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물에 금을 긋는 사람
옛날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가 은그릇 하나를 물에 떨어뜨려 잃어버렸다.
그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지금 물에 금을 그어 표를 해 둔 뒤 나중에 다시 찾자’고.
그리하여 그는 두 달이나 걸려 사자국(師子國)에 이르렀다. 그 사람은 앞에 흐르는 물을 보고 곧 들어가 전에 잃은 은그릇을 찾으려 하였다.
사람들이 물었다.
“어쩌려고 그러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전에 은그릇을 잃었는데 지금 그것을 찾으려 한다.”
“어디서 잃었는가.”
“처음으로 바다에 들어와 잃었다.”
“잃은 지 얼마나 되었는가.”
“잃은 지 두 달되었다.”
“잃은 지 두 달이나 되었는데 어떻게 찾겠는가.”
“내가 은그릇을 잃었을 때에 물에 금을 그어 표를 해 두었는데 전에 표해 둔 물이 이 물과 다름이 없다. 그래서 찾는 것이다.”
“물은 비록 다르지 않지마는 너는 전에 저기서 잃었는데, 지금 여기서 찾은들 어떻게 찾겠는가.”
그것은 외도들이 바른 행을 닦지 안고, 선과 비슷한 것을 닦다가 중간에 잘못 생각하여 괴로워하면서 해탈을 구하는 것과 같다.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저기서 은그릇을 잃고 여기서 찾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