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발심자경문

초발심자경문

초발심 자경문이란? <갓출가한 사미승 기본서>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은 고려 보조국사의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과 신라 원효스님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그리고 고려말 야운선사의 자경문(自警文)을 합본한 책이다. 이 책은 첫 발심수행자의 지침서이며 처음 출가한 사미승의 기본서이다.

계초심학인문은 수행청류를, 발심수행장은 부처의 마음을 일으켜 거룩한 행을 닦는 글이다. 자경문은 수행인이 스스로를 일깨우고 경계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龍 眼

01장

夫初人之心 須遠離惡友 親近賢善
부초인지심 수원리악우 친근현선

무릇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하고자 처음으로 마음 먹은 이(초발심자)는 모름지기 나쁜 벗(계율을 지키지 않고 세속적 욕망을 즐기는 이)을 멀리하여야 한다. 반면 계행이 청정하고 지혜가 밝은 이를 가까이 하여야 한다.

受五戒十戒等 善知持犯開遮
수오계십계등 선지지범개차

오계·십계(또는 일체의 비구·비구니계를)등을 받고 어떻게 하여야 계율을 생명처럼 지켜 잘 따르고, 어떤 경우에 계율을 어기고 범하게 되는 지도 잘 알아야 한다.

但依金口聖言 莫順庸流妄說
단의금구성언 막순용류망설

오로지 부처님의 거룩한 말씀에만 의지할 것이며 용렬하고 어리석은 무리들의 부질없는 말을 따라서는 안된다.

旣己出家 參陪淸衆
기기출가 참배청중

이미 이 몸 출가하여 세속의 욕망 버리고 청정한 수행의 무리에 참여하였으니

常念柔和善順 不得我慢貢高
상념유화선순 부득아만공고

항상 부드럽고, 온화하고, 착하고, 공손하기에 힘쓸지언정 교만한 생각으로 잘난 척, 자기를 높이는 짓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大者爲兄 小者爲弟 撞有諍者
대자위형 소자위제 당유쟁자

나이 많은 이 형이 되고 적은 이 아우가 되며 혹시라도 다투는 이가 있거든

兩說和合 但以慈心相向
양설화합 단이자심상향

양쪽 주장을 잘 화합시키되 오로지 자비심으로 서로를 대하도록 할 것이지

不得惡語 傷人
부득악어 상인

모진 말로써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는 아니된다.

若也欺凌同伴 論說是非
약야기릉동반 논설시비

만약에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을 속이거나 업신여겨서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식의 시비를 따지려 한다면

如此出家 全無利益
여차출가 전무이익

그같은 출가는 하나마나, 마음공부에 아무런 이득이 없게 된다.

財色之禍 甚於毒蛇
재색지화 심어독사

재물과 여색의 화는 독사의 독보다 더 심하다

省己知非 常須遠籬
성기지비 상수원리

항상 자신의 마음자리를 관하고 그릇됨을 밝혀 모름지기 이를 멀리 여의도록 할 일이다.

無緣事則不得入他房院
무연사즉부득입타방원

꼭 참여해야 할 일이 없으면 이 방, 저 방, 이 집 저 집으로 나들지 말아야 하며

當屛處 不强知他事
당병처 부강지타사

숨기려 하는 일을 궂이 알아서 도움될게 없으니 억지로 캐어내려 해서는 아니된다.

非六日 不得洗浣內衣
비육일 부득세완내의

엿새가 아니면 속 옷을 빨아서는 안되며(6일·16일·26일에는 빨래하느라 이·벼룩 따위를 죽이게 되어도 살생이 되지 않는다는 율법에 근거함)

臨貫漱 不得高聲涕唾
임관수 부득고성체타

세수하고 양치질 할 때는 왝왝 소리를 내거나 큰 소리로 코풀고 침뱉지 말 것이며

行益次 不得塘乭越序
행익차 부득당돌월서

모든 대중행사(법요식·공양등)에서는 당돌하게 차례를 어겨서는 안되고

經行次 不得開襟掉臂
경행차 부득개금도비

모든 대중행사(법요식·공양등)에서는 당돌하게 차례를 어겨서는 안되고 거닐 때는 옷깃을 풀어 헤치거나 활개쳐서는 아니된다.

言談次 不得高聲戱笑
언담차 부득고성희소

말할때는 큰 소리로 웃고 떠들어서는 안된다

非要事 不得出於門外
비요사 부득출어문외

요긴한 일이 아니거든 산문 밖으로 나다니지 말고

有病人 須慈心守護
유병인 수자심수호

병든 이가 있거든 모름지기 자비심으로 돌보아 주고

見賓客 須欣然迎接
견빈객 수흔연영접

손님을 보거든 모름지기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여

逢尊長 須肅恭廻避
벙전징 수숙공회피

윗 어른을 만나거든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비켜서야 한다.

02장

辦道具 須儉約知足
판도구 수검약지족

생활도구를 가려 쓰되 모름지기 검약하며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齋食時 飮綴不得作聲
재식시 음철부득작성

공양할 때에는 후루룩 쩝쩝 마시는 소리, 씹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하고

執放 要須安詳 不得擧顔顧視
집방 요수안상 부득거안고시

수저나 그릇을 다룸에 있어서는 소리나지 않게 조심스레 다루며

不得欣厭精醜
부득흔염정추

고개를 들어 이리저리 두리번거리지 말고맛 있는 음식은 반기고 거친 음식은 싫어하거나 해서는 안된다.

須默無言說 須防護雜念
수묵무언설 수방호잡념

모름지기 공양 중에는 말을 하지 말며 잡념이 일지 않도록 심신을 단정히 하고

須知受食 但療形枯 爲成道業
수지수식 단료형고 위성도업

음식을 받는 것은 다만 이 몸뚱이 말라 시드는 것을 다스려 도업을 성취하기 위한 것인 줄 잘 알아야 하며,

須念般若心經 觀三輪淸淨 不違道用
수념반야심경 관삼륜청정 불위도용

모름지기 반야심경을 호념하되모름지기 물질과 마음이 둘 아닌 줄을 길이 관하되) 무주상 보시의 청정함을 생각하여 도에 어긋남이 없도록 할 것이다

赴焚修 須早暮勤行 自責懈怠
부분수 수조모근행 자책해태

향 사르고 예불 올릴 때는 모름지기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하여 게으르지 않게 스스로 늘 채찍질하고

知衆行次 不得雜亂 讚唄祝願
지중행차 부득잡란 찬패축원

대중의식을 행할 때는 어수선하지 않게 하며 범패하고 축원 함에 있어서는

須誦文觀義 不得但隨音聲 不得韻曲不調
수송문관의 부득단수음성 부득운곡부조

모름지기 글을 외어 참 뜻을 관할지언정 단지 소리를 따라 외지 말고 소리와 곡조가 고르지 못하게 해서도 아니 된다.

瞻敬尊顔 不得攀緣異境
첨경존안 부득반연이경

일념으로)부처님의 거룩한 얼굴을 우러러 보되 다른 경계에 끄달려형상으로 보아)얽매여선 안된다.

須知自身罪障 猶如山海
수지자신죄장 유여산해

모름지기 자신의 죄·업장이 마치 저 산 같고 바다 같은 줄 알되

須知理懺事懺 可以消除
수지이참사참 가이소제

모름지기 이참·사참으로 이를 녹일 수 있음을 알라모름지기 죄업엔 본래 자성이 없어 오직 삼독심·번뇌 망상의 생각따라 일어 난 것임을 깊이 관하여 그것이 나온 자리에 몰락 놓고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으리라 사무치게 느끼면 이로써 가히 죄업이 소멸될 수 있음을 알라).

深觀能禮所禮 皆從眞性緣起
심관능례소례 개종진성연기

예배 하는 자신과 예배 받는 부처가 본래 둘이 아니어서 다같이 진여성품으로부터 인연따라 나툰 줄을 깊이 믿고) 관해야 하며,

深信感應不虛 影響相從
심신감응불허 영향상종

그렇게 함으로써 중생과 부처가 둘 아니게 감응함이 결코) 헛된 게 아니라 물체에 그림자 따르고 소리에 메아리가 서로 좇아 오는 것 같음을 깊이 믿을 지어다.

居衆寮 須相讓不爭 須互相扶護
거중료 수상양부쟁 수호상부호

서로 간에 북돋우고 도와서 옳으니 그르니 논쟁하여 승부 가리기를 삼가하라.

愼誤着他鞋 愼坐臥越次
신오착타혜 신좌와월차

또한 머리 맞대고 모여 않아 한가히 쑥덕거리지 말며, 다른 이의 신발을 잘못 신을 정도로 들뜨거나 예의를 몰라서는 안되고 자리 잡아 않거나 누울 때도 차례를 어기지 않도록 조심하라.

03장

對客言談 不得揚於家醜
대객언담 부득양어가추

손님과 대화를 나눌 때는 절 집안의 잘못된 점을 드러내지 말고

但讚院門佛事 不得詣庫房
단찬원문불사 부득예고방

다만 사원의 불사를 찬탄할 지언정 고방창고·사무실)을 드나들며

見聞雜事 自生疑惑
견문잡사 자생의혹

이 일 저 일 듣고 보아 일없이 의혹을 품지 말라.

非要事 不得遊州獵縣
비요사 부득유주렵현

요긴한 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이 고을 저 고을로 노닐며 떠돌지 말고

與俗交通 令他憎嫉 失自道情
여속교통 영타증질 실자도정

속인들과 서로 사귀어 오가며 다른 이로 하여금 미워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내게하여 도 닦는 뜻을 스스로 저버리지 말지어다.

당有要事出行 告住持人 及菅衆者
당유요사출행 고주지인 급관중자

혹시라도 요긴한 일이 있어 꼭 나다녀야 하거든 주지나 대중을 통솔· 관장하는 이에게 고하여 가 머무는 곳을 알게하라.

令知去處 若入俗家 切須堅持正念
영지거처 약입속가 절수견지정념

그때) 만약 속인의 집에 들게 되거든 부디 바른 생각을 굳게 지니되 보고 듣는 경계에 끄달려 방탕하고 삿된 마음에 휩쓸리지 말아야 할 것인 바

愼勿見色聞聲 流蕩邪心 又況披襟戱笑
신물견색문성 유탕사심 우황피금희소

하물며 옷깃을 풀어 헤치고 웃고 떠들면서 쓸데없이 잡된 일이나 지껄이고,

亂說雜事 非時酒食 妄作無碍之行 深乖佛戒
난설잡사 비시주식 망작무애지행 심괴불계

때도 아닌 때에 밥먹고 술 마시며 망녕되이 무애행을 하노라 하여 부처님이 정해주신 계율을 크게 어길 것인가

又處賢善人 嫌疑之間 豈爲有智慧人也
우처현선인 혐의지간 기위유지혜인야

또그렇게 함으로써) 어질고 착한 이들과 싫어하고 의심하는 사이가 된다면 어찌 지혜있는 사람이라 하겠는가.

住社堂 愼沙彌同行 愼人事往還
주사당 신사미동행 신인사왕환

공부하는 처소에 머물 때는 어린 사미와 함께 행동하기를 삼가하고 세속의 인사로 오가는 것을 주의하며

愼見他好惡 愼貪求文字
신견타호악 신탐구문자

다른 이의 잘 잘못을 밝히려 하지말고 지나치게 문자를 구하려 하지말며

愼睡眠過度 愼散亂攀緣
신수면과도 신산란반연

잠 자는 것도 정도가 지나치지 않도록 하고 인연 경계에 끄달려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도록 할것이다.

若遇宗師陞座說法 切不得於法
약우종사승좌설법 절부득어법

만약 종사선지식)가 법상에 올라 설법하는 때를 만나거든 그 법을 듣고

作縣崖想 生退屈心
작현애상 생퇴굴심

부디 벼랑에 매달린 것 같은 생각나 같은 범부가 어찌 까마득이 높디 높은 법을 이룰 수 있으랴 하는생각)을 지어 물러서려는 마음을 내서는 아니 되며

或作慣聞想 生容易心
혹작관문상 생용이심

또는 익히 들어본 법문이라는 생각에 그렇고 그렇노라는 식의 쉬운 마음을 지어서도 아니된다.

不得隨學語者 但取口辦
부득수학어자 단취구판

(법문을 들을 때는 모름지기 마음을 텅 비우고 들으면(이렇다 저렇다 분별하지 않는 텅 빈듯한 마음에서 그윽히 귀를 기울일 뿐이면 반드시 깨달음의 기연을 만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고 문자와 말만 배우는 사람을 따라서 다만 입으로 판가름을 취하지 말아야 한다.

所謂蛇飮水 成毒 牛飮水 成乳
소위사음수 성독 우음수 성유

이른바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된다 하듯이

智學 成菩提 愚學 成生死 是也
지학 성보리 우학 성생사라함이

뜻을 취해 슬기롭게 배우면 깨달음을 이루고 문자나 말에 얽매어 어리석게 배우면 생사에 빠진다 함이 바로 이를 두고 이름이니라.

04장

又不得於主法人 生輕薄想
우부득어주법인 생경박상

또한 법사에 대해 업수히 여기는 생각을 내지 말라

因之於道 有障 不能進修 切須愼之
인지어도 유장 불능진수 절수신지

그런 생각으로 말미암아 도에 장애가 생기어 닦아 나아가지 못하게 될 것이니 지극히 삼가하고 삼가할지어다

論云 如人 夜行 罪人 執炬當路
논운 여인 야행 죄인 집거당로

논에 이르기를 ‘어떤 사람이 밤길을 가는데 죄진 이가 횃불을 들어 앞길을 비춘다고 할 때에

若以人惡故 不受光明 墮坑落慙去矣
약이인악고 불수광명 타갱락참거의

만약 그 사람이 나쁘다는 이유로 불 비춰줌을 마다할것 같으면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 것이다’라 하였다

聞法之次 如履薄氷
문법지차 여리박빙

그러니 설법을 들을 때는 마치 살얼음을 밟고 가듯이 간절히 이목을 기울여 깊고 깊은 진리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必須側耳目而聽玄音 肅情塵而賞幽致
필수측이목이청현음 숙정진이상유치

마음 속의 번뇌티끌 밝히고 그윽한 뜻을 맛보도록 해야한다.

下堂後 墨坐觀之 如有所疑
하당후 묵좌관지 여유소의

그런뒤 법사가 당에서 내려가면 묵묵히 앉아서 관하되 어떤 의심되는 게 있거든

博問先覺 夕척朝詢 不濫絲髮
박문선각 석척조순 불람사발

선지식에 널리 물을 것이며 아침 저녁으로 간절히 안으로 찾아 의심나는 것을 털끝만큼도 넘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如是 乃可能生正信 以道爲懷者歟
여시 내가능생정신 이도위회자여

이와 같아야 이에 가히 바른 믿음을 지녔다 할 수 있고 도로써 자기 마음자리를 삼는 자라 할 것이다.

無始習熟 愛欲애痴 纏綿意地
무시습숙한 욕애치 전면의지

처음을 알 수 없는 옛부터 버릇처럼 익혀온 애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마음에 얽히고 설켜있어

暫伏還起 如隔日학
잠복환기 여격일학

잠시 숙어진듯 했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게 마치 하루 걸러 앓는 학질과 같나니

一切時中 直須用加行方便智慧力
일체시중 직수용가행방편지혜력

(먹고 잠자고 일하는 일체시에 모름지기 수행을 돕는 방편과 지혜의 힘으로써

痛自遮護 豈可閒만 遊談無根
통자차호 기가한만 유담무근

스스로 뼈를 깍는 아픔으로 막고 지킬지언정 어찌 한가하고 게으른 마음으로 근본없는 잡담을 즐기면서

虛喪天日 欲冀心宗而求出路哉
허상천일 욕기심종이구출로재

(금쪽같은) 세월을 허송하며 마음깨치기를 바라고 삼계로부터 벗어날 길을 구하고자 할 것인가.

但堅志節 責躬匪懈
단견지절 책궁비해

다만 (출가한:발심한) 뜻과 절개를 굳게 다지고 스스로 채찍질해 게으르지 않도록 하고

知非遷善 改悔調柔
지비천선 개회조유

그른줄 알면 바르게 고치며 회개하고 뉘우쳐 마음을 조어하고 늘 부드럽게 할 것이다.

勤修而觀力 轉深 鍊磨而行門 益淨
근수이관력 전심 연마이행문 익정

부지런히 닦아 나아가면 관하는 힘이 더욱 깊어지고 단련하고 갈아 나아가면 수행문이 더욱 청정해지리니

長起難遭之想 道業 恒新
장기난조지상 도업 항신

(억겁 윤회 중에)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천행으로) 만나게 되었다는 생각을 오래 오래 일으키면 도 닦는 일이 새록새록 새롭고

常懷慶幸之心 終不退轉
상회경행지심 종불퇴전

언제나 마음으로 발심한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경축할 일인가 생각하면 끝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如是久久 自然定慧園明 見自心性
여시구구 자연정혜원명 견자심성

이와같이 오래오래 닦아 나아가면 자연히 정과 혜가 원만하게 밝아져 스스로 마음 성품을 보게 될 것이며

用如幻悲智 還度衆生
용여환비지 환도중생

(비록) 법계가 공한 줄 아나 자비와 반야의 지혜를 굴려서 중생을 (고해의 길에서) 돌이켜 제도하고

作人天大福田 切須勉之
작인천대복전 절수면지

인·천 가운데 큰 복밭을 일구리니 부디 간절히 바라노니 모름지기 힘쓰고 힘쓸지어다.

05장

夫諸佛諸佛 莊嚴寂滅宮
부제불제불 장엄적멸궁

무릇 모든 부처님이 번뇌망상의 한 티끌도 없는 해탈경지를 장엄하심은

於多劫海 捨欲苦行
어다겁해 사욕고행

억겁고해에 욕심 여의고 인욕고행하심이요

衆生衆生 輪廻火宅門
중생중생 윤회화택문

많고 많은 중생이 삼계화택을 헤어나지 못하고 윤회함은

於無量世 貪慾不捨
어무량세 탐욕불사

한량없는 세월동안 탐욕을 여의지 못한 까닭이다.

無防天堂 小往至者 三毒煩惱 爲自家財
무방천당 소왕지자 삼독번뇌 위자가재

막는 것 없는 천당에 왕생하는 이가 적은 것은 중생이 탐·진·치 삼독번뇌로 제집 재산을 삼음이요

無誘惡道 多往入者 四蛇五欲 爲妄心寶
무유악도 다왕입자 사사오욕 위망심보

유혹하는 이 없는 악도에 태어나는 사람 많은 것은 사대육신과 온갖 욕망으로 망녕되어 마음 보배를 삼는 때문이다.

人誰不欲歸山修道 而爲不進 愛欲所纏
인수불욕귀산수도 이위부진 애욕소전

누군들 산에 들어가 도 닦고자 하지 않으리요만 그리하지 못함은 애욕에 얽힌 때문이다.

然而不歸山藪修心 隨自身力 不捨善行
연이불귀산수수심 수자신력 불사선행

그러나 산 속에 들어가 마음 닦지 못할지라도 자신의 힘이 닿는 데로 선행하기를 외면하지 말 것이다.

自樂 能捨 信敬如聖 難行 能行 尊重如佛
자락 능사 신경여성 난행 능행 존중여불

세간 쾌락을 능히 버린다면 마치 성인처럼 신뢰와 공경을 받고 육바라밀의 하기 어려운 행을 하면 부처님처럼 존중받게 된다.

간貪於物 是魔眷屬
간탐어물 시마권속

재물이나 탐하는것은 곧 마귀의 권속이요

慈悲布施 是法王子
자비보시 시법왕자

자비보시는 곧 부처님의 제자이니라

高嶽아巖 智人所居 碧松深谷 行者所捿
고악아암 지인소거 벽송심곡 행자소서

높은 산 바위 솟은 곳은 지혜로운 이 살 곳이요 푸른 솔 깊은 계곡은 수행자들이 깃들 곳이라.

飢손木果 慰其飢腸 渴飮流水 息其渴情
기손목과 위기기장 갈음유수 식기갈정

배고프면 나무열매로 주린 창자 달래고 목마르면 흐르는 물마셔 목타는 마음 쉴 것이니

喫甘愛養 此身 定壞
끽감애양 차신 정괴

맛있는 음식 먹여 애지중지 길러보아도 이 몸은 끝내 무너질 것이며

着柔守護 命必有終
착유수호 명필유종

부드럽고 좋은 옷 입혀 지키고 보호해도 이 목숨 반드시 끝나고 마는 것.

助響巖穴 爲念佛堂 哀鳴鴨鳥 爲歡心友
조향암혈 위염불당 애명압조 위환심우

메아리 울리는 바위동굴로 염불법당 도량삼고 슬피우는 기러기 울음으로 마음 기쁜 벗을 삼아

拜膝 如氷 無戀火心
배슬 여빙 무련화심

예불 참선에 무릎이 얼더라도 불기운 그리지 않고

餓腸 如切 無求食念
아장 여절 무구식념

주린배 창자가 끊어지는듯 해도 먹거리 찾을 생각 내지 말지니

忽至百年 云何不學
홀지백년 운하불학

눈 깜짝새에 백년세월 가는 데 어찌 배우지 않을 것이며

一生 幾何 不修放逸
일생 기하 불수방일

일생이 얼마나 되기에 닦지 않고 방일하겠는가.

離心中愛 是名沙門 不戀世俗 是名出家
이심중애 시명사문 불연세속 시명출가

마음 가운데 갈애·애착 여윈 이를 사문이라 이름하고 세속 그리움 떨친 것을 출가라 한다.

行者羅網 狗被像皮
행자라망 구피상피

수행자가 애욕·세속의 그물에 얽힌다면 그것은 개가 코끼리 가죽을 뒤집어 쓴 꼴이요

道人戀懷 蝟入鼠宮
도인련회 위입서궁

도 닦는 이가 세속의 연정 따위를 마음에 품는다면 그것은 고슴도치가 쥐구멍을 찾아든 격이다. (들어가기는 쉬워도 일단 들어가면 나오기 어렵다는 뜻)

雖有才智 居邑家者 諸佛 是人 生悲憂心
수유재지 거읍가자 제불 시인 생비우심

비록 재능과 슬기 있어도 속가에 사는 이, 제불께서 그들을 슬피 여기시고

說無道行 住山室者 衆聖 是人 生歡喜心
설무도행 주산실자 중성 시인 생환희심

설사 도를 닦지 않더라도 산사에서 사는 이, 뭇 성현이 그들에게 환희심을 내느니라.

06장

雖有才學 無戒行者 如寶所導而不起行
수유재학 무계행자 여보소도이불기행

비록 재능과 배움이 있어도 계행이 없는 이는 마치 보배 가득 쌓인 곳으로 이끌어도 일어나 따르지 않음과 같고

雖有勤行 無智慧者 欲往東方而向西行
수유근행 무지혜자 욕왕동방이향서행

비록 부지런히 닦기는 하지만 지혜가 없는 이는 동쪽으로 가겠다면서 서쪽으로 나아감과 같다.

有智人 所行 蒸米作飯
유지인 소행 증미작반

지혜로운 이 닦는 것은 쌀을 쪄서 밥짓는 것이요

無智人 所行 蒸沙作飯
무지인 소행 증사작반

슬기 없는 이의 닦음은 모래를 쪄서 밥 짓는 격이다.

共知喫食而慰飢腸 不知學法而改癡心
공지끽식이위기장 부지학법이개치심

누구나 밥 먹어 주린 배 달랠 줄은 알지만 불법을 배워 어리석은 마음 고칠 줄 모르니

行智具備 如車二輪 自利利他 如鳥兩翼
행지구비 여차이륜 자리이타 여조양익

계행과 지혜를 갖춤은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자리이타의 소행은 마치 새가 양 날개로 나는 것과 같도다.

得粥祝願 不解其意 亦不檀越
득죽축원 불해기의 역부단월

시주 받고 축원해주더라도 마음도리 밝히지 못하면 또한 시주 공양한 그 뜻에 어찌 부끄럽지 않을 것이며

應羞恥乎 得食唱唄 不達其趣
응수치호 득식창패 부달기취

공양 받고 염불 범패하지만 둘아닌 근본 도리에 계합치 못하면

亦不賢聖 應慙愧乎
역불현성 응참괴호

또한 성현에게 얼마나 죄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랴.

人惡尾蟲 不辨淨穢
인오미충 불변정예

사람이 구더기가 깨끗하고 더러운 것 가리지 못함을 미워하듯이

聖憎沙門 不辨淨穢
성증사문 불변정예

성현도 사문이 더러움(세속)과 깨끗함을 가리지 못하는 것 미워하느니라

棄世間喧 乘空天上 戒爲善梯
기세간훤 승공천상 계위선제

세간의 소란을 버리고 저 진리의 세계로 오르는 데는 계율지킴이 좋은 사다리가 되

是故 破戒 爲他福田
시고 파계 위타복전

그러므로 계행을 깨뜨리고 남의 복밭이 된다는 것은 (귀의 받는 대상이 된다함은)

如折翼鳥 負龜翔空
여절익조 부구상공

개 부러진 새가 거북을 등에 업고 하늘을 나는 격이라

自罪 未脫 他罪 不贖
자죄 미탈 타죄 불속

자기 죄업 녹이지 못하면 남의 죄업 녹여줄 수 없나니

然 豈無戒行 受他供給
연 기무계행 수타공급

계행없이 어찌 다른 이의 공양을 받으리요.

無行空身 養無利益 無常浮命 愛惜不保
무행공신 양무이익 무상부명 애석불보

수행없는 이 헛된 몸 길러봤자 이익될 게 없고 부평초 같이 덧없는 이 목숨 사랑하고 아껴 보았자 보전치 못하리니

望龍象德 能忍長苦 期獅子座 永背欲樂
망용상덕 능인장고 기사자좌 영배욕락

마음도리 투철히 깨친 선지식되길 바라거든 능히 수행의 고통을 잘 참고 부처님의 열반자리 기약하려거든 영원토록 욕락을 등지도록 할 것이니라.

行者心淨 諸天 共讚
행자심정 제천 공찬

수행자의 마음자리 청정하면 모든 천신이 칭찬하고

道人 戀色 善神 捨離
도인 연색 선신 사리

도 닦는 이로서 현상계·속계에 마음 기울면 여러 신들이 버리고 떠나느니라.

四大 忽散 不保久住 今日夕矣 頗行朝哉
사대 홀산 불보구주 금일석의 파행조재

사대육신은 홀연히 흩어져 오래도록 보전치 못하나니 어느덧 금생도 저녁나절(황혼)이라 모름지기 아침(내생)이 닥쳐오는 구나.

世樂 後苦 何貪着哉 一忍 長樂 何不修哉
세락 후고 하탐착재 일인 장락 하불수재

속세의 즐거움엔 나중에 고통이 따르거늘 어찌 탐착할 것이며 한번(욕망을) 참는 데 오래도록 즐거움 있거늘 어찌 닦지 않으리오

道人貪 是行者羞恥 出家富 是君子所笑
도인탐 시행자수치 출가부 시군자소소

도 닦는 이의 탐심은 수행자의 큰 수치요 출가자의 부는 저 (세속)군자들의 웃음거리니라

遮言 不盡 貪着不已
차언 부진 탐착불이

(탐착·치부등 계행어김에) 변명할 말은 끝이 없어도 탐하고 집착하기를 그치지 않으며

第二無盡 不斷愛着
제이무진 부단애착

(이런 저런 구실을 달아) 요다음, 요다음 하고 (수행을) 미루기는 끝이 없어도 끝내는 애착을 끊지 않네

此事無限 世事不捨 彼謀無際 絶心不起
차사무한 세사불사 피모무제 절심불기

이 같은 일 한이 없거늘 세속 일 버리지 못하여 저 같은 꾀 가이없거늘 끊을 마음 내지 않는도다.

07장

今日不盡 造惡日多 明日不盡 作善日少
금일부진 조악일다 명일부진 작선일소

오늘만, 오늘만 하지만 오늘은 다할 일 없으니 악업짓는 날 허다하며 내일엔, 내일엔 하고 미루지만 내일도 다함없으니 선업 짓는 날 적도다.

今年不盡 無限煩惱 來年無盡 不進菩提
금년부진 무한번뇌 내년무진 부진보리

금년만’한다해도 금년은 다함 없으니 번뇌엔 끝이 없고 ‘ 내년부터’라 하지만 내년은 언제나 내년이니 (영영)보리도에 나아가지 못하리로다.

時時移移 速經日夜 日日移移 速經月晦
시시이이 속경일야 일일이이 속경월회

시간은 흐르고 흘러 낮과 밤이 재빠르게 지나가고 하루하루 지나는 게 훌쩍 그믐이 지나가고

月月移移 忽來年至 年年移移 暫到死門
월월이이 홀내년지 년년이이 잠도사문

달달이 바뀌어 가는 게 홀연히 한 해 지나 내년에 이르고 한 해 두 해 지내다 보니 잠깐사이에 죽음 문턱에 이르네.

破車不修 老人不修 臥生懈怠 坐起亂識
파거불수 노인불수 와생해태 좌기난식

(그때는) 이미 부서진 수레라 가지 못하니 늙어서는 닦지 못하고 눕고 싶고 게을러 질 뿐 애써 자리틀고 앉아 보았자 번뇌망상 어지러울 뿐이네

幾生不修 虛過日夜 幾活空身 一生不修
기생불수 허과일야 기활공신 일생불수

몇 생을 닦지 아니했는데 밤낮으로 허송세월 보내며 허공같은 이 몸이 얼마나 산다고 이 한 생을 닦지 않으리오

身必有終 後身 何乎 莫速急乎 速莫急乎
신필유종 후신 하호 막속급호 속막급호

몸은 반드시 죽어 마칠 날 있으리니 (이 생에 닦지 않은 이 몸) 다음 생엔 어찌하려는가. (생각할 수록) 바쁘고 급하지 않으랴, 급하고 바쁘지 않으랴

主人公 聽我言
주인공 청아언

주인공아 내말 들어라.

幾人 得道空門裏 汝何長輪苦趣中
기인 드도공문리 여하장륜고취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서 깨달음 얻었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그토록 오랜동안 고통의 세계에서 돌고도는가.

汝自無始已來 至于今生 背覺合塵
여자무시이래 지우금생 배각합진

그대가 그 비롯을 알 수 없는 때로부터 금생에 이르도록 깨침의 길을 등지고 속진에 묻혀서 어리석은 길에 굴러 떨어져

墮落愚痴 恒造衆惡而入三途之苦輪
타락우치 항조중악이입삼도지고륜

언제나 온갖 악업을 지으니 삼악도의 괴로운 굴레에 빠져 들었으며

不修諸善而沈四生之業海
불수제선이침사생지업해

두루 선행을 닦지 않아서 사생의 업해에 잠긴 것이로다.

身隨六賊故 或墮惡趣則極辛極苦
신수육적고 혹타악취즉극신극고

몸으로는 육근이 상대하는 경계를 따르는 까닭에 악취에 떨어진 즉 신고(辛苦)가 극에 달하고

心背一乘故 或生人道則佛前佛後
심배일승고 혹생인도즉불전불후

마음으로는 위 없는 부처님 법을 등진 까닭에 혹 사람의 몸을 받았어도 부처님 나시기 전이나 그 후로다.

今亦幸得人身 正是佛後末世 嗚乎痛哉
금역행득인신 정시불후말세 오호통재

금생에 또다시 다행스럽게도 사람의 몸 받았으나 바로 이 때가 부처님 아니계신 말법시대이니 아아! 슬프고 애닯도다.

是誰過歟 雖然 汝能反省 割愛出家
시수과여 수연 여능반성 할애출가

이 누구의 허물인가. 사연은) 비록 그러하나 그대가 능히 반성하여 애욕을 끊어버리고 출가하여

受持應器 着大法服 履出塵之經路
수지응기 착대법복 리출진지경로

바루를 들고 법복을 입어 (바른 법을 받아 지니고자) 티끌세상을 벗어나는 지름길을 밟아

學無漏之妙法 如龍得水 似虎고山
학무루지묘법 여용득수 사호고산

번뇌에 물듦이 없는 무루의 묘법을 배우면 마치 용이 물을 얻은 듯, 호랑이가 산중에 들어간듯 하리니

其殊妙之理 不可勝言
기수묘지리 불가승언

그 수승하고 오묘한 이치는 말로써 다할 수 없느니라.

08장

人有古今 法無遐邇 人有愚智 道無成衰
인유고금 법무하이 인유우지 도무성쇠

사람엔 옛사람과 지금 사람이 있을지언정 법에는 멀고 가까움이 없으며 사람엔 어리석고 슬기로움이 있을지언정 도에는 성하고 쇠함이 없나니

雖在佛時 不順佛敎則何益
수재불시 불순불교즉하익

비록 부처님 재세시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으며

縱値末世 奉行佛敎則何傷
종치말세 봉행불교즉하상

비록 말법시대를 만났다하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한다면 어찌 해로움이 있으리오

故 世尊 云 我如良醫 知病設藥
고 세존 운 아여양의 지병설약

고로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좋은 의사와 같아서 병을 알아 약을 주노니 먹고 안 먹고는 의사의 허물이 아니며

服與不服 非醫咎也 又如善導 導人善道
복여불복 비의구야 우여선도 도인선도

(나는) 또한 좋은 길잡이와 같아서 길을 잘 인도하되 듣고도 가지 않는 것은 길잡이의 허물이 아닌 것이라

聞而不行 非導過也 自利利人 法皆具足
문이불행 비도과야 자리이인 법개구족

제게도 이롭고 남에게도 이로운 것이 법에 다 갖추어져 있나니

若我久住 更無所益 自今而後 我諸佛子
약아구주 갱무소익 자금이후 아제불자

만약 내가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있다해도 다시 더 이로운 바가 없을 것이라 지금으로부터 나의 여러 제자들이

展轉行之則如來法身 常住而不滅也
전전행지즉여래법신 상주이불멸야

법을 널리 펼치고 행할 것인 즉 여래의 법신은 (시방삼세에) 상주하여 멸하지 않느니라”하신 것이다.

若知如是理則但恨自不修道 何患乎末世也
약지여시리즉단한자불수도 하환호말세야

만약 (여래의 법신은 상주불멸인 줄로) 이같이 진리를 알은 즉 다만 제 스스로 닦지 아니함을 뉘우칠지언정 어찌 ‘말세로다’하고 근심하리오

伏望 汝順興決烈之志 開特達之懷
복망 여순흥결렬지지 개특달지회

엎드려 바라노니 그대는 모름지기 결연하고 맹렬한 뜻을 일으키며 궁극의 이치를 깨우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세속 인연을 말끔히 여의고

盡捨諸緣 除去顚倒 眞實爲生死大事
진사제연 제거전도 진실위생사대사

그림자같은 경계에 끄달리는) 뒤집힌 생각을 몰락 놓으며 참으로 생사의 큰 일(일생 일대사 깨우침)을 위해

於祖師 公案上 宜善參究
어조사 공안상 의선참구

조사들의 가르침(공안)을 따라 마땅히 잘 참구하여

以大悟 爲則 切莫自輕而退屈
이대오 위칙 절막자경이퇴굴

대오 견성을 철칙으로 삼아 부디 제 자신을 업수히 여겨서 물러서는 일이 없도록 할지어다.

惟斯末運 去聖時遙 魔强法弱
유사말운 거성시요 마강법약

생각컨대 이런 말법시대에 부처님 가신지 아득하여 마군은 강성하고 정법은 약해져

人多邪侈 成人者少 敗人者多
인다사치 성인자소 패인자다

사람마다 삿되고 호사스럽나니 바르게 이끄는 이 적고 남을 그르치는 이 많으며

智慧者寡 愚痴者衆 自不修道 亦惱他人
지혜자과 우치자중 자불수도 역뇌타인

지혜로운이 적고 어리석은 이 무리를 이루니 제 스스로 도를 닦지 않으며 또한 다른 이들까지 괴롭히나니

凡有障道之緣 言之不盡 恐汝錯路故
범유장도지연 언지부진 공여착로고

무릇 도에 장애되는 인연은 말로 다 할 수 없느니라. 그대도 빗나갈까 두려운 까닭에

我以管見 撰成十門 令汝警策
아이관견 찬성십문 영여경책

내 좁은 소견으로써 열가지 문을 가려 지어서 그대로 하여금 경책을 삼게 하노니

汝須信持 無一可違 至禱至禱
여수신지 무일가위 지도지도

그대는 모름지기 믿고 간직하여 한가지도 어긋남이 없기를 간절히 빌고 비노라.

頌曰, 愚心不學增橋慢 痴意無修長我人
송왈, 우심불학증교만 치의무수장아인

게송으로 말하리라, 어리석은 마음에 배우지 아니하면 교만한 마음만 늘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닦지 아니하면 아상·인상(내로다, 너로다 하는 상)만 늘게 되네.

空腹高心如餓虎 無知放逸似顚猿
공복고심여아호 무지방일사전원

닦은 것도 없으면서 뽐내기만 하는 모습은 마치 주린 범과 같고 아는 것도 없으면서 방탕·안일하면 마치 거꾸로 매달린 원숭이 꼴이로다

邪言魔語肯受聽 聖敎賢章故不聞
사언마어긍수청 성교현장고불문

삿된 소리 마구니 말은 즐겨 귀담아 들어도 성현의 가르침엔 귀 기울이지 않는도다

善道無因誰汝度 長淪惡趣苦纏身
선도무인수여도 장륜악취고전신

바른 길에 인연 없음이니 누가 그대를 제도하리오. 삼악도에 잠겨 오래도록 고통에 얽매인 몸 될뿐이네.

09장

其一 軟衣美食 切莫受用
기일 연의미식 절막수용

첫째, 좋은 옷 좋은 음식을 부디 받아 쓰지 말지어다

自從耕種 至于口身 非徒人牛 功力多重
자종경종 지우구신 비도인우 공력다중

밭 갈고 씨 뿌리는 일로부터 먹는 것, 입는 것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소의 공력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亦乃傍生 損害無窮 勞彼功而利我
역내방생 손해무궁 로피공이리아

또한 이때에 뭇 생명들의 손상도 한량없거늘 상대가 수고한 공으로 내가 이로운 것도

尙不然也 況殺他命而活己 奚可忍乎
상불연야 황살타명이활기 해가인호

오히려 그러려니하기 여려운 데 하물며 다른 목숨을 죽여서 이 몸을 살리는 게 어찌 차마 견딜 일이겠는가

農夫 每有飢寒之苦 織女 連無遮身之衣
농부 매유기한지고 직녀 연무차신지의

농부도 매양 춥고 굶주리는 고통 속에 지내고 베짜는 여인도 늘 몸을 가릴만한 옷이 없는데

況我長遊手 飢寒 何厭心
황아장유수 기한 하염심

하물며 나는 오래일하지 아니하니 주리고 추운 것을 어찌 싫다 할수 있으랴

軟衣美食 當恩重而損道
연의미식 당은중이손도

부드러운 옷, 맛있는 음식은 마땅히 그 은혜 무거워 도를 덜어내고

破衲蔬食 必施輕而積陰
파납소식 필시경이적음

헤진 옷에 나물 밥은 시주 은혜 가벼우므로 반드시 음덕이 쌓이리니

今生 未明心 滴水 也難消
금생 미명심 적수 야란소

금생에 이 마음 밝히지 못하면 물 한방울조차 소화하기 어렵나니라

頌曰, 菜根木果慰飢腸 松落草衣遮色身
송왈, 채근목과위기장 송락초의차색신

게송으로 말하노라, 풀 뿌리 나무 열매로 주린 창자 달래고 솔가지 풀 옷으로 몸을 가리네

野鶴靑雲爲伴侶 高岑幽谷度殘年
야학청운위반례 고잠유곡도잔년

노니는 학과 푸른 구름 벗 삼아 높은 뫼 그윽한 골짜기에서 여생을 보내노라.

其二 自財不인 他物莫求
기이는 자재불인 타물막구

둘째, 자기 재물 아끼지 말고 남의 재물 탐하지 말지어다.

三途苦上 貪業在初 六度門中 行檀居首
삼도고상 탐업재초 육도문중 행단거수

삼악도 괴로운 길에는 탐하는 업이 첫째요 육바라밀 제도문 중에는 보시행이 첫머리라

간貪 能防善道 慈施 必禦惡徑
간탐 능방선도 자시 필어악경

간탐은 마음공부 길 능히 가로 막고 자비 보시는 반드시 나쁜 길·악도를 방어한다.

如有貧人 來求乞 雖在窮乏 無인惜
여유빈인 래구걸 수재궁핍 무인석

가난한 사람이 와서 빌고 구하거든 비록 궁핍하더라도 아끼고 애석해 하지 말라

來無一物來 去亦空手去
래무일물래 거역공수거

올 때 한 물건도 없이 왔고 갈 때 또한 빈 손으로 간다

自財 無戀志 他物 有何心
자재 무련지 타물 유하심

자기 재물에도 연연할 게 없거든 남의 재물에 어찌 마음 두랴

萬般將不去 唯有業隨身
만반장불거 유유업수신

만반으로 갖춘 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오직 업만이 이 몸을 좇을 것이라

三日修心 千載寶 百年貪物 一朝塵
삼일수심 천재보 백년탐물 일조진

사흘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가 되어도 백년 탐낸 재물은 하루 아침에 티끌이 되느니라.

頌曰, 三途苦本因何起 只是多生貪愛情
송왈, 삼도고본인하기 지시다생참애정

게송으로 말하노라. 삼악도 고통은 본래 어디로부터 왔는가. 다만 여러 생에 탐애한 정이로다

我佛衣盂生理足 如何蓄積長無明
아불의우생리족커늘 여하축적장무명인고

우리 부처님 의발로 법다이 족했거늘 어찌해 재물 쌓아 무명을 기르려는고

其三 口無多言 身不輕動
기삼 구무다언 신불경동

셋째,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몸을 가볍게 굴지 말라

身不輕動則息亂成定 口無多言則轉愚成慧
신불경동즉식란성정 구무다언즉전우성혜

몸이 가벼이 움직이지 않은 즉 어지러운 마음 쉬어 선정이루고,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안으로 찾은 즉 어리석음 되돌려 지혜이루리라

實相離言 眞理非動 口是禍門 必加嚴守
실상이언 진리비동 구시화문 필가엄수

실상은 말을 여의었고 참 이치는(여여하여) 움직이지 않는다. 입은 화가 드나드는 문이니 반드시 엄정히 지키고

身乃災本 不應輕動
신내재본 불응경동

몸은 재앙의 근본이니 응당 가볍게 굴어서는 안된다.

10장

數飛之鳥 忽有羅網之殃
삭비지조 홀유라망지앙

자주 나는 새는 홀연히 그물에 걸리는 재앙을 만나고

輕步之獸 非無傷箭之禍
경보지수 비무상전지화

가벼이 쏘다니는 짐승은 화살 맞아 상하는 화가 없지 않느니라

故 世尊 住雪山 六年坐不動
고 세존 주설산 육년좌부동

고로 세존께서 설산에 머무실 때 6년 동안 좌정하사 부동이셨고

達磨居少林 九歲默無言
달마거소림 구세묵무언

달마 대사께서는 소림사에서 9년 동안을 묵언 부동하시니

後來參禪者 何不依古종
후래참선자 하불의고종

뒤 따라 마음공부 하는 사람인들 어찌 옛자취에 의지치 않으리오.

頌曰, 身心把定元無動 默坐茅庵絶往來
송왈, 신심파정원무동 묵좌모암절왕래

게송을 말하노라. 몸과 마음 함께 정에 들어 흔들림 없고 뗏 집에 묵연히 앉아 왕래 끊으니

瀨瀨廖廖無一事 但看心佛自歸依
작작료료무일사 단간심불자귀의

적적하고 고요할뿐 한 가지 일조차 없으매 다만 안으로 마음 살펴 자성불에 스스로 귀의하노라

其四 但親善友 莫結邪朋
기사 단친선우 막결사붕

넷째, 다만 좋은 벗과 친할 뿐 사악한 자와 벗하지 말라.

鳥之將息 必擇其林 人之求學 乃選師友
조지장식 필택기림 인지구학 내선사우

새도 쉬고자 하면 반드시 숲을 가리며 사람이 학문을 배움에는 스승과 벗을 가린다.

擇林木卽其止也安 選師友卽其學也高
택림목즉기지야안 선사우즉기학야고

수풀을 잘 가리면 머물기 편안하고 스승과 벗을 잘 고른 즉 배움이 높아 지리라.

故 丞事善友 如父母
고 승사선우 여부모

고로 좋은 벗 받들어 섬기기를 부모 같이 하고

遠離惡友 似寃家
원리악우 사원가

나쁜 벗 멀리하기를 원수진 집처럼하라

鶴無烏朋之計 朋豈초友之謀
학무오붕지계 붕기초우지모

학은 까마귀가 벗하려 하지 않나니 대붕이 어찌 뱁새와 벗하기를 도모하리오

松裏之葛 直聳千尋 茅中之木 未免三尺
송리지갈 직용천심 모중지목 미면삼척

소나무 숲의 칡은 하늘 높이 곧게 솟아 자라고 억새풀 숲 가운데 자라는 나무는 석자를 넘겨 자라기 어렵나니

無良小輩 頻頻脫 得意高流 數數親
무량소배 빈빈탈 득의고류 삭삭친

좋지 못한 소인배와는 어서어서 떨어 지고 높은 뜻을 지닌 무리와는 자주자주 친교할지어다

頌曰, 住止經行須善友 身心決擇去型塵
송왈, 주지경행송선우 신심결택거형진

게송으로 말하노라.머물고 그치고 행보함에 모름지기 선우와 함께 하고 몸과 마음 결택하여 가시 티끌(애욕 집착)버릴지니

型塵掃盡痛前路 寸步不離透祖關
형진소진통전로 촌보불리투조관

가시 티끌 쓸어내어 앞 길 뚫리면(번뇌 망상 몰락 놓아 한 생각조차 쉬면) 한 발짝도 아니 떼고 조사관문 꿰뚫으리

其五 除三更外 不許睡眠
기오 제삼경외 불허수면

다섯째, 삼경(저녁9시~새벽3시)외에는 잠자지 말라.

曠劫障道 睡魔莫大
광겁장도 수마막대

아득한 옛부터 도를 가로막는 것은 수마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二六時中 惺惺起疑而不昧
이륙시중 성성기의이불매

12시 중(하루 24시간 중)에 늘 또렷하여 의정이 끊이지(흐리지) 않아야 하며

四威儀內 密密廻光而自看
사위의내 밀밀회광이자간

행주좌와 중에 세밀하고 세밀하게 마음자리를 돌이켜 비추어 안으로 살펴라.

一生空過 萬劫追恨
일생공과 만겁추한

한 생 헛되이 보내면 만겁을 두고 한이 따를 것이니

無常刹那 乃日日而警怖
무상찰나 내일일이경포

덧없는 세월 찰나이라 날이면 날마다(세월 흘러감을) 놀래고 두려워 할 것이요.

人命須臾 實時時而不保
인명수유 실시시이불보

사람 목숨 잠깐 사이이니 실로 시시각각 보존됐다 할 것이 아니니라.

若未透祖關 如何安睡眠
약미투조관 여하안수면

만약 조사 관문 뚫지 못할진대 어찌 편안히 잠 잘 수 있으리요.

11장

其六 切莫妄自尊大 輕慢他人
기육 절막망자존대 경만타인

여섯째, 망념되이 저를 높이고 남을 업신여기지 말라.

修仁得仁 謙讓 爲本
수인득인 겸양 위본

어짐(참다운 길)을 닦아 이루는데는 겸손과 양보(하심)가 근본이 되고

親友和友 敬信 爲宗
친우화우 경신 위종

벗(도반)과 사귀는 데는 공경과 믿음이 으뜸된다.

四相山 漸高 三途海益深
사상산 점고 삼도해익심

네가지 상(아·인·중생·수자상)이 높아지면 삼악도 고해는 더욱 깊어진다.

外現威儀 如尊貴 內無所得 似朽舟
외현위의 여존귀 내무소득 사후주

겉보기 형상·거동은 존귀해 보이나 안으로 관하여 터득하는 바 없다면 (이 몸은) 마치 낡은 배와 다를 바 없느니라.

官益大者 心益小 道益高者 意益卑
관익대자 심익소 도익고자 의익비

벼슬이 높으면 높을 수록 마음은 더욱 왜소해지고 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뜻은 더욱 낮아지느니라.

人我山崩處 無爲道自成
인아산붕처 무위도자성

내다, 너다 둘로 보는 상이 무너진 곳에 함이 없는 도는 절로 이뤄지나니

凡有下心者 萬福自歸依
범유하심자 만복자귀의

무릇 하심하는 이에게는 만복이 절로 돌아와 의지하느니라.

頌曰, 교慢塵中藏般若 我人山上長無明
송왈, 교만진중장반야 아인산상장무명

게송으로 말하노라. 교만한 마음(교만이라는 티끌)속에 반야지혜 묻혀 버리고 아상·인상 높은 뫼엔 무명만 자라네

輕他不學용踵老 病臥辛吟限不窮
경타불학용종로 병와신음한불궁

남을 없수히 여겨 배우지 않고 뒤뚱뒤뚱 이 몸 늙으면 병들어 자리보고 신음·한탄 끝이 없네.

其七 見財色 心須正念對之
기칠 견재색 심수정념대지

일곱째, 재물과 여색을 보거든 모름지기(가르침 따라) 바른 생각으로 대하라

害身之機 無過女色 喪道之本 莫及財貨
해신지기 무과여색 상도지본 막급재화

몸을 해치는 기틀로 색정보다 더한 게 없고 도를 상하게 하는 근본으로 재화에 미칠 게 없다.

是故 佛垂戒律 嚴禁財色
시고 불수계율 엄금재색

이러므로 부처님께서 계율을 세우사 재물과 색을 엄격히 금하시되

眼覩女色 如見虎蛇
안도여색 여견호사

여색을 보거든 마치 호랑이·뱀을 본듯이 하고

身臨金玉 等視木石
신임금옥 등시목석

금·옥이 수중에 들어오거든 목석과 한가지로 보라’ 하셨다

雖居暗室 如對大賓 隱現同時 內外莫異
수거암실 여대대빈 은현동시 내외막이

비록 어두운 방에 홀로 있어도 큰 손님 대한듯이 하고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두운 방에 있어도 귀한 손님 마주 대한듯 위의지키고) 보일 때나 안보일 때나 한가지로 같아서 마음과 행실이 다르지 않을지어다.

心淨則善神 必護 戀色則諸天 不容
심정즉선신 필호 련색즉제천 불용

마음이 청정한 즉 신장이 반드시 지켜주고 색을 그리워 한 즉 하늘이 용납치 않으리니

神必護則 雖難處而無難
신필호즉 수난처이무난

(※ 선신과 제천은 제불보살 또는 자성불의 의미임) 신이 반드시 지켜주는 즉 비록 어려운 처지라도 어려움이 없고 (마음이 여여함을 의미함)

天不容則 乃安方而不安
천불용즉 내안방이불안

하늘이 용납치 않은 즉 이에 편안한 곳에서도(마음은) 편치 못하리라.

頌曰, 利欲閻王引獄鎖 淨行陀佛接蓮臺
송왈, 이욕염왕인옥쇄 정행타불접연대

게송으로 말하노라. 이욕에 빠지면 염라왕이 지옥에 가두고 마음 청정하면 아미타불이 연화대로 영접하리

鎖拘入獄苦千種 船上生蓮樂萬般
쇄구입옥고천종 선상생연락만반

쇠고랑 차고 지옥에 들면 괴로움이 천가지요 배(바라밀)에 올라 연화대로 나아가면 즐거움이 만반이로다

其八 莫交世俗 令他憎嫉
기팔 막교세속 령타증질.

여덟째 세속과 사귀어 다른 이로 하여금 증오·질투케 하지 말라

籬心中愛曰沙門 不戀世俗曰出家
리심중애왈사문 불련세속왈출가

마음 속 집착애욕(갈애) 여의니 사문이라 하고 세속 인연 그리워 않으니 출가라 한다.

旣能割愛揮人世 復何白衣 結黨遊
기능할애휘인세 부하백의 결당유

이미 갈애를 능히 베고 인간 세상 뿌리쳤으니 다시 속인과 무리지어 교유하겠는가.

愛戀世俗 爲도철 도철 由來 非道心
애련세속 위도철 도철 유래 비도심

세속을 심히 그리워 함은 도철이니 도철은 본래로 도 닦는 마음이 아니다

人情濃厚 道心疎 冷却人情永不顧
인정농후 도심소 냉각인정영불고

사람 사는 정이 짙으면 도심은 성글어지니 냉정하게 인정 물리쳐 영영 돌아보지 말라.

12장

若欲不負出家志 須向名山窮妙旨
약욕불부출가지 수향명산궁묘지

만약 출가한 뜻 등지지 않으려거든 모름지기 명산을 찾아가 (고요한 자리를 잡아서) 묘의를 궁구하되

一衣一鉢 絶人情 飢飽 無心道自高
일의일발 절인정 기포 무심도자고

옷 한벌 바리때 하나로 인정끊고 주리고 배부름에 마음두지 않으면 (먹거리 걱정에 걸리지 않으면) 도는 저로 높아지리라.

頌曰, 爲他爲己雖微善 皆是輪廻生死因
송왈, 위타위기수미선 개시윤회생사인

게송으로 말하노라. 남 위하고 저 위하는 것 비록 작은 선이나 이것이 다 생사윤회의 원인이라

願入松風蘿月下 長觀無漏祖師禪
원입송풍라월하 장관무루조사선

원컨대 솔 밭 칡넝쿨 숲 달 빛 아래 망상 여읜 조사의 마음자리 오래 관할지어다.

其九 勿說他人過失
기구 물설타인과실

아홉째,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雖聞善惡 心無動念
수문선악 심무동념

비록 좋은 소리 나쁜 소리 듣더라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나니

無德而被讚 實吾慙愧
무덕이피찬 실오참괴

덕이 없는데 칭찬 받음은 참으로 부끄럽고 허물있어

有咎而蒙毁 誠我欣然
유구이몽훼 성아흔연

허물있어 헐뜯는 소리 듣게 됨을 진실로 기뻐 할일이 니라

欣然則 知過必改 慙愧則進道無怠
흔연즉 지과필개 참괴즉진도무태

흔연히 받아들인 즉 허물알아 반드시 고치고 부끄러워 하는 즉 도 닦는데 게으르지 않으리라

勿說他人過 終歸必損身
물설타인과 종귀필손신

남의 허물 입에 올리지 말라 마침내 되돌아와 반드시 내 몸 손상케 한다.

若聞害人言 如毁父母聲
약문해인언 여훼부모성

만약 남을 해치는 말 듣거듣 마치 부모 헐뜯는 소리라 하라

今朝 雖說他人過 異日 回頭論我咎
금조 수설타인과 이일 회두논아구

오늘 아침 비록 남의 허물 입에 올리나 다른 날 되돌아 내 허물 거론하는 말 듣게 되리라

雖然 凡所有相 皆是虛妄
수연 범소유상 개시허망

비록 그러하나 무릇 모든 형상이란 다 실체가 따로 없는 것이니

譏毁讚譽 何憂何喜
기훼찬예 하우하희

나무라고 헐뜯고 칭찬 함에 어찌 근심하거나 기뻐하랴

頌曰, 終朝亂說人長短 竟夜昏沈樂睡眠
송왈, 종조란설인장단 경야혼침락수면

게송으로 말하노라. 아침부터 하루종일 남의 잘 잘못이나 떠벌이다가 밤새도록 흐릿하여 잠이나 즐기누나

如此出家徒受施 必於三界出頭難
여차출가도수시니 필어삼계출두난

이 같은 출가 헛되이 보시나 축내는 것이라 참으로 삼계 윤회 벗어나기 어렵도다.

其十 居衆中 心常平等
기십 거중중 심상평등

열째, 대중 가운데 머물어도 마음은 항상 평등 (평상심)할 지어다.

割愛辭親 法界平等 若有親疎 心不平等
할애사친 법계평등 약유친소 심불평등

사랑 버리고 어버이 떠난 것은 법계 평등 그것이라(법계가 본래 평등함을 아는 실천인데) 만약 친밀하고 소원함(성김)이 있다면 마음으로 평등치 못한 것이라.

雖復出家 何德之有
수부출가 하덕지유

비록 다시 출가하나 무슨 덕이 있으리오

心中 若無憎愛之取捨 身上 那有苦樂之盛衰
심중 약무증애지취사 신상 나유고락지성쇠

마음 가운데 만약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취하고 버림이 없다면 몸에 어찌 괴로움과 즐거움의 성하고 쇠함이 있으리오.

平等性中 無彼此 大圓鏡上 絶親疎
평등성중 무피차 대원경상 절친소

평등한 성품 가운데는 너와 나가 따로 없고, 둥글고 큰 지혜의 자리엔 가깝고 멀고가 끊어졌나니(뚜렷이 밝은 마음자리엔 너·나의 차별 없어 둘 아니게 평등하고 여여하나니)

三途出沒 憎愛所纏 六道昇降 親疎業縛
삼도출몰 증애소전 육도승강 친소업박

삼악도를 드나 듦은(마음이) 미움과 사랑에 얽힌 바(까닭)요 육도를 오르 내림은 친소 차별 업에 묶인 탓이다.

契心平等 本無取捨 若無取捨 生死何有
계심평등 본무취사 약무취사 생사하유

마음 평등한 자리에 계합하면 본래 취하고 버릴 것이 없나니 만약 취하고 버림이 없다면 생사가 어찌 있으리요.

頌曰, 欲成無上菩提道 也要常懷平等心
송왈, 욕성무상보리도 야요상회평등심

게송으로 말하노라.위 없는 보리도 이루려거든 평등심 언제나 지녀 가짐 요긴하니

若有親疎憎愛計 道加遠兮業加深
약유친소증애계 도가원혜업가심

만약 친소 애증 따진다면 도는 더욱 멀어 짐이여, 업은 더욱 깊으리라.

13장

主人公 汝値人道 當如盲龜遇木
주인공 여치인도 당여맹구우목

주인공아, 그대가 사람 몸 받은 것 응당 저 눈먼 거북 나무토막 만난 격인데

一生幾何 不修懈怠
일생기하 불수해태

생이 얼마나 된다고 닦지 않고 게으르리오.

人生難得 佛法難逢
인생난득 불법난봉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불법 만나기 어려운데

此生失却 萬劫 難遇 須持十門之戒法
차생실각 만겁 난우 수지십문지계법

이번 생 놓치면 만겁이 지나도 (다시) 만나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이 열가지 계법 잘 지녀서

日新勤修而不退 速成正覺 還度衆生
일신근수이불퇴 속성정각 환도중생

날마다 새록새록 부지런히 닦아 물러서지 않아서 속히 바른 깨달음 이뤄 돌이켜 중생을 제도토록 하라.

我之本願 非謂汝獨出生死大海
아지본원 비위여독출생사대해

나의 본래 서원은 「네 홀로 생사대해를 뛰어 나는 것(깨달음)」 을 말함이 아니고

亦乃普爲衆生也 何以故
역내보위중생야 하이고

(깨달아) 또한 널리 중생을 위하고자 함에 있나니 어인 까닭인가 하면

汝自無始以來 至于今生 恒値四生
여자무시이래 지우금생 항치사생

그대 스스로 무시이래 금생에 이르도록 항상 사생의 세상을 만나서 (네가지 형태 굚 난생·습생·화생·태생 굚 로 몸 바꿔 오면서)

數數往還 皆依父母而出沒也
삭삭왕환 개의부모이출몰야

수도 없이 가고 옴에 다 부모의 몸을 빌어 드나들었거니.

故 曠劫父母 無量無邊
고 광겁부모 무량무변

그러므로 아득한 옛날부터 내 부모가 한량없고 가 없다 할 것이기 때문이다.

由是觀之 六道衆生 無非是汝 多生父母
유시관지 육도중생 무비시여 다생부모

이로 미루어 살피건대 육도의 모든 중생들은 그대의 여러 생애에 부모아님이 없는지라

如是等類 咸沒惡趣 日夜 受大苦惱
여시등류 함몰악취 일야 수대고뇌

이 같이 한가지 무리인데 악도에 빠져서 밤낮으로 큰 고뇌 받고 있으니

若不拯濟 何時出離
약부증제 하시출리

만약 (이들을) 제도하지 않는다면 어느 때에 벗어날 것인가.

嗚呼哀哉 痛纏心腑
오호애재 통전심부

아아, 슬프고 애닯도다. 가슴 아프고 애간장 타는 구나.

千萬望汝 早早發明大智 具足神痛之力
천만망여 조조발명대지 구족신통지력

천만번을 그대에게 바라노니 어서 빨리 큰 지혜 일으키고 밝혀서 신통력 갖추고,

自在方便之權 速爲洪濤之智楫
자재방편지권 속위홍도지지집

자재방편 권도로서 속히 만경창파 거친 파도에 지혜의 돛대되어

廣度欲岸之迷倫
광도욕안지미륜

탐욕의 언덕 미혹에 잠긴 무리들을 널리 건질지어다.

君不見 從上諸佛諸祖 盡是昔日 同我凡夫
군불견 종상제불제조 진시석일 동아범부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위로는 제불조사들이 옛날에는 다 나와 똑같은 범부였도다.

彼旣丈夫 汝亦爾 但不爲也 非不能也
피기장부 여역이 단불위야 비불능야

제불조사 저들이 이미 장부라면 그대 또한 장부려니 다만 그리되지는 않았을(깨닫지 못했을) 지언정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古曰道不遠人 人自遠矣
고왈도불원인 인자원의

옛 말씀에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멀리하는 것」이라 했다.

又云我欲仁 斯仁 至矣 誠哉 是言也
우운아욕인 사인 지의 성재 시언야

또 말하기를 「내가 어질고자 하면(도를 닦고자하면) 그 어짐(도)이 다다른다」하였으니 진실하도다 이 말씀이여

若能信心不退則 誰不見性成佛
약능신심불퇴즉 수불견성성불

만약 믿음이 굳어 물러서지 아니한다면 누군들 견성 성불하지 못하리오

我今 證明三寶 一一戒汝
아금 증명삼보 일일계여

내가 이제 삼보전에 증명하고 하나하나 그대에게 경계하노니

知非故犯則 生陷地獄 可不愼歟 可不愼歟
지비고범즉 생함지옥 가불신여 가불신여

그른 줄 알면서 짐짓 범한다면 살아서 지옥에 떨어지리라. 가히 삼가해야지 안 그런가. 가히 삼가해야 하지 않겠느냐.

頌曰, 玉兎昇沈催老像 金烏出沒促年光
송왈, 옥토승침최로상 금오출몰촉년광

게송으로 말하노라.옥토끼 오르내려(달이 뜨고 지고 하는 모습 세월의 흐름을 말함) 늙음을 독촉하고 금까마귀 드나들며 (해 뜨고 지는 것) 세월을 재촉하네

求名求利如朝露 或若或榮似夕烟
구명구리여조로 혹약혹영사석연

명리를 구함은 아침 이슬같고 괴롭다 영화롭다 저녁 안개(연기) 흡사하다.

勸汝慇懃修善道 速成佛果濟迷倫
권여은근수선도 속성불과제미륜

그대에게 은근히 수도하길 권하노니, 어서 빨리 불과 이뤄 미혹중생 제도하라

今生若不從斯語 後生當然恨萬端
금생약부종사여 후생당연한만단

금생에 이 한말 따르지 않을지면 후생에 반드시 온갖 한탄 크고 크리.

[野雲比丘 自警文]<야운비구 자경문>
◇야운비구(나옹화성제자)가 지은 자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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