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심밀경 (解深密經)

ⓢ Sandh?nirmocanastra. 5권. K-154, T-676. 당(唐)나라 때 현장(玄?)이 647년에 홍복사(弘福寺)에서 번역하였다. 유식(唯識)의 깊은 뜻을 8품으로 나누어 설한 경전. 중기 대승경전에 속하며, 정확한 성립 연대는 알 수 없으나 무착(385-470)의 저술인 『섭대승론』에 인용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 반야부 경전에서 설했던 공성(空性)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 경으로서, 모두 8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 ?서품(序品)?에서는 『해심밀경』이 정토에서 설해진 경전임을 정토의 18원만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설하시는 부처님이 수용신(受用身)임을 세존의 21덕으로 나타내고 있다. 제2 ?승의제품(勝義諦相品)?에서는 승의제의 특징에 대해 설한다. 먼저 해심심의밀의(解甚深義密意)보살이 승의제는 이름이나 말, 유무(有無)의 두 가지 모습을 떠나 있으며, 모든 법은 유위와 무위로 나누어 말할 수 있지만 이러한 유위와 무위는 모두 방편으로 시설된 것이라고 말한다. 또 부처님께서 법용(法涌)보살에게 승의제는 모든 사고와 판단을 초월해 있다고 설하신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선청정혜(善淸淨慧)보살에게, “만일 승의제의 모양과 모든 행(行)의 모양이 전혀 다름이 없다고 한다면, 응당 현재의 모든 중생이 다 승의제를 보았을 것이며, 또 모든 중생이 다 위없는 방편과 안은(安隱)한 열반을 얻었을 것이며, 혹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였을 것이다. 만약 승의제의 모양과 모든 행의 모양이 한결같이 다르다면 승의제를 본 자는 모든 행의 모양을 제거하지 못하며, 만일 모든 행의 모양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모양의 속박에서 해탈을 얻지 못할 것이다”고 설하시고, 승의제의 모양과 모든 행의 모양이 전혀 다름이 없다고 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으며, 같은 방식으로 승의제의 모양과 모든 행의 모양이 한결같이 다르다는 것도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장로 선현(善現)에게 “허공이 모양이 없고 분별이 없고 변함이 없고 일체에 두루한 일미(一味)의 모양인 것처럼, 성품이 다르고 모양이 다른 일체법 가운데에 승의제도 일체에 두루한 일미(一味)의 모양”이라고 설하신다. 제3 ?심의식상품(心意識相品)?에서는 부처님께서 광혜(廣慧)보살에게 아타나식(阿陀那識) · 아뢰야식(阿賴耶識) · 심(心)에 대해 설하신다. 모든 유정은 윤회하는 속에서 신분(身分)을 일으키고 그 가운데 최초에 일체 종자 심식(心識)이 익어지고 더욱 더 화합하여 자라나서 두 가지 집수(執受)에 의지하는데, 이 두 가지 집수는 모든 감각 기관에 의지하는 집수와 모양 · 이름 · 분별의 말과 희론인 습기의 집수이다. 이 식을 아타나(阿陀那)라고도 하는데, 몸을 따르고 집착하여 지니는 식이라는 의미이며, 이 아타나식을 큰 폭포수의 흐름에 비유하고 있다. 또는 아뢰야식(阿賴耶識)이라고도 하니, 종자가 섭수되고 저장되며 안위를 함께하기 때문이다. 또한 심(心)이라고도 부르는데, 색 · 성 · 향 · 미 · 촉을 쌓아 모으고 자라나게 하기 때문이다. 제4 ?일체법상품(一切法相品)?에서는 부처님께서 덕본(德本)보살에게 모든 법의 세 가지 모양인 변계소집상(遍計所執相) · 의타기상(依他起相) · 원성실상(圓成實相)에 대해 설하신다. 변계소집상은 임시로 안립(安立)된 대상을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서 분별하고 집착하는 것을 말하며, 의타기상은 모든 법이 연(緣)으로 말미암아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원성실상은 일체법의 평등한 진여이다. 모양과 이름이 상응하여 인연을 삼는 까닭에 변계소집상을 알 수 있고, 의타기상 위에 변계소집상을 집착하는 것으로써 인연을 삼는 까닭에 의타기상을 알 수 있으며, 의타기상 위에 변계소집상의 집착이 없음으로써 인연을 삼는 까닭에 원성실상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하신다. 제5 ?무자성상품(無自性相品)?에서는 부처님께서 승의생(勝義生)보살에게 상무자성성(相無自性性) · 생무자성성(生無自性性) · 승의무자성성(勝義無自性性)의 세 가지 무자성의 성품에 대해 설하신다. 첫째, 상무자성성은 모든 법의 변계소집상이니, 임시적인 이름으로 세워져 있을 뿐이다. 둘째, 생무자성성은 모든 법의 의타기상이니, 타력의 인연에 의하여 있는 것일 뿐 자연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 셋째, 승의무자성성은 승의제 역시 자성이 없다는 것이다. 제6 ?분별유가품(分別瑜伽品)?에서는 유가행의 실천체계를 사마타와 비파사나를 중심으로 설하고 있다. 사마타는 마음을 집중하여 삼매에 이르고자 하는 행법이며, 비파사나는 대상에 대한 올바른 관찰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止)와 관(觀)은 항상 함께 닦아야 하며, 이를 통하여 대상에 대한 속박인 상박(相縛)과 아뢰야식 속의 유루 종자에 대한 속박인 추중박(?重縛)을 끊고 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7 ?지바라밀다품(地波羅蜜多品)?에서는 10지에 불지(佛地)를 더한 11지(地)와 10바라밀을 설한다. 그런데 ?분별유가품?이 지관(止觀) 중심의 실천 행법을 설하고 있다면, 여기서의 ?지바라밀다품?은 6바라밀 중심의 실천 행법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10바라밀 가운데 앞의 6바라밀이 주가 되고 뒤의 4바라밀은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설해지는데, 예를들면 방편바라밀은 보시 · 지계 · 인욕 바라밀을 돕는 것이고, 원(願)바라밀은 정진바라밀은 돕는 것이며, 역(力)바라밀은 선정바라밀을 돕는 것이고, 지(智)바라밀은 반야바라밀을 돕는 것으로 설해져 있다. 제8 ?여래성소작사품(如來成所作事品)?에서는 수행의 결과 얻어지는 여래의 몸과 국토에 대하여 설한다. 여래의 몸에는 법신과 화신이 있으며, 법신은 여래만이 얻을 수 있고 성문과 독각은 얻지 못한다. 그리고 화신의 작업은 생기(生起)를 그 상으로 삼지만, 법신은 생기함이 없다. 또한 여래의 국토에 대해서는 예토와 정토를 비교하여 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품?을 제외한 나머지 7품은 모두 『유가사지론』 제75~78권에 전문이 수록되어 있다. 유식학파의 소의경전 가운데 하나인 『해심밀경』의 사상은 무착(無着) · 세친(世親)에 의해 선양되었고, 호법(護法) · 계현(戒賢)에 이르러 그 연구가 더욱 진행되었으며, 중국에 전해져서는 법상종(法相宗)의 소의경전이 되었다. 『해심밀경(解深密經)』의 범본은 전하지 않으나 티벳역은 현존하며, 이역본으로 『심밀해탈경(深密解脫經)』 · 『해절경(解節經)』 · 『상속해탈지바라밀요의경(相續解脫智波羅蜜了義經)』이 있다. 중국의 영인(令因) · 현범(玄範)과 신라의 원측(圓測) · 원효(元曉) · 경흥(憬興) 등의 주석서가 있었다고 하나, 원측의 『해심밀경소(解深密經疏)』 10권만 현재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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