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소를 훔친 사람
어떤 마을 사람들이 남의 소를 훔쳐서 잡은 뒤 모두 나누어 먹었다.
소를 잃은 사람이 그 흔적을 따라 이 마을까지 찾아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놓고 사정을 말하면서 물었다.
“너는 이 마을에 있지 않느냐, 너는 소를 훔치지 않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내게는 마을이 없습니다.”
“너희들 마을 복판에 못이 있는데 그 못 가에서 소를 나누어 먹지 않았는가?”
“못이 없습니다.”
“못 곁에 나무가 있지 않는가?”
“나무가 없습니다.”
“소를 훔칠 때 이 마을 동쪽에 있지 않았는가?”
“동쪽이 없습니다.”
“소를 훔친 때는 한낮이 아니었는가?”
“한낮이 없습니다.”
“비록 마을은 없고 나무는 없다 하더라도, 어떻게 천하에 동쪽이 없고 한낮이 없겠는가, 네가 거짓말하는 것을 알겠고 너의 말은 모두 믿을 수가 없다. 너는 소를 훔쳐먹지 않았는가?”
“사실은 먹었습니다.”
계율을 깨뜨린 사람도 그와 같다.
자기의 죄를 덮어두고 드러내려 하지 않지만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면 여러 하늘의 선신(善神)들이 하늘눈[天眼]으로 보기 때문에 다시는 덮어 둘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소를 잡아먹은 사람이 끝까지 속이며 버틸 수 없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