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보살소문경(妙臂菩薩所問經) 제1권

묘비보살소문경(妙臂菩薩所問經)

서천(西天) 법천(法天) 한역 김영덕 번역

묘비보살소문경(妙臂菩薩所問經) 제1권

1. 득승사조반속획실지분(得勝師助伴速獲悉地分)

2. 선구승처분(選求勝処分)

3. 분별수주지심이장분(分別數珠持心離障分)

4. 설금강저비나야가분(説金剛杵頻那夜迦分)①

묘비보살소문경(妙臂菩薩所問經) 제2권

5. 분별실지상분(分別悉地相分)

6. 지근실지분(知近悉地分)

7. 설성취분(説成就分)

묘비보살소문경(妙臂菩薩所問經) 제3권

8. 소청발천설사분(召請鉢天説事分)

9. 설제차난분(説諸遮難分)

10. 설승도분(説勝道分)

묘비보살소문경(妙臂菩薩所問經) 제4권

11. 분별제부분(分別諸部分)

12. 설팔법분(説八法分)

묘비보살소문경(妙臂菩薩所問經) 제1권

1. 득승사조반속획실지분(得勝師助伴速獲悉地分)

어느 때 야차[薬叉]의 왕[主]인 금강수(金剛手)보살이 대자비로 후세를 가엾이 여겨 천 줄기 광명을 놓고 마음을 단정히 하여 머물었다.

이때에 묘비(妙臂)보살이 지송자(持誦者)에게 모든 진언명(真言明)에 대해 성취하는 이치와 성취하지 못하는 이치를 알게 하려고 일심으로 야차의 왕인 금강수보살1)에게 공손히 절하고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제가 세간을 보건대 어떤 지송인은 재계를 깨끗이 하여 청정하며 부지런히 힘써 수행하여도 진언명을 성취하지 못합니다. 보살이시여, 해가 빛을 발하여 비추지 않는 곳이 없듯이, 간절히 바라 오니 가엾이 여기시어 그러한 인연을 말씀해 주십시오. 어찌하여 저 지송인이 가장 제일로 부지런히 힘쓰건만 모든 진언의 상ㆍ중ㆍ하의 법에서 오히려 이루지 못합니까? 어찌하여 인(因)을 닦아도 과(果)를 얻지 못합니까? 죄장을 없애지 못하여 그러한 것은 아닙니까? 간절히 바라오니 보살이시여, 그 진언을 닦아 지녀서 성취할 수 있는 것과 성취할 수 없는 이치와 온갖 장애의 어려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보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지혜의 밝음은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어리석음의 어두움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밝은 지혜라 하더라도 버려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송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든 수행에 대해서 의혹이 없도록 하겠습니까? 보살이시여, 어찌하여 [진언을] 지송하고 호마하는 등의 사업에서 모든 진언왕과 모든 현성께서 성취를 베풀지 않습니까?

간절히 바라오니 보살이시여, 대비심으로 낱낱이 드러내 말씀하시어 의혹이 없도록 하여 주십시오.

보살이시여, 법력에 권능이 없기 때문입니까? 행함에 때가 맞지 않기 때문입니까? 종자의 본성이 제 성품이 아니기 때문입니까? 진언의 자구를 빠뜨리거나 더했기 때문입니까? 수지함이 가볍고 불손하기 때문입니까? 공양이 갖추어지지 않아서입니까?

간절히 바라오니 보살이시여, 갖가지 일과 저 장애의 어려움에 대해서 낱낱이 처음부터 말씀하셔서 모든 수행하는 사람이 확실히 알도록 하여 주십시오.”

이때에 금강수보살이 묘비보살의 이와 같은 바른 마음과 이익되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서 잠깐 동안 광명의 불꽃인 연화의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잠겨 관하고는 묘비보살에게 말하였다.

“묘비여, 그대의 대자비는 중생을 이익되게 하니 이러한 마음의 청정함은 마치 보름밤에 광명이 희고 깨끗하여 구름의 그늘마저 없는 것 같아서 모든 수행인으로 하여금 정도(正道)를 잃지 않고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서 피안에 이르도록 할 것입니다. 보살의 행위는 자신의 즐거움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고 유정들에게 혐의나 해로움이 없도록 하여, 다른 사람의 고뇌를 자신의 고뇌처럼 여기고 다른 사람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자신도 역시 즐거워합니다. 묘비여, 내가 그대의 마음을 관해 보니, 유정들을 마치 갓난아이같이 여겨 이런 이치를 묻는구료. 자세히 들으시오. 그대를 위해 해설하리이다.

묘비여, 내가 이제 말하려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에 의하는 것입니다. 만약 최상의 사업을 수행하고 진언행을 닦아 성취를 구하는 자가 있다면 마땅히 온갖 번뇌를 버리고 깊은 신심을 일으켜 보리심을 발하여 불ㆍ법ㆍ승 삼보를 존중하고 나를 믿고 존중하며 더욱이 대금강족(大金剛族)2)에 귀의해야 합니다. 또한 열 가지 불선업(不善業)을 멀리 하며 신ㆍ구ㆍ의가 흔히 일으키는 어리석고 미혹한 행동과 삿된 견해 등을 항상 버려야 합니다.

만약 과보를 구한다면 반드시 지혜가 있어야 하니, 마치 농부가 농사를 지음에 비옥한 땅일지라도 타버린 종자를 뿌리면 비록 돌보기를 제때에 하고 비가 내려 흠뻑 적시더라도 이미 종자가 타버려서 살아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음과 삿된 견해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대개 모든 수행인이 닦아야 할 사업은 먼저 자신의 마음이 저런 삿된 견해와 어리석음 등을 떠나고 흔들림 없이 열 가지 선법(善法)을 행하며 나아가 항상 모든 선법을 행하는 것입니다. 천마(天魔)와 아수라 등에서부터 나찰과 온갖 귀신들에게 이르기까지 피와 살을 먹는 자들이 악독한 마음으로 삼계(三界) 안에 다니면서 중생을 괴롭히며 수행인마저 산란케 하려 하나, 수행인이 나의 법을 좋아하여 진언행을 받아지니며 송하여 익힌다면, 저들이 보고는 저절로 두려워져서 괴롭힐 수 없을 것입니다.

만약 저들 갖가지의 아주 힘센 천마와 온갖 수요(宿曜)3)와 나아가온갖 귀신들마저 장애가 되지 못하게 하고 항복시키려면 마땅히 저 삼매야대만다라(三昧耶大曼拏羅)4)에 들어가야 하며, 바로 모든 천(天, deva)과 큰 힘 가진 성중(聖衆)이 안주하는 곳이기에 대만다라라고 부릅니다.

역시 또 대명왕(大明王)의 대진언 등 가장 뛰어난 만다라에 들어가야 하니, 자주 갖가지 만다라에 들어가는 까닭은 모든 불ㆍ보살과 대금강족과 대명왕 등의 복이 모여 있는 곳이며, 모든 불ㆍ보살과 명왕 등을 받들어 모시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곧 이와 같은 불ㆍ보살 등의 그림자 같은 보살핌을 얻으면 저들 장애를 일으키는 천마ㆍ아수라ㆍ야차와 아울러 온갖 용과 귀신들이 괴롭힐 수 없으며, 지송인이 있는 곳을 바라보고도 감히 접근하지 못하고 저절로 물러나 장애하거나 곤란하게 하지 못하며, 닦고 있는 상ㆍ중ㆍ하품의 성취할 법과 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진언 등에 대해서 쉽게 성취하게 됩니다. 대체로 자주자주 저 모든 만다라와 삼매야 등에 들어가면 그 신성한 힘으로 가호받게 되므로 온갖 악한 마음이 자연히 무너집니다. 이미 저 삼매야대만다라에 들어갔으면 곧바로 용맹심을 일으키고 보리심을 내어서 오직 부처님만을 믿고 외도와 천마 등은 믿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이 마음을 어기고 나의 법을 지송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스스로 무너지게 됩니다. 또 성취를 구하는 지송수행자라면 먼저 반드시 아사리(阿闍梨)로서 계행의 공덕이 청정하고 어떠한 결함도 없이 복덕이 가장 뛰어난 사람을 찾아 의지하여야 합니다.

만약 이와 같은 아사리를 만나 본받아 지송하고 거듭 스스로 뜻을 세워 용맹정진하게 되면 닦아 지니는 바에서 쉽게 성취하고 금방 영험을 얻으리니, 마치 밭에 씨를 뿌릴 때에 본래 땅이 비옥하면 열매가 쉽게 열리는 것처럼, 뛰어난 스승을 만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만약 영험을 얻기 어렵다면 이것은 숙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좋은 장소를 찾아가서 모래를 찍어 탑을 만들거나 흙 등을 쌓아 탑을 만들고 그 가운데에다 불상을 안치하는데 사리를 복장해야 하며, 마땅히 갖가지 향ㆍ꽃ㆍ등ㆍ도향ㆍ빼어난 당기ㆍ번기와 일산과 기악으로 공양해야 합니다. 거듭 찬탄함에 오로지 경건하고 성심껏 하여 참회 드리고, 참회를 마친 후 앞에서와 같이 지송하기를 오로지 하여 끊이지 않도록 하면 영험을 얻습니다.

이와 같이 수행하는 데는 반드시 도와줄 사람[助伴]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닦아 지니는 데에 흠이 되니, 마치 수레가 다닐 때에 두 바퀴가 온전해야지 만일 한쪽이 없다면 나아갈 수 없는 것처럼, 수행에서 도와줄 사람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도와줄 사람을 구할 경우에는 마땅히 근본이 뛰어나고 형모가 단엄하며 모든 기관에 결함이 없고 심성이 부드러우며 선법 닦기를 좋아하고, 지혜가 총명하며 정성껏 용맹하게 노력하며 대자비가 있어서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삼보를 믿으며 존중하고 받들고 모시며 공양하고, 그 밖의 외도와 천마 등에게는 귀의하거나 믿지 않는 자를 구해야 합니다.

그리하여야 현겁(賢劫) 중에 머무는 완전한 공덕의 수행을 도와주는 사람이 됩니다. 모든 지송하는 사람은 모든 수행에서 속히 성취하려면반드시 이와 같아야 하는 줄을 알아야 합니다.

2. 선구승처분(選求勝処分)

또 이어 지송하는 수행자가 진언행을 닦아 성취하고자 하면 먼저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부처님과 보살ㆍ벽지불ㆍ성문들이 옛적에 머물던 곳을 찾아야 하니, 이곳이 바로 뛰어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곳에는 항상 천ㆍ용ㆍ아수라 등이 수호하면서 공양하고 공경하니, 왜냐 하면 천상과 인간 세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장부(丈夫)가 일찍이 살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곳을 찾았거든 지송하는 수행자도 역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율의를 구족하여 항상 이러한 곳에서 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복된 곳이 없으면 일단은 큰 강 언덕이나 혹은 작은 강변, 혹은 샘이나 연못가를 찾아야 하며, 나아가 방죽에 깨끗한 물이 가득하고 온갖 악독한 종류의 물고기가 없는 곳의 가장자리면 또한 알맞습니다. 그곳은 다만 연꽃과 우발라화(烏癖花)와 온갖 이름난 꽃과 특이한 과일과 부드러운 풀이 펼쳐져 있기만 해도 됩니다. 혹은 산 속의 바위굴이라면 이곳은 청정해야 하며 사자나 맹수ㆍ두려워할 만한 그 어떤 무리도 없어야 합니다.

이러한 곳을 찾았으면 곧 깊이를 일 주(肘) 가량 파서 가시나 기와조각ㆍ재ㆍ소금기ㆍ열매껍질ㆍ머리카락ㆍ벌레굴 등을 제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깊이를 충분히 팔 수 없는 곳이라면 그 곳을 버리고 다시 다른 곳을 찾아야 합니다. 앞서처럼 일 주 가량 파내고 그 위에 깨끗한 흙을 따로이 메워 그 위에 집을 세워야 합니다. 깨끗한 흙으로 찰흙을 만들어 안팎을 바르고 거듭 구마이(衢摩夷)로 지면을 발라 그곳에서 앉고 누우며 항상 그 위에서 생활해야 하고, 평상이나 걸상 등의 종류는 쓸 수 없습니다. 그곳 방의 여닫이문은 오직 동쪽이나 서쪽혹은 북쪽만을 향해야 하고 남쪽을 향해서는 안됩니다. 이와 같이 집을 만들었으면 거기에 알맞은 해야 할 사업은 그곳에 존상을 안치하는 것입니다. 존상을 안치할 곳에는 먼저 갖가지 좋은 향을 바르고 안치할 존상은 조각하거나 주물로 만들거나 그림으로 그립니다.

만약 그림으로 그릴 경우에는 먼저 깨끗한 실을 구하여 터럭을 가려내고 알맞은 폭으로 짜서 크기를 재 길이를 맞추고 양쪽 실 끝은 그대로 두어 끊지 말고, 짜기를 마쳤거든 향수에 담갔다가 건져내 다시 펴서 단정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림 그리는 이로 하여금 채식을 하고 목욕을 하게 합니다. 그런 다음에 다시 팔계(八戒)를 받게 하며 안팎을 청정하게 하여서 마음에 따라 손을 움직이게 합니다. 보통 쓰이는 물감은 반드시 최상의 가장 좋은 것을 구하고 가죽 아교는 쓰지 말고 온갖 향내 나는 아교를 써서 채색을 조화롭게 합니다. 형상 그리기를 마쳤으면 알맞은 방향에 안치하여 고정시키고 갖가지 음식과 향ㆍ꽃ㆍ등ㆍ도향 등으로 성대하게 공양합니다.

만약 성대하게 할 만한 능력이 없거든 형편에 따라 공양해야 하지만 반드시 경건하고 정성을 기울여 믿고 존중하고 찬탄하며 예배드리고 공양드려야 합니다. 이와 같이 하고 나면 이 존상 앞에서 하는 일과 구하는 것이 잘 성취됩니다.

지송하는 수행인이 지송을 처음 시작하려거든 반드시 먼저 삭발하고 목욕하며 새로 깨끗한 옷을 입어야 합니다. 그때의 옷은 명주를 쓸 수 없고 또한 흰색도 쓰지 말아야 합니다. 베옷과 나무껍질과 초목 등은 쓸 수 있으나 황토흙으로 그 색깔을 염색해야 합니다. 또한 걸식할 응기(応器)를 소유해야 하니, 그 때의 그릇은 사라목(娑羅木)과 질그릇 또는 동이나 철그릇 등을 쓸 수 있습니다. 쓰거나 간직하기를 단정히 하여 매끈하고 광택 나게 하며 새는 것과 깨지는 것은 쓰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응기를 들고 순행하여 걸식하는데 무릇 걸식할 곳은 마을에서 가깝지도 멀지도 않고 수드라[首陀]가 많은 곳이어야 하며 삼보를 믿고 음식이 많이 있는 곳이어야 하고 겸하여 외도와 바라문이 없는 곳이어야 합니다.

왜냐 하면 바라문은 집착하는 성질에 부끄러움이 없고 아만에 덮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도가 수행하는 사람이 응기를 들고 길 가면서 걸식하며 불법을 닦고 진언을 염송하는 것을 보면 곧 성을 내어 방해하려고 수행하는 사람에게 말하기를 ‘당신이 속한 계급은 바라문 같거늘 바라문법을 닦고 육법(六法)을 받들어 행하며, 정행(浄行)을 많이 듣고 여러 천(天)을 믿으며 신하가 되어 왕을 섬기고 또한 부인을 얻어 아들을 낳아 종족을 보존해야 옳으니, 이렇게 행하여야 바로 해탈하거늘 어찌하여 석가의 교법인 진언을 송지하며 불법을 믿고 행하는가?’라고 합니다. 또한 수행하는 사람이 찰제리종족이면 말하기를, ‘당신은 찰제리 종족이니, 마땅히 왕법을 봉행하여 왕위를 계승해야 옳거늘 어찌하여 불교의 진언을 송지하며 자신의 근본을 등지고 해탈을 구하려 하는가?’라고 합니다.

나아가 바이샤[毘舎]와 수드라의 부류이면 모두 종족과 본업으로 해탈을 구하여야지 불교의 진언을 지송하여 해탈을 구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말하며 불같이 성내는 마음과 갖가지 꾸밈말로 많은 방편을 지어 방해하여 수행하는 사람을 어지럽혀서 마음이 뒤로 물러서게 합니다.

정도(正道)를 닦는 자는 때에 맞춰 걸식하며 외도가 오후가 지나 먹는 것과는 같지 않아야 합니다. 무릇 걸식할 곳은 외도의 집이나 외도가 많은 곳은 피하여야 합니다. 선악의 인과법을 논한다면, 능히 선법을 지으면 당연히 열반을 증득할 것이며 만약 악업을 지으면 끝내 지옥에 떨어지리니, 선악의 과보는 종족으로 말미암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세간에서 망령되이 분별한 까닭입니다.

중생의 시작도 없이 이어 온 더러운 몸은 깨끗하게 먹음으로써 몸과 마음이 청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온갖 악을 멀리 떠나 항상 선법을 닦는 이러한 방편으로 몸과 마음이 청정할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몸의 부스럼이 염려되므로 약을 구하여 부스럼에 바르고 다만 낫기를 바랄 뿐 다른 무엇을 바라지 않듯이 수행하는 사람이 먹는 것도 다만 굶주림을 면하기 위한 것일 뿐 기쁨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또 어떤 사람이 곤경에 빠져서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자식을 죽여서 먹는 것이 주린 고통을 면하기 위해서이며 맛을 탐하는 것이 아니듯이, 수행하는 사람이 먹는 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음식을 먹는 법은 마치 물건을 저울질함에 물건의 무게가 아니면 저울대가 저절로 평형을 이루듯이, 수행하는 사람의 음식도 이와 같이 양을 지나치지 말고 또 너무 적게 해서도 안 됩니다. 다만 몸을 유지하기만 하고 굶주림에 상해서는 안 됩니다.

또 낡은 집에 기둥을 바꾸는 것은 붕괴를 면하게 하기 위한 것이며 기름을 비녀장에 칠하여 바퀴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듯이, 수행하는 사람의 음식 먹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다만 몸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지 맛을 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욕계의 유정은 음식에 의탁하여 살아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수행하는 사람이 비록 음식을 먹고 몸을 지탱하기는 하나 이 몸이 파초와 같이 견고하고 실답지 않음을 관하여 항상 마음을 다스려 탐착에 머물지 말아야 합니다.

걸식할 때에는 발우를 들고 순행하며 차례대로 얻고 항상 세존의 말씀을 생각하며 지혜로운 방편으로 육근(六根)을 조복하여 산란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좋은 물질들과 갖가지 티끌의 경계는 마군의 경계이어서 사람의 마음을 미혹하게 하니, 수행하는 사람은 방편을 일으켜서 차라리 달궈진 쇠로 두 눈을 지질지언정 어지러운 마음으로 좋은 물질과 뛰어난 갖가지 티끌 경계를 탐내어 바라보지 말고연을 따라 걸식하되 질책하지 말아야 합니다. 항상 견주어 관하여 그 마음을 조복하고 묵연히 걸식하며 다른 집으로 순행하여 상ㆍ중ㆍ하의 분별없이 취하고 버리는 마음을 멀리 떠나야 합니다.

그러나 아기를 갓 낳은 집은 가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술 마시는 곳과 남녀가 어지럽게 취하여 애욕에 물든 곳과 많은 아이들이 뛰어 노는 곳과 온갖 남녀 무리가 많이 모인 곳과, 광대 남녀가 노래를 하는 곳과, 나아가 포악한 개가 있는 곳과 같은 곳은 모두 가지 말아야 합니다. 음식을 얻고 나서는 본래 있던 곳으로 가지고 돌아와서 발을 씻고 자리를 편 후에 먹어야 하니, 그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세 등분으로 나누어 하나는 본존께 바쳐 공양드리고, 하나는 걸림 없이 베풀고, 하나는 자신의 몫이니, 때에 맞춰 먹고 먹기를 마치면 씻어서 청정하게 합니다.

또 삼 일마다 목욕하여 먼저 자신을 청정히 한 뒤에 향ㆍ꽃ㆍ등ㆍ도향 등의 갖가지 공양으로 찬탄하여 예배를 해야 합니다. 존상께 바치는 모든 음식은 반드시 청결하게 하여 온갖 냄새나는 것과 거친 것을 제거해야 하며, 매번 지송할 때마다 길상초에 앉아야 합니다. 공양을 성대하게 차리지 못하면 다만 능력껏 향과 꽃을 바치는데, 예를 들면 영릉향(零陵香)ㆍ어리가길상과(閼哩迦二合吉祥果)ㆍ몰리하뎨길상초(没哩二合賀帝吉祥草)를 연화와 섞어서 공양하여 뜻에 맞추어야 합니다. 수행하는 사람이 지송하되 혹은 다니거나 혹은 앉았거나 환희 통하게 사념하고, 다만 누워 있을 때는 제외하여 지념(持念)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염송을 마치고는 항상 여섯 때5) 마다 공덕을 사념하여 마음에끊임없이 원만하기를 기원합니다.

3. 분별수주지심이장분(分別數珠持心離障分)

다시 욕(欲) 등의 번뇌가 마음과 합하는 까닭에 윤회라고 말하니, 근본번뇌를 제거하면 그로 인하여 청정한 파지가(玻胝迦: 水晶) 보배와 같아지며, 만약 윤회를 떠나면 이내 해탈(解脱)이라 합니다. 마치 물이 원래 청정하나 한 찰나 사이에 티끌이 혼탁하게 할 수 있듯이, 유정의 마음의 근원은 본래 청정하나 찰나 사이에 온갖 번뇌에 덮여 오염이 됩니다.

이어서 염주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염주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른바 보리자(菩提子)ㆍ금강자(金剛子)ㆍ연화자(蓮花子)ㆍ목환자(木患子) 및 자거(王車王渠)ㆍ온갖 보배와 주석[錫]ㆍ밀랍[鑞]ㆍ구리[銅] 등입니다. 그 중에 하나를 택해 알의 수를 백팔 개로 하여 염주를 만들고 지송하는 수행자는 항상 그것을 잘 보존합니다. 보통 지송할 때에는 본존 앞에서 법대로 앉아 육근을 조복하고 단정한 몸이 자재하도록 하여 굽히거나 기대지 말며 본존과 진언과 인계에 생각을 묶어두고 그 마음을 거두어들여 산란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수주를 가져다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으로 치켜들어 진언 한 편을 염송할 때마다 바로 염주 한 알을 굴리며, 지송할 번수를 항상 반드시 결정해 놓고 덜하거나 더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송하여 염하는 법은 입술을 미미하게 움직일 뿐 소리가 나게 하지 말며, 또한 이빨을 드러내지도 말고 일심으로 오로지 마음을 기울여 산란커나 요동치 말아야 합니다.

유정의 세계는 범부의 자리[凡夫位]에 위치하니 마음은 마치 원숭이가 온갖 경계를 탐착해 즐기며 버리지 못하듯 하고, 또 마치 큰 바다가 바람이 몰아쳐 파도를 일으켜서 쉴 수 없듯이, 범부가 경계를 보는 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그러니 언제나 거두어들여 흩어져 요동치 못하게 하며 마음의 근원에 파랑이 일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송하는 수행자가 만약 피곤하여 잠이 쏟아질 적에는 염송하는 상태를 잃을까 염려되니, 곧 일어나 경행(經行)하거나 혹은 사방을 둘러보며 정신을 가다듬거나 혹은 냉수로 얼굴을 씻어 깨어나거든 다시 앉습니다. 지송하는 수행자가 만약 고단한 것에 마음이 쓰여 마음에 변화가 있으면 곧 생각하기를 ‘이 몸은 주인이 없이 업으로 인해 받은 것으로 의지할 것도 없고 정해진 것도 없이 업을 따라 흘러가며 팔고(八苦)에 윤회하니, 어느 곳에서 면할 수 있으리오’라고 하며, 나아가 춥거나 덥거나 굶주리거나 목마르거나 벼룩이나 이나 모기나 등에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고뇌가 올 때마다 모두 이런 생각을 합니다.

또 거듭 탐욕이 일어나거든 백골관(白骨観)과 문드러져 허물어진다는 부정관(不浄観)을 지으며, 성내는 마음이 일어나거든 자비관(慈悲観)을 지으며, 무명(無明)이 일어나거든 연기관(縁起観)을 짓습니다. 만약에 원수를 만나거든 친구나 아는 이같이 관하며, 혹은 반대로 친구나 아는 이라면 돌연히 원수같이 여겨 원한이나 친근한 경계를 만날 때에 미워하고 좋아하는 분별의 마음을 일으키지 말고 마땅히 평등하고 집착함이 없이 바른 생각에 머무르십시오.

도량을 벗어날 때에는 바라문ㆍ바이샤[吠舎]ㆍ수드라[首陀] 등과 더불어 말하지 말고 더욱이 중성(中性)인 사람이나 여인 등과 더불어 응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 하면 대개가 불법을 좋아하는 벗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반이거나 함께 하는 사람과는 말할 수 있습니다. 간혹 변소에 들어가 몸을 더럽혔을 때에는 곧 물에 들어가 목욕하여 청결하게 해야 합니다.

향ㆍ꽃ㆍ등ㆍ도향 등을 바쳐 찬탄하고 공양하며 나아가 지계(持戒)ㆍ정진ㆍ지송ㆍ수행의 온갖 선법(善法)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회향되니, 비유컨대 뭇 강물이 모두 바다로 돌아가고 이미 바다에 들어와서는 모두 하나의 맛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선한 인연을 모아서 불과(佛果)에 모두어 나아가면 무량한 복이 자연히 따르니,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밭을 갈아 씨를 뿌리는 것이 오직 열매만을 바랄 뿐, 잎이나 줄기 때문이 아니나 이미 열매가 풍족하면 거기에 잎이나 줄기가 자연히 있듯이, 불과를 구하여 나아가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모든 복락은 구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또 지송하는 사람은 작은 것 때문에 큰 것에 방해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혹은 어떤 사람이 와서 방문해 달라고 청하면 곧 마땅히 ‘내가 장수(長寿)와 온갖 즐거움 얻기를 기다려라. 이 마음이 만족하게 갖추어진 뒤에야 모든 유정의 원을 채울 수 있으리라’고 대답하십시오.

또 거듭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세간의 여덟 가지 법을 멀리 떠나야 하니, 이른바 좋은 것과 나쁜 것과 이익을 얻는 것과 손해가 되는 것과 찬탄과 훼방과 괴로운 것과 즐거운 것 등의 일입니다.

이와 같은 분별을 마음에 두지 말아야 하니, 마치 큰 바다가 시체를 묵히지 않고 더욱이 잠시라도 같은 곳에 있지 않듯이, 마치 방 안에 등을 밝히고 바람을 막는 까닭에 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면하여 광명이 치솟듯, 지송하는 사람이 진언을 지송함에도 부지런히 힘써 가행(加行)이 이루어지면 선법의 증장 또한 이와 같습니다.

지송하는 사람은 요체가 마음을 거두는 데 있으니 노래하고 춤추며 놀지 말아야 합니다. 아상(我相)ㆍ인상(人相)ㆍ교만ㆍ삿된 견해ㆍ삿된 견해에 물들음ㆍ질투ㆍ게으름ㆍ나태ㆍ수면과 즐거운 회합ㆍ미혹하여 취함ㆍ삿된 이론ㆍ뜻도 없는 이론에 빠져든다던가 성냄ㆍ욕설ㆍ이간질에 이르기까지를 반드시 멀리 떠나야 합니다.

공양드리고 남은 음식과 귀신에게 베풀고 남은 음식은 멀지 말고 수행하는 사람은 오직 삼백식과 과일ㆍ나물ㆍ우유ㆍ낙(酪)ㆍ죽 등과 보리떡ㆍ깨묵과 갖가지 미음 등만을 먹어야 합니다. 또 지송하는 수행자는 마땅히 밤낮으로 정근하여 법답게 지송하며 항상 불ㆍ법ㆍ승 삼보와 남겨진 사리에 대하여 공경히 믿고 삼가 진실 된 마음으로 참회 드리며 앞서 지은 죄업이 모두 소멸되기를 발원하며, 지송할 때마다 먼저 법도대로 청하여 모시고 지송을 끝마쳤을 때에는 법도대로 회향발원을 마친 뒤에 봉송하여야 합니다.

혹은 밤중이 되어 잠자려 할 때에는 본존 곁에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땅 위에 길상초를 펴고 그 풀 위에서 앉고 눕는데, 좌정한 뒤에 모든 유정에 대해 이익 되고 즐거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일으키며, 자비희사 등의 사무량관(四無量観)6)을 한 뒤에 잠을 잡니다.

4. 설금강저비나야가분(説金剛杵頻那夜迦分)①

내가 이제 모든 발절라(跋折羅)7)의 크기와 종류에 대해 가려서 말하겠습니다. 그 크기는 길이가 팔 지(指)8)이거나 십 지ㆍ십이 지ㆍ십육 지이며, 가장 긴 것이라도 이십 지를 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종류에서 허물이 없는 것으로 발절라를 만듭니다. 재료는 쇠나 혹은 나무로 구하는 일에 따라서 종류가 같지 않습니다.

만일 불법의 진실한 진언[明]의 성취를 구하고자 하면 보리수 나무를 써서 발절라를 만듭니다. 그밖에 지천(地天)9)과 지명천(持明天)을 항복시키려면 당연히 쇠를 써서 발절라를 만듭니다. 큰 부귀를 구한다면 자연동[鍮]이 섞인 돌로 발절라를 만들고, 용을 항복시키는 데에는 질 좋은 동(銅)을 서서 만듭니다. 또 아수라를 항복시키거나 아수라굴에 들어가는 데는 보석으로 만들며, 모든 법을 성취하려는 자는 금과 은과 동을 섞어서 만들면 됩니다.

또 장수하는 길상(吉相)과 병 없이 재보가 많기를 성취하고자 하며 나아가 모든 수요(宿曜)를 항복시키는 데는 카녜라(佉禰囉)나무를 써서 만들며, 야차녀를 항복시키는 데는 말도(末度)나무로 만들면 됩니다. 원수를 항복시키려는 데는 가시나무[刺木]로 만들고, 해롭기가 그지없는 악독한 원적(冤敵)을 항복시키려면 사람의 뼈를 써서 만들면 됩니다.

또 환술을 이루려는 자는 파리(玻璃)보배를 써서 만듭니다. 서로 미워하고 싫어하기를 극도로 하게 하려는 데는 고련목(苦楝木)으로 만들며, 병사를 일으켜 적과 싸우거나 귀신을 항복시키려면 볘비다가목(吠鼻多迦木)을 써서 만듭니다.

또 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를 성취하고자 하려면 오동나무와 소나무를 써서 만들며, 용녀가 애지중지함을 성취하고자 하는 데는 마땅히 용목(竜木)으로 만듭니다. 형체를 변형시키고자 하려면 흙과 은을 써서 만들고, 재물을 구하려는 데는 무우목(無憂木)으로 만듭니다.

또 적을 대적하여 승리를 성취하고자 하려면 길상목(吉祥木)과 아조나목(阿祖曩木)과 버드나무 등을 써서 만들며, 좋아하는 것을 구하여 성취하고자 하려면 적단과 백단을 써서 만들어도 됩니다.

이상에서 말한 발절라를 만드는 데는 반드시 오고(五股)이어야 하며 모자라게 해서는 안 되며, 조금이라도 부서진 것이 있으면 법도에 맞지 않으니 반드시 쓰고 간수하는데 광택의 맑기가 아주 묘하고 단엄하여 소중히 할 만해야 합니다.

염송할 때에는 먼저 도향(塗香)과 묘한 향과 꽃을 바쳐서 공양을 드린 뒤에 광대한 자비의 마음을 발하며 손으로는 발절라를 잡고 법도대로 오로지 마음을 기울여 본부(本部)의 진언을 염송하되 숫자대로 다하여 마쳐야 하니, 덜하거나 더하여 시간에 맞춰 지송하지 말아야 합니다. 숫자를 다 채우고 나서는 발절라를 가져다 본존의 발 아래에 안치하고 다시 모든 묘한 향과 꽃ㆍ도향 등으로 예를 드려서 공양합니다.

만약 지송할 때에 손에 발절라를 잡지 않은 자는 그 법이 끝내 성취되지 않습니다. 재차 지송하려면 앞서 대로 차례로 지으며 어긋나지 않아야 합니다. 또 만약 공양구나 모든 일과 법도 등에 결함이 있다면당연히 낱낱이 인(印)을 결하여 거기에 대해 공양을 해야 하니, 그렇게 하면 염송해도 됩니다.

무릇 성취법에는 많은 종류의 물건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웅황(雄黄)ㆍ자황(雌黄)ㆍ우황(牛黄)ㆍ황단(黄丹)ㆍ안약(眼薬)ㆍ창포(菖蒲) 등의 약과 옷ㆍ갑옷ㆍ창ㆍ검ㆍ그물[罥索]ㆍ삼고차(三股叉) 그리고 온갖 무기 등이니, 이와 같은 종류의 모든 성취법에는 삼등(三等)10)의 증험이 있습니다. 설한 바 본존의 진언과 의궤 중 모든 진언 중에서 성취법도 또한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세간에서 진언을 지송하는 수행자가 진언을 지송하며 성취를 구하는 곳이 있으면 곧 방해를 놓는 비나야가(頻那夜迦)가 지송하는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해칠] 기회를 엿보다가 그의 몸 안에 들어가서 지송하는 사람의 마음을 미혹되게 한다든지 온갖 병을 일으킨다든지 하여 갖가지로 방해를 합니다. 그 장애를 일으키는 자에는 네 부류가 있으니, 첫째는 최괴(摧壊)요, 둘째는 야간(野干)11)이고, 셋째는 일아(一牙)요, 넷째는 용상(竜象)입니다. 이 네 부류에는 각기 한량없이 많은 비나야가가 권속 노릇을 하면서 대지(大地) 가운데의 곳곳에서 방해를 일으킵니다.

첫 번째의 최괴부(摧壊部)는 우두머리의 이름이 무우(無憂)이고 그 부류의 권속은 칠 구지가 있으며 호세사왕(護世四王)12)이 설한 진언을 지송하는 자가 있으면 그들이 방해를 일으킵니다. 두 번째 야간부(野干部)의 우두머리는 상두(象頭)이고, 그 부류의 권속은 십팔 구지가 되며 대자재천이 설한 진언에 대해 방해를 일으킵니다. 세 번째 일 아부(一牙部)의 우두머리는 수계(垂髻)이고 그 부류의 권속은 육십 구지이며 대범천ㆍ제석천ㆍ일천ㆍ월천ㆍ풍천ㆍ나라연천 등의 천들이 설한 진언을 지송하는 자가 있으면 방해를 일으킵니다. 네 번째 용상부(竜象部)의 우두머리는 모리달타가(母哩達吒迦)이고 그 부류의 권속은 구지 나유타 천 파두마(波頭摩:붉은 연꽃)가 있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설해진 진언을 지송하는 자가 있으면 방해를 일으킵니다.

또 하리제(呵利帝)13)의 아이가 있으니 이름이 애자(愛子)이며, 반지가(般支迦)14)가 설한 진언에 대해 방해를 일으킵니다. 또 마니현장(摩尼賢将)의 아들은 이름이 만현(満賢)이며, 그 자신의 부(部)에서 설한 진언을 지송하는 자가 있으면 그 아들 만현이 방해를 일으킵니다. 이와 같은 모든 비나야가는 각기 본부(本部)에서 방해를 하여 수행하는 사람이 그러한 성취를 얻지 못하게 하며, 어떤 때에는 변화하여 본진언의 주인이 되어 수행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 와서 공양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 본진언의 주인이 도량에 와서 이런 일을 보고는 다시 자신의 궁으로 돌아가 생각하기를,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두면서 물리치지 않으시고 바르게 수행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지럽게 하여 그 지송하는 공덕이 성취되지 못하게 하시는가. 틀림없이 범왕과 제석 등 여러 천과 용이라 할지라도 저 비나야가의 장애를 일으키려는 바램을 깨뜨릴 수 없으며, 오직 대명진언 만이 큰 공력이 있으니, 능히 이 같은 온갖 장애를 일으키는 비나야가를 깨뜨리리라’고 합니다. 모든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법도대로 지송하여 숫자를 다 채웠으며 다시 묘한 만다라를 성취하고 또 호마를 써서 장애를 일으키는 비나야가가 물러나 흩어져서 멀리 떠나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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