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 28. 부인의 코를 자른 남편

28. 부인의 코를 자른 남편

옛날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 부인은 매우 아름다웠으나 코가 흉하였다.

그는 밖에 나가 남의 부인의 얼굴이 아름답고 그 코도 매우 예쁜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지금 저 코를 베어다 내 아내의 얼굴에 붙이면 좋지 않겠는가’고.

그리하여 그는 곧 남의 부인의 코를 베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급히 부인을 불렀다.

“당신 빨리 나오시오. 당신한테 좋은 코를 주리다.”

부인이 나오자 그는 곧 부인의 코를 베어 내고 남의 코를 그 자리에 붙였다. 그러나 코는 붙지 않았다. 그는 부인의 코만 잃어버리고 큰 고통을 주게 되었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다.

늙은 바라문이 세상 사람의 공경과 큰 이익을 받는 것을 보고서 “나도 저들과 다르지 않다”고. 스스로 거짓으로 일컫는다.

그러나 그 거짓말은 죄가 되어 이익도 잃고 다시 그 행을 해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남의 코를 베어 스스로 해치는 것과 같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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