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9~1707) 조선 스님. 호는 화악(華岳). 속성은 김. 해남 화산 사람. 어려서 대흥사(大興寺)에서 출가하였다. 성품이 머트러워 글을 배우지 않고 옹기를 지고 팔러 다녔다. 어느날 상원(上院)의 누각 아래서 짐을 벗어 놓고 쉴 때, 취여 삼우(醉如三愚)가 화엄종지를 강설하는 것을 듣고 문득 깨달았다. 강석에 나아가 가르침을 청하고 삼우의 법을 받았다. 대흥사에서 개강하자 수 백 학중이 모였다. 이 때에 북방의 월저(月渚)가 대흥사에 이르렀는데, 그와 더불어 선지(禪旨)를 의논하다가 그것이 종취임을 알고는 가르치던 대중을 월저에게 양보하였고, 그는 방에서 문을 걸고 좌선하였다. 월저가 돌아가서 말하기를 “이번에 남방에 갔다가 육신보살을 만났다”고 하였다. 79세에 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