궁하게 하고 총명하고 지혜롭게 하거나 미련하고 우둔하게 한다. 또 어떤 업은 중생을 3악도에 떨어지게 하고 어떤 업은 욕계의 인간과 하늘, 나아가서는 유정천(有頂天)에 태어나게 한다.
또 어떤 업은 중생을 먼 곳이나 가까운 곳에 노닐게 하고 어떤 업은 중생들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게 하며 어떤 업은 중생들이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르게 한다.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의 소원 성취를 어렵거나 쉽게 하고 또 성취하거나 성취하지 못하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을 지옥에서 수명을 다 채우게 하거나 중간에서 죽게 하며 그 죄의 가볍고 중한 것이 같지 않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의 부귀와 빈궁의 전·후가 일정하지 않게 하고, 어떤 업은 중생들의 부귀·빈궁과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것과 인색한 것이 일정하지 않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의 수명을 길게도 짧게도 하여 일정하지 않게 하고, 어떤 업은 중생들의 신심의 쾌락과 고통을 일정하지 않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의 얼굴이 단정하고 피부가 빛나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겨 하게 하며, 어떤 업은 중생들의 얼굴이 누추하고 피부가 거칠어 사람들이 꺼리고 싫어하게 하며,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이 감관을 구족하거나 구족하지 못하게 하느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 (도이야)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선업이 있다. 그것을 닦아 익혀야 한다. 또 열 가지 악업이 있다. 너는 그것을 끊어 없애야 하느니라.”
그 때 장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수명이 짧은 것은 어떤 업의 과보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살생으로 말미암아 받는 것이다. 그리고 살생하는 업에도 열 가지가 있다. 첫째는 제 손으로 죽이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시켜 죽이는 것이며, 셋째는 죽이는 것을 통쾌하게 여기는 것이요, 넷째는 죽이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제가 낙태하여 죽이는 것이요, 여섯째는 남에게 낙태시켜 죽이라고 권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원수를 갚기 위해 죽이는 것이요, 여덟째는 남근(男根)을 베어 죽이는 것이며, 아홉째는 방편(方便)으로 죽이는 것이요,2)
열째는 남을 부려 (서로) 죽이게 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짧은 수명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그러면 어떤 업으로 수명이 긴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제 손으로 죽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시켜서도 죽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죽이는 것을 통쾌하게 생각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죽이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형을 받아 죽을 사람을 구원해 주는 것이요, 여섯째는 목숨을 살려 주는 것이며, 일곱째는 남에게 두려움을 없애 주는 것이요, 여덟째는 병자를 돌보는 것이며, 아홉째는 음식을 보시하는 것이요, 열째는 번기나 등불을 공양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긴 수명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병이 많은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스스로 중생[有情]을 해치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시켜 해치는 것이며, 셋째는 해치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는 것이요, 넷째는 해치는 것을 칭찬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모에게 불효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원수를 많이 맺는 것이며, 일곱째는 독한 마음으로 약을 주는 것이요, 여덟째는 음식을 베푸는 데에 인색한 것이며, 아홉째는 현성을 업신여기는 것이요, 열째는 스승의 법을 비방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병이 많은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그러면 어떤 업으로 병이 적은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스스로 중생을 해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시켜서도 해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해치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해치는 것을 칭찬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해치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스승과 어른을 존경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원수를 맺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스님을 편안케 하는 것이요, 열째는 약이나 음식을 보시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병이 적은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누추한 얼굴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늘 성을 내는 것이요, 둘째는 교만한 마음으로 함부로 행동하는 것이며, 셋째는 부모에게 불효하는 것이요, 넷째는 항상 마음대로 탐내고 불평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현성을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남을 핍박해 재물을 빼앗는 것이며, 일곱째는 부처님의 등불을 훔치는 것이요, 여덟째는 남의 추한 얼굴을 비웃는 것이며, 아홉째는 부처님의 등불을 부수는 것이요, 열째는 깨끗하지 않은 짓을 행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누추한 얼굴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그러면 어떤 업으로 단정한 얼굴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사랑하고 참는 마음을 닦는 것이요, 둘째는 부처님 탑에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탑과 절을 청소하는 것이요, 넷째는 절을 장엄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불상을 장엄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현성을 믿고 존중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교만을 버리고 겸손한 것이며, 아홉째는 범행(梵行)에 이지러짐이 없는 것이요, 열째는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단정한 얼굴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비천한 종족에 태어나는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명예와 이익을 탐내고 사랑하여 보시의 행을 닦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남의 번영을 질투하는 것이며, 셋째는 부모를 업신여기는 것이요, 넷째는 스승의 법을 따르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어진 이를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나쁜 벗을 가까이하는 것이며, 여덟째는 남의 선행을 부수는 것이며, 아홉째는 경전이나 불상을 파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믿지 않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비천한 종족으로 태어나는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그러면 어떤 업으로 부유하고 귀한 종족에 태어나는 과보를 얻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질투를 버리고 남의 명예와 이익을 축하하는 것이요, 둘째는 부모를 존중하는 것이며, 셋째는 스승의 법을 믿고 숭상하는 것이요, 넷째는 보리심을 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처님께 일산을 보시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탑과 절을 장엄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나쁜 업을 참회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보시의 행을 널리 닦는 것이며,아홉째는 열 가지 선행을 닦기를 권하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三寶)를 숭상하고 믿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부유하고 귀한 종족으로 태어나는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인간의 나쁜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함부로 젠 체하는 것이요, 둘째는 부모를 업신여기는 것이며, 셋째는 사문을 업신여기는 것이요, 넷째는 바라문을 업신여기는 것이며, 다섯째는 어진 이를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친족을 업신여기는 것이며, 일곱째는 인과를 믿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제 몸을 업신여기는 것이며, 아홉째는 남을 미워하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믿지 않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인간의 나쁜 갚음을 받게 하느니라.” “그러면 어떤 업으로 인간의 훌륭한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겸손하고 교만하지 않은 것이요, 둘째는 부모를 존중하는 것이며, 셋째는 사문을 존중하는 것이요, 넷째는 바라문을 믿고 숭상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친족을 애호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현성을 존중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열 가지 선행을 수행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중생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스승의 법을 존중하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확실히 믿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인간의 훌륭한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빈궁하고 고독한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항상 도둑질하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권해 도둑질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도둑질을 칭찬하는 것이요, 넷째는 남을 따라 즐거이 도둑질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모를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현성을 비방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남의 보시를 방해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남의 명예와 이익을 질투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재물을 아끼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비방하며 항상 굶주리라고 원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고독과 빈궁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그러면 어떤 업으로 큰 복덕의 과보를 얻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도둑질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남에게 나쁜 짓을 권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도둑질하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현성을 믿고 숭상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남의 명예와 이익을 기뻐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널리 보시를 행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남의 명예와 이익을 질투하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재보를 아끼지 않고 외롭고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고 구제하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공양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넓고 큰 복을 얻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우둔한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중생[補特伽羅]으로서 사문을 믿지도 않고 가까이하지도 않는 것이요, 둘째는 바라문을 믿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스승의 법을 믿지도 않고 가까이하지도 않는 것이요, 넷째는 법을 숨겨 전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스승의 법에서 단점을 엿보는 것이요, 여섯째는 바른 법을 멀리 여의는 것이며, 일곱째는 선법을 끊는 것이요, 여덟째는 현성의 지혜를 비방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잘못된 법을 배워 익히는 것이요, 열째는 바른 소견을 비방하고 삿된 소견을 찬양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법은 우둔한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그러면 어떤 업으로 큰 지혜를 얻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중생으로서 사문을 가까이하여 깊이 믿고 법을 구하는 것이요, 둘째는 바라문을 믿는 것이며, 셋째는 스승의 법을 가까이하여 그 깊은 이치를 알려고 하는 것이요, 넷째는 삼보를 존중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어리석음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여섯째는 스승의 법을 비방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깊은 지혜를 구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법을 전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되 법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잘못된 법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열째는 바른 소견을 찬양하고 삿된 소견을 떠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법은 큰 지혜를 얻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지옥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선하지 않은 몸의 업이요, 둘째는 선하지 않은 입의 업이며 셋째는 선하지 않은 뜻의 업이요, 넷째 는 항상 몸이 있다는 소견[身見]을 일으키는 것이며, 다섯째는 항상 치우친 소견[邊見]을 내는 것이요, 여섯째는 삿된 소견[邪見]을 끊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악을 짓고도 참회하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음욕의 삿된 행이며, 아홉째는 현성을 비방하는 것이요, 열째는 바른 법을 부숴 없애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업은 지옥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축생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중품(中品)의 나쁜 몸의 업이요, 둘째는 중품의 나쁜 말의 업이며, 셋째는 중품의 나쁜 뜻의 업이요, 넷째는 갖가지 탐욕을 일으키는 것이며, 다섯째는 갖가지 화를 내는 것이요, 여섯째는 갖가지 어리석음을 내는 것이며, 일곱째는 그릇된 법으로 보시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금하고 싫어하는 주술(呪術)을 익히는 것이며, 아홉째는 보살의 깨끗한 행을 비방하는 것이요, 열째는 ‘영원하다’는 치우친 소견으로 사람이 죽어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축생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아귀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조금 나쁜 몸의 업이요, 둘째는 조금 나쁜 입의 업이며, 셋째는 조금 나쁜 뜻의 업이요, 넷째는 재물을 아끼고 탐하여 보시를 행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크게 삿된 소견으로 부처님의 인과법을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젠 체하고 스스로를 믿어 어진 이를 업신여기는 것이며, 일곱째는 남의 보시를 방해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굶주리는 이를 구제하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음식을 아껴 부처님이나 스님에게 보시하지 않는 것이요, 열째는 남이 명예와 이익을 얻으면 방편을 써 이간질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업은 아귀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으로 인간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살생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도둑질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음행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더러운 말 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이간질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추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술을 마시거나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어리석음을 여의는 것이요, 열째는 삿된 소견을 버리고 삼보를 확실히 믿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가벼운 업을 닦으면 인간의 과보를 받게 되느니라.” “또 어떤 업을 닦아야 욕계천(欲界天)에 태어날 수 있습니까?” “열 가지 선업을 닦으면 그 하늘에 태어날 수 있느니라.” “또 어떤 업을 닦아야 색계천(色界天)에 태어날 수 있습니까?” “열 가지 선정의 선업을 닦으면 그 하늘에 태어날 수 있느니라.” “또 어떤 업을 닦아야 4무색계천(無色界天)에 태어날 수 있습니까?” “삼마발저(三摩鉢底)를 닦아 인(因)으로 삼으면 그 하늘에 태어날 수 있느니라. 넷이란 무엇인가? 일체의 색(色)을 떠나 끝없는 허공이라는 생각을 내고 다시 그 선정을 닦아 색의 장애를 없애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 공무변처천(空無邊處天)에 태어나느니라.
또 앞에 나타나는 거친 의식과 미세한 의식을 멀리 여의고 끝없는 생각을 내어 공(空)의 장애를 없애며 다시 그 선정을 닦으면 후생에는 그 하늘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또 무소유처(無所有處)의 장애를 멀리 여의고 다시 그 선정을 닦으면 후생에는 그 하늘에 태어나느니라.
또 무소유처의 장애를 멀리 여의고 다시 그 선정을 닦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또 어떤 업을 닦아 익혀야 무간지옥에 태어나지 않습니까?” “온갖 선업을 닦고 구하는 자들에게 그 공덕을 회향하면 결정코 여러 좋은 세계에 태어나고 무간지옥에는 들어가지 않느니라.” “또 어떤 업을 닦으면 어떤 과보를 받습니까?” “만일 선업을 닦으면 사랑할 만한 과보를 받고 악업을 지으면 사랑할 만하지 않은 과보를 받으며, 만일 선하거나 선하지 않은 업을 멀리 여의면 사랑할 만하거나 사랑할 만하지 않은 어떤 과보도 마침내 받지 않는다. 비유하면 아무리 인자한 어머니라도 아들이 상주(商主)가 되어 멀리 떠나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으면 그 아들을 만날 길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또 어떤 업이 과보를 받지 않습니까?” “비록 악업을 지었더라도 마음을 돌려 그것을 드러내고 지난 잘못을 반성하여 깨닫고는 깊이 생각하면서 꺼리고 싫어하여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면서 뜻을 오로지 모아 거듭거듭 참회하면 업을 비록 지었더라도 그 과보를 받지 않는다. 선업에 있어서도 그와 같으니라.” “또 어떤 업으로 몸과 마음이 원만하게 됩니까?” “인욕(忍辱)을 닦아 익히면 몸이 원만하게 되고, 듣고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면 마음이 원만하게 된다. 이런 업을 닦아 익히면 반드시 그런 과보를 받게 되느니라.” “어떤 업을 닦아 익히면 뒤에도 그것이 흩어지거나 없어지지 않습니까?” “만일 어떤 이가 선업을 지은 뒤에 후회하거나 싫어하지도 않고 번민하거나 없다고 여기지도 않으며 시비를 따지거나 멀리 여의지도 않고 또 흔들리지도 않으며 그런 행을 지어 자꾸 닦아 익히면 그것은 마침내 흩어지거나 없어지지 않고 반드시 그 과보를 받게 되느니라.” “또 어떤 업이 과보를 받습니까?” “무기업(無記業)을 닦으면 그 과보를 받지 않느니라.”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그 지옥의 수명이 중간에서 끊어지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그런 업을 짓고는 뉘우치거나 싫어하지도 않고 없다고 여기거나 번민하지도 않으며 시비를 따지거나 흔들리지 않으면서 그런 짓을 자꾸 저지른다. 천수(天受)야, 알아야 한다. 그러한 업을 지은 중생은 지옥에 태어나 그 수명을 끝까지 채우고 중간에 요절하지 않느니라.” “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지옥의 수명을 끝까지 채우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그런 업을 짓고는 그것을 꺼려 뉘우치고 괴로워하면서 스스로 나무라며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깨달아 그 업을 멀리 여의되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행을 자꾸 행하면 그 중생은 그런 업을 지어 지옥에 태어났더라도 그 수명을 끝까지 채우지 않느니라.”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지옥에 태어났다가 곧 목숨을 마치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그런 업을 짓고는 초조해하며 ‘인과가 없다’고 말한 것을 뉘우쳐 번뇌의 날카로운 칼날을 버려 멀리 여의고는 ‘이것은 사랑하고 즐길 것이 아니다. 나는 다시는 짓지 않으리라’라고 한다.
그것은 마치 저 아사세왕(阿闍世王)이 그 아버지를 죽인 죄를 짓고는 참회하고 드러내어 ‘나는 악업을 지었으니 마땅히 스스로 받아야 한다’ 하고 부처를 향하여 참회하고 지난 잘못을 자세히 말하였을 때, 부처가 그를 가엾이 여겨 죄의 성품을 관찰하게 한 것과 같다. 죄는 인연을 따라 허깨비처럼 있는 것이라 끝내 잡을 수 없는 것이므로 그 중생은 지옥에 태어났다가 곧 목숨을 마쳤느니라.”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먼저는 즐거움을 받으나 뒤에는 괴로움을 받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처음에는 보시를 행하며 즐거워하고 기뻐하였으나 보시하고는 곧 후회한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인간으로 태어나되 높은 종족으로 살면서 금·은의 보물과 코끼리·말·수레를 모두 두루 갖추고, 부모·처자·백성·친우들이 모두 갖추어져 이지러짐이 없으며, 나아가서는 창고의 보물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그 과보를 받을 때에도 먼저는 즐거움을 받으나 뒤에는 괴로움을 받는 것이니라.” “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먼저는 가난으로 고달프다가 뒤에는 즐거움을 받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과거 인(因)을 닦을 때 처음에는 하찮은 마음으로 조금 보시하였으나 보시한 뒤에는 후회하지 않고 도리어 기뻐하였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인간으로 태어나 비천한 종족으로 살면서 음식이나 보물이 모두 모자라고 자유롭지 못하다가 뒤에는 차차 넉넉해져 재물이 많게 되고 나아가서는 갖가지 살림살이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게 된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뒷날 그 과보를 받을 때 먼저는 가난으로 고달프지만 뒤에는 즐거움을 받는 것이니라.”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먼저도 즐거움을 받고 뒤에도 즐거움을 받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보시하기 전에도 기뻐하고 보시할 때도 기뻐하며 보시한 뒤에도 기뻐한다. 그래서 과거·현재·미래에 후회가 없다. 그 중생은 인간으로 태어나되 부귀한 집이나 높은 종족으로 살면서 부모·처자·백성·친우들이 두루 갖추어져 이지러짐이 없고, 창고의 보물과 코끼리·말·소·양과 나아가서는 동산과 숲과 밭과 집들이 모두 풍족하여 자유로이 쓸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먼저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것이니라.” “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먼저도 즐거움이 없고 뒤에도 즐거움이 없이 항상 고뇌를 받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처음부터 보시할 마음이 없고 또 그에게 보시하라고 권하는 좋은 벗도 없으며 또 신심도 없어서 재물을 탐내고 아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털끝만큼도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혹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하천한 종족으로 살면서 빈한하고 곤궁하여 재물·음식·밭·집 등 살림과 나아가서는 권속까지도 모두 모자라 먼저도 즐거움이 없고 뒤에도 즐거움이 없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먼저도 괴로움을 받고 뒤에도 괴로움을 받는 것이니라.”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크게 부유하고 귀하면서도 재물을 탐내고 아껴 털끝만큼도 보시하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삼보에 대해 일찍이 보시를 행하였으나 미래 세상에서 보시하는 행을 닦겠다고 원을 세운 일이 한번도 없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목숨을 마친 뒤에 혹 인간으로 태어나게 되면 크게 부하고 귀하며 높은 종족으로 살면서 보물이 많고 코끼리·말·종·소·양·밭·집 등도 또한 풍족하여 자유로이 쓰지만 그 재물을 아끼고 사랑하여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부유하고 귀하며 재물이 많으나 그것을 사랑하고 아끼고 탐내며 또 믿는 마음도 없는 것이니라.” “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일생 동안 가난으로 고달프면서도 보시하기를 즐겨 하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삼보라는 훌륭한 곳에 일찍이 보시하는 행을 닦았고 또 미래 세상에서도 보시하는 마음이 끊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서원하였다.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인간과 천상을 왕래하며 복을 받다가 그 뒤에 복이 다하여 또 인간에 태어나게 되면 빈궁하면서도 보시하기를 즐겨 한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빈궁하면서도 보시하기를 즐겨 하고 또 믿는 마음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니라.”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일생 동안 가난으로 고달프면서 또 아끼고 탐내어 조그만 보시도 행하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착한 벗을 만나지 못하고 또 어리석고 어두워 인과를 믿지 않고 보시의 행을 털끝만큼도 닦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나되 빈궁한 종족으로 살면서 재물·음식·농사 등 살림이 모두 모자란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빈한하고 곤궁하면서 보시하기를 즐겨 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 어떤 업이 전륜왕에 비길 만한 몸과 마음의 즐거움을 얻고도 복 짓기를 즐겨 하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살생하지 않는 계율을 닦고 남에게 두려움이 없게 하며 또 원을 세워 보시하는 마음이 어두워지지 않게 하였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나 몸과 마음의 즐거움을 얻고 항상 보시하기를 즐겨 하는 것이니라.” “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몸과 마음의 즐거움을 얻지만 마치 아주 늙은 노인이 오래도록 집안 살림을 버린 것같이 복 짓기를 즐겨 하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남에게 두려움이 없게 하고 중생을 해치지 않았지만 훌륭한 원을 세우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목숨을 마친 뒤에 인간에 태어나 몸과 마음이 모두 즐겁지만 복 닦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