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 89. 금족제비와 도사

89. 금족제비와 도사

옛날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금족제비 한 마리를 얻고는 몹시 기뻐하여 그것을 품안에 품고 갔다. 마침 강에 이르러 물을 건너려고 옷을 벗어 땅에 두었더니 그것은 이내 변해 독사가 되었다.

그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차라리 독사에게 물려 죽더라도 꼭 품에 안고 가리라’고.

그의 지극한 마음에 감동되어 독사는 도로 금으로 변하였다.

옆에 있던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독사가 순금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항상 그런 줄 알고 자신도 독사를 잡아 품속에 품었다가 그만 독사한테 물려 목숨을 잃고 말았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그와 같다.

남이 좋은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 속에는 진실한 마음이 없으면서도 다만 이익을 위하여 불법에 와서 붙는다. 그리하여 목숨을 마친 뒤에 나쁜 곳에 떨어지는 것이니 독사를 품었다가 물려 죽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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