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 부처님이 지혜의 물로 세 가지 불을 끈 인연

013. 부처님이 지혜의 물로 세 가지 불을 끈 인연

남방산(南方山)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나라에 가시는 도중에 어느 마을에서 주무셨다.

마침 그 마을에 좋은 모임이 있어서 사람들이 모두 술에 취해 어지러이 놀면서

불이 일어난 것도 알지 못하니, 불은 그 마을을 태웠다.

사람들은 놀라고 당황하여 갈 바를 모르고 서로 말하였다.

“우리는 오직 부처님을 의지하여야 이 화재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구제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들은 모두 세 가지 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즉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불인데, 나는 지혜의 물로써 그 불을 끈다. 만일 이 말이 진실이라면 저 불은 꺼질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시자 불이 곧 꺼졌다. 여러 사람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부처님을 더욱 믿고 존경하였다.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니, 그들은 모두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었다.

비구들이 이상히 여겨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은 참으로 놀랍고 장한 일입니다. 이 마을을 위하여 큰 이익을 주셨습니다. 마을의 불도 꺼지고 사람들 마음의 때도 없어졌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만 저들에게 이익을 준 것이 아니다. 지나간 세상에도 저들에게 큰 이익을 주었느니라.”

비구들이 여쭈었다.

“알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과거에 이익을 준 그 일은 어떠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나간 세상에 설산 한 쪽에 큰 대숲이 있었다. 많은 새와 짐승들이 그 숲을 의지해 살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환희수(歡喜首)라는 앵무새가 있었다.

그 때 그 숲에 바람이 몹시 불어 대나무끼리 서로 마찰하여 불이 일어나 그 숲을 태우자, 새와 짐승들은 모두 두려워 떨며 의지할 곳을 찾았다.

그 때 앵무새는 자비심으로 새와 짐승들을 가엾이 여겨, 물에 가서 날개를 적셔 불 위에 뿌렸다.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제석천을 감동시켜 그 궁전을 진동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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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제환인은 천안(天眼)으로, 무슨 이유로 내 궁전이 진동하는가 관찰하다가, 한 앵무새가 대비심을 일으켜 불을 끄려고 온 힘을 다했으나 불을 끄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석제환인은 곧 앵무새를 향하여 말하였다.

‘이 숲은 넓고 크기가 수 천만 리인데, 네 날개가 적시는 물은 몇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어떻게 그 큰 불을 끌 수 있겠는가?’

앵무새가 대답하였다.

‘내 마음은 크고 넓으므로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으면 반드시 불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이 몸이 다하도록 불을 끄지 못하면 다시 내생의 몸을 받더라도 맹세코 불을 끄고야 말 것입니다.’

석제환인이 그 뜻에 감동되어 큰 비를 내리니, 불이 곧 꺼졌다.

비구들이여, 그 때의 그 앵무새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숲 속의 새와 짐승들은 지금의 이 마을의 인민들이다. 나는 그 때에도 불을 꺼서 그들을 편안하게 하였고, 지금도 불을 꺼서 이들을 편안하게 한 것이다.”

“또 어떤 인연으로 그들은 도를 얻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인민들은 과거 가섭부처님 때 오계(五戒)를 받들어 가졌기 때문에, 그 인연으로 지금 도를 얻어 수다원의 도를 얻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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