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9품 부처님 명호를 부르면(稱佛名號品)
그때, 지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미래 중생을 위해서 이익 될 일을 연설하여 생사고해 중에서 큰 이익을 얻도록 할까 하오니, 세존께서는 허락하여 주옵소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대가 이제 자비심을 일으켜 육도의 모든 고통받는 중생을 건져내려고 불가사의한 일을 말하고저 하는구나. 지금이 바로 그때로다. 마땅히 어서 설할지니라. 나는 곧 열반하리니, 그대의 그 원을 빨리 마치게 하면, 나도 또한 현재와 미래의 일체 중생에게 근심이 없게 되리라.”
지장보살이 말씀드렸다. ”
세존이시여! 과거 한량없는 아승지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무변신(無邊身)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잠깐이라도 공경심을 낸다면 바로 사십 겁의 생사중죄(生死重罪)를 벗어나게 되옵거든, 하물며 그 부처님의 형상을 그리거나 만들어 공양하고 찬탄함이리까. 그 사람은 한량없고 가없는 복을 얻으리라. 또 과거 항하사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보승(寶勝)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손가락 한번 튕기는 사이라도 귀의하는 마음을 낸다면, 이 사람은 무상도(無上道)에서 길이 퇴전치 않으리다. 또 옛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파두마승(波頭摩勝)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들어서 귀를 거치게 되면, 이 사람은 마땅히 육욕천(六欲天)에 천번을 태어날 것인데, 하물며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함이리까. 또 과거 말로 할래야 할 수도 없는 아승지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사자후(獅子吼)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일념으로 귀의하면, 이 사람은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을 만나서 마정수기(摩頂授記)를 받으리라. 또 옛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구류손(拘留孫)불이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우러러 예배하고, 더구나 또 찬탄한다면, 이 사람은 현겁(賢劫)의 천불 회상에서 대범천의 하느님이 되어 으뜸가는 수기를 받으리라. 또 옛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였으니 호를 비바시(毗婆尸)불이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들으면 길이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 아주 묘한 낙을 받으리다. 또 과거 무량 무수한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였으니 호를 보상(寶相)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공경심을 낸다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으리라. 또 과거 무량 무수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가사당(袈沙幢)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들으면 곧 일백 대겁 동안 나고 죽고 한 죄를 벗어나게 되옵니다. 또 옛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였으니 호를 대통산왕(大通山王)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들으면, 이 사람은 항하 모래수와 같은 많은 부처님을 만나서 널리 설법하심을 듣고 반드시 보리를 이루리다. 또 옛적에 정월불(淨月佛). 산왕불(山王佛).지승불(智勝佛). 정명왕불(淨明王佛). 지성취불(智成就佛). 무상불(無上佛). 묘성불(妙聲佛). 만월불(滿月佛) .월면불(月面佛) 같은 말할 수도 없는 여러 부처님이 계셨나이다.
세존이시여, 현재나 미래의 일체 중생이, 만약 하늘이거나 인간이거나 남자거나 여자거나, 단 한 부처님 명호만 염하여도 그 공덕이 한량없거늘, 하물며 많은 부처님 명호를 염하는 것이리까. 이 중생들은 날 때나 죽을 때나 스스로 큰 이익을 얻어 끝내 악도에 빠지지 않으리다.
만약 임종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집안 권속이 한 사람이라도 이 병자를 위하여 높은 소리로 한 부처님 명호만 염하여도, 명을 마치는 이 사람은 오무간대죄(五無間大罪)가 없어지고 나머지 업보 따위도 다 소멸되옵니다.
이 오무간대죄가 너무나 무거워서 비록 억겁을 지내어도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것이지만, 임종할 때에 딴 사람이 그를 위해 부처님 명호를 불러 주어도 저런 중죄가 또한 점차로 소멸되거늘, 하물며 그 중생 스스로가 염불을 함이리까. 한량없는 복을 얻고 한량없는 죄가 소멸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