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계무진연기(法界無盡緣起)ㆍ무진연기(無盡緣起)라고도 한다. 법계 곧 우주만유를 일대연기(一大緣起)로 보는 학설. 법계의 사물이 천차만별하나, 피차가 서로 인과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며, 하나도 단독으로 존재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만유를 모두 동일한 수평선 위에 두고 볼 때에는 중생ㆍ불, 번뇌ㆍ보리, 생사ㆍ열반과 같이 대립하여 생각하던 것도 실제는 모두 동등한 것. 그리하여 번뇌가 곧 보리, 생사가 곧 열반이어서 만유는 원융무애한 것이다. 그래서 화엄종에서는 일즉일체(一卽一切)ㆍ일체즉일(一切卽一)이라 말하며, 혹은 한 사물(事物)은 상식으로 보는 단독한 하나가 아니요, 그대로 전 우주라는 뜻에서 한 사물을 연기의 법으로 삼고, 이것이 우주 성립의 체(體)며, 힘인 동시에 그 사물은 전 우주로 말미암아 성립된 것이라 함. 이와 같이 우주의 만물은 각기 하나와 일체가 서로 연유(緣由)하여 있는 중중무진(重重無盡)한 관계이므로 또 이것을 법계무진연기라고도 한다. 이 사상을 설명하는 것이 6상원융(相圓融)과 10현연기(玄緣起)의 교의(敎義)이다. 이 사상은 연기론의 극치로서 뢰야연기(賴耶緣起)ㆍ진여연기(眞如緣起)등과 같이 우주연기의 주체를 어떤 한 사물에나 어떤 이체(理體)에 국한하지 않고, 낱낱 만유의 당상(當相)에서 말하는 것이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