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5.차마(差摩)가 눈을 앓다가 삼보에 귀의하여 눈이 깨끗하게 된 인연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씨(釋氏) 동산에 계셨다.
그 때 차두성(車頭城) 안에 차마(差摩)라는 석씨 종족이 있었다. 그는 부처님을 깨끗이 믿고 법과 스님들을 깨끗이 믿어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과 스님들께 귀의하였다. 또 한결같이 부처님을 향하였고, 한결같이 법과 스님들을 향하였다.
부처님에 대하여 의심이 없고 법과 스님들에 대하여 의심이 없었다. 그리고 괴로움의 진리에 대하여 의심이 없고, 괴로움의 원인과 사라짐과 사라지는 길에 대하여 의심이 없었다.
그리하여 도를 보는 자리에 이르러 도의 결과를 얻어 마치 수다원이 일을 알고 보는 것처럼, 그도 모두 알고 보아 삼보리(三菩提)에 있어서 기한을 지내지 않고 결정코 그것을 얻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차마는 눈병을 앓았기 때문에 갖가지 빛깔이 있지마는 그것을 볼 수 없었다. 그는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였다.
‘눈을 주는 자에게 귀의합니다. 밝음을 주는 이, 어둠을 없애는 이, 횃불을 잡는 이에게 귀의하며, 바가바(婆伽婆)께 귀의하고, 선서(善逝)께 귀의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 귀보다 뛰어난 깨끗한 하늘 귀[天耳]로 그 음성을 듣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가서 글귀로써 차마를 옹호하여 그를 구제하고 지키고 돌보아
재앙을 없애 주고, 또 네 무리를 위해 이익을 주어 편하고 즐겁게 살도록 하라.”
그 때 부처님께서는 차마를 위하여 눈을 깨끗이 하는 수다라(修多羅)인 ‘다절타(多折他) 시리(施利) 미리(彌利) 기리(棄利) 혜혜다(醯醯多)’를 말씀하시고, 이 눈을 깨끗이 하는 주문으로 차마의 눈을 깨끗이 하여 그 눈의 막(膜)을 없애게 하셨다.
“바람 눈병이나 더위 눈병, 추위 눈병이나 혹은 등분(等分) 눈병이라도, 타지 않고 지지지 않으며, 곪지 않고 아프지 않으며, 가렵지 않고 눈물이 흐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계율의 알맹이요 고행의 알맹이며, 시선의 알맹이요 하늘의 알맹이며, 약의 알맹이요 주문의 알맹이며, 인연의 알맹이요 괴로움의 알맹이며, 그 원인의 알맹이요 사라지는 알맹이며, 길의 알맹이요 아라한의 알맹이며, 벽지불의 알맹이요 보살의 알맹이다.
이와 같이 차마의 이름을 일컫고 다른 사람도 그와 같이 그 이름을 일컬으면 눈이 깨끗하게 될 것이요, 눈이 깨끗하게 된 뒤에는 어둠이 없어지고 그 막이 없어질 것이다.
바람 눈병이나 더위 눈병, 추위 눈병이나 혹은 등분 눈병이라도 타지 않고 지지지 않으며, 곪지 않고 아프지 않으며, 가렵지 않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이다.
아난이여, 이런 글귀는 과거 여섯 부처님도 말씀하셨고, 지금 일곱째인 나도 말하며, 사천왕과 제석도 말하고, 범천왕과 범천의 무리들도 모두 따라 기뻐하는 것이다.
아난이여, 하늘이나 사람·악마·범·사문이나 바라문이 이 글귀를 세 번 말하면, 그 눈의 가림이나 어둠·막·곪음·눈푸름이나 혹은 눈물이 흐르는 따위의 병으로서, 그 병을 하늘이 내었거나, 용·약사·아수라·구반다(究槃茶)·아귀·비사(毘舍)가 내었거나, 혹은 독기·나쁜 주문·벌레·비타라(毘陀羅) 주문·나쁜 별이나 혹은 여러 별들이 내었더라도 그것은 모두 나을 것이다.”
아난은 곧 그 집으로 가서 차마를 위하여 그 주문을 세 번 외웠다. 그 눈은 본래와 같이 깨끗하게 되어 모든 빛깔을 보게 되었다.
또 그 주문으로 사람의 성명을 일컫자, 차마에게서와 같이 어둠이 없어지고, 막과 바람·더위·추위 및 등분이 없어져 타지 않고 지지지 않으며, 곪지 않고 아프지 않으며, 가렵지 않고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바가바께 귀의하며 타아가타(陀阿伽陀)·아라가(阿羅呵)·삼먁삼불타(三?三佛陀)께 귀의합니다.”
보살은 이 신비로운 주문의 글귀로써 모든 중생들을 잘 성취하게 하였다.
여러 범천들은 모두 따라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사바하[娑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