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 잇닿은 응답 -소편(小篇)
(878) 세상 학자들은 저마다 견해를 가지고, 서로 다른 편견을 가지고, 자기야말로 진리에 통달한 사람이라하면서 여러 가지로 주장한다.’이렇게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다. 이것을 비난하는 사람은 아직 완전한 사람(如來)이 아니다’라고.
(879) 그들은 이렇듯 다른 편견을 가지고 논쟁하며’저 사람은 어리석어 진리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모두 자기야말로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지만, 그들 중에 누구의 말이 진실한 것일까?
(880) 만약 남의 가르침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어리석고 저속하며 지혜가 뒤떨어진 자라면, 그들은 모두 각자의 견해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어리석고 지혜가 뒤떨어진 사람인 것이다.
(881) 또 만약 자기의 견해로 인해 깨끗해지고 완전히 청정한 지혜를 가진 자, 진리를 터득한 자, 밝은 지혜를 지닌 자가 된다면, 그들의 견해는 그러한 점에서 똑같이 완전하기 때문에 그들 가운데 지혜가 뒤떨어진 자는 없을 것이다.
(882) 어리석은 사람들이 서로 남의 말만 하는 것을 듣고, 나는’이것은 진실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견해를 진실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때문에 남을 <어리석은 자>라고 보는 것이다.
(883) 어떤 사람들이’진리다, 진실하다’고 말하는 그 견해를 다른 사람들은’허위다, 허망하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그들은 서로 다른 편견을 가지고 논쟁한다. 어째서 사문들은 동일하게 말하지 않는 것일까?
(884) 진리는 하나뿐, 둘은 없다. 그 진리를 안 사람은 다투는 일이 없다. 그들은 각기 다른 진리를 찬양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문들은 동일한 것을 말하지 않는다.
(885) 스스로 진리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면서 말하는 사람들은, 어째서 여러 가지 다른 진리를 내세우는 것일까? 그들은 여러 가지 다른 진리를 남에게서 들은 것일까? 아니면, 자기의 사색만을 따르고 있는 것일까?
(886) 세상에 다른 영원한 진리는 없다. 다만 영원한 것으로 상상할 따름이다. 그들은 여러 가지 견해에 대해서 사색하고 탐구하여’내 말은 진리다”다른 사람의 말은 허망하다’고 두 가지로 말하는 것이다.
(887) 견해나 전해 내려 오는 학문이나 계율,서원,사색등에 의존하여 남의 말을 의존하고, 자기 학설의 단정을 기뻐하면서’반대하는 자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진리에 이르지 못한 사람이다’라고 한다.
(888) 반대자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보는 동시에, 자기는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스스로 자기는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 하면서 남을 멸시한다.
(889) 그는 그릇된 망견(妄見)으로 차 있고, 교만에 넘쳐있다. 자기는 완전하다고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제일인자(第1人者)라 자만한다. 그의 견해는 자신이 볼 때 그처럼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890) 만약 남이 자기를 어리석다고 해서 어리석은 사람이 된다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 자신도 상대와 함께 어리석은 사람이 될 것이다. 또한 자기를 베에다의 달인(達人),현자라 부를 수 있다면, 여러 사문 중에 어리석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891) ‘내 학설 이외의 가르침을 말하는 사람들은, 청정을 등지고 완전한 사람(如來)이 아니다’라고 일반 외도(外道)들은 말한다. 그들은 자기의 견해에 빠져 때가 끼어 있기 때문이다.
(892) 자기 학설만을 청정하다 말하고, 남의 가르침에는 청정이 없다고 한다. 이설(異說)의 무리들은 이와 같이 집착하여 자기의 길만을 완고히 내세운다.
(893) 자기의 도(道)를 완고히 내세우고 있지만, 어느 누구를 어리석은 사람이라 볼 수 있을 것인가. 남의 말을 우매하다거나 부정(不淨)하다고 한다면, 그는 스스로 옹고집이 되고 말 것이다.
(894) 학설의 결정에 있어서 스스로 잘 헤아리면서도 다시 그는 세상에서 논쟁하게 된다. 모든 철학적 단정(斷定)을 버렸다면 사람들은 고집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