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과일을 일일이 맛보고 사는 사람
옛날 어떤 장자가 하인에게 돈을 주어 남의 농장에 있는 암바라 열매를 사 먹으려고 그에게 분부하였다.
“달고 맛난 것을 사 오너라.”
그 사람은 돈을 가지고 가서 과일을 사려고 하였다.
주인은 말하였다.
“우리 집의 과일은 모두 맛나고 좋아 하나도 나쁜 것이 없다. 네가 하나 맛보면 알 것이다.”
그는 맛본 뒤에 사기로 생각했다.
“나는 지금 하나하나 맛본 뒤에야 사겠소. 하나만을 맛보고 어떻게 알겠소.”
그리고는 그는 곧 과일을 가져다 하나하나 맛본 뒤에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장자는 그것을 보고 나쁘다 하며 먹지 않고 전부 버렸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계율을 가지고 보시를 행하면 큰 부자가 되고, 몸은 항상 안락하여 어떤 병도 없다’는 말을 듣고도,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고 말하기를, “보시로 복을 얻는다 하지만 내가 얻은 뒤에 라야 믿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제 눈으로 ‘현세의 귀천과 빈궁이 모두 전에 지은 업의 결과임’을 보고도 그 하나를 미루어 인과를 구할 줄을 모른다.
따라서 그것을 믿지 않고 스스로 겪어 보아야 한다고 하다가, 하루아침에 목숨을 마치면 재물을 모두 잃고마니, 그것은 저 하나씩 맛보고 산 과일을 모두 버리게 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